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라 햇님도 취침시간이 길어집니다.
여름이었으면 이미 해가 떠서 밝았을테지만, 해도 안뜨고 달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햇님 자리를 꿰차고 있는 달님을 보며 산책을 나갔었죠.
싸늘한 강원도의 공기. 전날에는 눈이 펑펑내렸는데, 구름 가득했던 하늘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고
구름 한 점없는 깨끗한 하늘이 자리를 잡고 있더군요.
산책하면서 담아본 동구래마을의 풍경을 올려봅니다.
걸으면서 이것저것 생각한 것들도 적어봅니다.ㅎㅎㅎ
(요즘 생각이 참 많은 꼬양입니다. 이러다가 철학가 되는건 아닌지..ㅠㅠ)
사진이 사알짝 기우뚱입니다. 이윤?
제 마음이 삐뚤어졌나봐요-_-; 농담이구요..ㅎ
달을 찍으려다가 기우뚱-_-; 세상의 중심은 달이 아닌데, 이 사진에서는 달이 중심입니다.
사실,,, 물안개를 기대하고 나갔었죠. 하지만, 공기가 너무 차가운 탓에 물안개는 흔적도 없습니다.-_-;
저기 표지판에는 뭐라고 적혀있을까요?
"보호수"라고 생각했으나... 낚시 금지였습니다!!!! -_-;
아직 해가 뜨질 않아 조금은 어둡습니다. 산과 산들이 어깨를 겨누고 그렇게 듬직하게 서 있었어요.
강가에 서서... 강의 흐름을 따라 병풍처럼 서있는 산들을 바라봅니다.
이 산들의 끝은 어딜까요? 어제 내린 눈으로 하얗게 옷을 입은 산,
그리고 손을 대기만 해도 얼어버릴 것 같이 차가워보이는 물.
여기가 동구래마을입니다.
눈이 좀 안 좋은 꼬양은 동구래마을을 멀리서 보고... "동구네 마을? 동구가 사는 마을인가?" 이랬었죠-_-;
강원 화천군 하남면 서오지리와 원천1·2리는 향기가 가득한 마을입니다.
살기 좋은 마을로 선정된 3개 리에 동구래마을, 연꽃마을, 야생화마을이 사이좋게 자리 잡았죠.
20㎢ 남짓한 마을을 빠져나가도 산국의 잔향은 코끝에 오래 남는다고 알려진, 향기가득 마을입니다^^
동구래마을 입구예요~
동구래마을은 야생 그대로의 야생화 단지를 표방합니다. 마을 이름이 "동구래마을"인 이윤~
주민들끼리 ‘동그랗게’ 어울려 살아가자는 뜻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가을이면 마을 뒤의 야산을 포함한 100㎢ 부지에 국화 1000여종이 끝없이 펼쳐 있게 되죠.
그럼 꼬양이 간 때 야생화는?
다음에 또 오라는 계시인가봅니다-_-;
산책하기 참 좋은 코스죠? 연꽃단지와 야생화단지...ㅎ 그리고 이어도? 의문을 들게하더군요.
제주도의 전설로 남아있는 섬, 실제로 존재하기도 하는 이어도!가 강원도에?
조금만 더 가면 섬이 있는데, 그 섬이 이어도였던거죠.
순간 깜짝 놀랬다는...ㅎㅎ
야생화도 접고... 카메라를 들고 터덜터덜 숙소로 돌아갑니다.
자연은 가장 친숙한 고독의 제공자라고 하죠.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기다리고 있고, 언제든 찾아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유유히 흐르는 강을 보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을 보며...
산은 쓸쓸하다고해서 움직이지 않죠.
산이나 강이나... 현재의 평화속에서, 자연속에서 존재하고 있을 뿐이죠.
그 평화속에서 전 서있는 거였어요.
시리고 맑은 공기, 너무 차가워서 볼까지 빨갛게 물들이게 만들었지만..
자연이란 참 좋다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강원도의 공기. 제주도의 공기와는 다른 느낌입니다.
제주도의 공기는 포근하면서 아늑한 그런 느낌이라면, 강원도는... 뭐랄까...
차갑고, 시원한, 마치 입에 얼음을 하나 물고 공기를 들이마시는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ㅎ
강둑으로 길을 걸어봅니다. 하지 말라는 짓은 꼬옥 하는 꼬양이죠..ㅎㅎㅎ
이미 농사도 끝났으니 밭에도 들어가보구요.
밭에는 얼음이 얼어있었죠. 하얗게~
빠직! 밟아서 얼음 아작내기-_-; 얼마나 잘 얼었나 확인까지 해보는...!
산도 산이지만, 드넓게 펼쳐진 밭도 참 시원한 느낌이 들더군요.
진짜 여행자가 되려면 기꺼이 순간에 자신을 맡길 수 있어야 한다고 하죠.
스스로를 세계의 중심으로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 세계의 중심은 바로 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행을 통해 두려움이 모험과 만나고, 외로움이 흥분과 만나는 삶의 교차점을 알 게 된다고 하는데...
그 과정을 밟아가는 것 같아요^^
이래서 여행을 떠나는 거겠죠?
동구래마을을 뒤로하고, 숙소로 걸어갑니다.
밤에 찍었던 펜션의 모습이예요^^ 제가 묵었던 곳은 아쿠아틱 펜션입니다.
수영장도 있고, 이래저래 오밀조밀 세심하게 꾸며진 펜션이예요~
사진도 흐릿-_-; 역시 밤 사진엔 약한 꼬양입니다. 손각대라지만, 너무 추워서 손이 덜덜덜;;;;
2층 제일 왼쪽 끝방이 꼬양이 잤던 곳!
그나저나... 하늘엔 그대로 달이 떠 있습니다.
"언제 들어가시려고요? 달님??? 햇님이 성질내요!"
달님은 말이 없습니다.
"알아서 들어가니까 걱정하지마! ㅡ.,ㅡ"
성질 버럭 달님이었던가요...-_-;
아침산책 한 30분을 했던 것 같네요^^
짧은 산책이었지만, 신선한 공기를 느꼈고, 자연을 두루두루 접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음에 왔을 때... 야생화가 만발한 동구래마을을 봤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봅니다.
그리고 이어도도 다시 봤으면 하구요. 제주도의 이어도는 지금 중국땅이 될것인가 말것인가 하는 아슬아슬한 상황인데..
강원도의 이어도는 너무나도 태연합니다.
어쨌든...
화천에서의 이튿날 아침 산책은 이랬습니다.
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군요~
어슴푸레, 어두운 분위기의 사진들만 있어서 죄송하단 생각이 마구마구 들지만...
가끔, 이런 사진이 있어야 다른 사진도 살아보이잖아요?
너그럽게 봐 주시길~ㅎㅎㅎ
이미 해는 떠서 중천이지만, 그래도. 새롭게 하루를 시작해보길 바랍니다~
저는 맑고 시리고, 차가웠던 강원도의 공기를 생각하며 하루를 시작해봅니다.ㅎㅎ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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