여행 탐구생활/강원도

화천에서 만난 촛대바위, 그 절경에 반하다

꼬양 2009. 12. 10. 09:29

 

꼬불꼬불 산길을 타고... 어느 산 중턱에 내립니다. 병풍처럼 둘러진 바위들이 보이고.. 그리고 수북히 쌓인 눈...

그 옆으로 우뚝 솟아난 바위가 하나 보이더군요. 바로 촛대바위.

 

촛대바위하면 무엇보다도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추암 해수욕장의 촛대바위입니다. 일출 명소로 자리잡고 있지 않나 싶네요.

하지만, 추암해수욕장의 촛대바위만 떠오른다고 하면 섭섭해 할 바위가 화천에  하나 있습니다.

첩첩산중에, 산을 빛으로 밝히고 픈 바위가 하나 있죠.

동해안의 촛대바위만 떠오른다고 하면... 강원도 화천 화악산 줄기따라 있는 촛대바위가 너무너무 섭섭해 할 것 같습니다.

 

어쩌죠-_-; 저는 제주도 촛대바위를 떠올렸는데...ㅎㅎ 이래서 살아온 곳에 대한 애정은 숨기진 못하나 봅니다.

어딜가든 퍼뜩퍼뜩 떠오르는 제주도... 강원도에서도 이러는군요...

어쨌든. 제주도의 촛대바위와는 다른, 동해안의 촛대바위와는 다른 강원도의 촛대바위를 만나봅니다.

 

 

우뚝 솟은 바위는 20m 정도 됩니다. 그리고 바위 위에 소나무.

웅장한 모습에 반해버렸죠. 바위의 수려한 모습도 그렇거니와, 주변 산세에 더더욱!

아마 해가 이 촛대바위에 걸려있었다면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밀려왔겠죠!

 

 

전날...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하얀 눈이 소복히 쌓인 산.

 

 

 

그리고 산의 전경을 찍어보겠다고 고군분투중인 우리 여블단!! 저는 눈에 너무 약해서 멀찌감치서 사진만 찍습니다.

그냥 봐도 좋은데, 무릎까지 오는 눈을 헤쳐가면서 찍고 싶지는 않았어요.

(무서워서-_-; 겁이 좀 많은편입니다. 여행가는 건 겁이 안나는데... 눈길을 가거나, 어딘가에 오르면.. 정말 등에서 식은땀이 주르르르르륵;;;)

 

 

 

 

앙상한 가지위에 살포시 쌓인 눈. 나뭇잎은 다 떨어지고 없어서 슬퍼할 나무를 위로하는 양, 하얀 눈이 풍성하게 앉아있네요.

 

 

 

주변 바위들도 장관입니다. 그리고 눈 때문에 촛대바위가 더더욱 눈에 띄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촛대바위란 이름이 붙여지긴 했으나.. 제 눈에는 마치 용이 길게 목을 빼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저만 그런 걸까요? ^^;

 

 

 아니면 학인가요? -_-; 갸름한 얼굴과 날씬한 목선! 이리 생각됩니다. 바위를 보며 온갖 상상을 해보는 꼬양입니다.

오늘도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고, 꼬양은 상상의 하 늘위를 날아가고 있습니다~ 슈웅~

  

 

 

촛대바위도 바위지만, 주변도 장관입니다.

거친 산들이 주변에 펼쳐집니다. 하얗게 옷을 입은 산들과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이뤄내는 멋진 경치가 기다리고 있죠.

 

 

우리의 산은 이렇게 아름답더군요. 제주도의 완만한 오름들과는 다른, 정말 산이로구나 하는 느낌! 

오름이 여자아이라고 한다면 아마 강원도의 산들은 씩씩한 군인아저씨라 표현한다면 옳을까요?

거칠고, 씩씩해보이고, 늠름하다고 해야하나요? -_-; 한 때.. 군인들에 대해 가졌던 생각들입니다..ㅎㅎㅎㅎ

왜 아저씨라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버릇이 되었어요...ㅎㅎㅎ 군대가면 다 아저씨라고 했던 꼬양의 대학시절 이야기..^^;

 

 

 

 

 

전국의 산하를 놓고 산 좋고 물 맑은 걸 견준다면 화천도 내세울 게 많다고 하죠. 화천의 총 면적이 907㎢인데 그 중 86% 이상이 산이라고 합니다. 1,000m를 훌쩍 넘는 적근산(1,073m), 대성산(1,174m), 백암산(1,179m), 사명산(1197m), 광덕산 (1,046m), 화악산(1,468m) 등 고봉들이 즐비하죠.

 

그 중 이 화악산이 가장 높습니다! 촛대바위가 있는 산이예요^^

 

 

 

다들 촛대바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쁩니다. 저 역시 바쁘게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지요.

강원도의 추위가 너무 낯설어서 연신 "추워 추워"를 말하기는 했지만, 추위를 용서할 정도로 촛대바위는 정말 멋졌습니다.

추위를 용서했다고 해서 밖에 오래 있었느냐... 그건  또 아녔죠.. ㅎㅎ

 

 

 

 

꼬양이 주로 하는 버릇.

그 곳을 떠나고자 하면... 꼭 뒤를 돌아서 다시 그 장소를 확인합니다.

촛대바위를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자 할 때...

뒤를 돌아서 다시 촛대바위를 보게 되더군요. 촛대바위 뿐만 아니라 촛대바위 주변에 펼쳐진 산들까지도요.

 

 

거칠고 가파른 산들을 보고 있노라니 산을 좋아하는 어떤 분이 생각났습니다.

어떤 이에게 있어서 산은 설레게 하고,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고, 항상 한숨쉬게 한다고 하죠.

산이 어떤 것인가를 놓고 그 분은 해부해보려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 산에 오르는가라는 질문들이나 수없이 던진 질문들도 이젠 소용없을 정도로 산은 그렇게 곁에 다가왔다고 하죠.

산은 심장을 흔드는 것. 수없이 가슴앓이를 하게 하는 것. 그 속에서 쉴 새 없이 즐겁고 기쁘고 좋은 것. 아쉽게 하는 것.

머릿 속을 청정하게 하고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 산은 이러한 것이라고 하네요.

 

정말 머리속과 마음속이 하얘지는 느낌을 받았던.

초는 없고, 촛대의 모습으로만 남아있는 바위였지만.

 

마치 또다른 세상이 있었던 것 마냥.

촛대바위는, 화악산은, 강원도 화천의 산들은....

그렇게 저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