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스크린 세상-영화보기

구슬도 잘 꿰어야 보배, 영화도 잘 만들어야 보배일텐데? - Fame

꼬양 2009. 10. 1. 12:12

 

 

 

 

“Remember my name, Fame!... I’m gonna make it to heaven.

Light up the sky like a flame. I’m gonna live forever. Baby remember my name~♬”


흥얼흥얼 이 신나는 노래로 인해 정말 괜찮은 뮤지컬 영화 하나 나오겠거니 기대를 하면서 봤던 영화입니다.

 

 

 

 

 

 

 

요오기~ 이 포스터만을 보고 가신다면 금발 단발머리 여자가 주인공인줄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이 분은 조연 정도로 나옵니다.

 

 

 

 

 


이 페임은 원작이 너무 유명하기에 많이 기대를 하고 보셨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맘마미아 같은 뮤지컬 영화를 기대하고 보실 분들도 있을 테고.. 제가 그랬으니까요~ 그런데 기대보다는 뉴욕예고 100분 홍보 동영상을 보신다는 생각으로 보시면 후회는 안합니다. 가볍게 보세요~ 시카고, 물랑루즈, 맘마미아를 생각했다간 큰일납니다.

 

 

 

 

 


 

늘 그랬듯, 짧막한 줄거리예요~


<간단 줄거리>

노래, 춤, 연기, 연출 등 예술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뉴욕 예술 학교가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지원하지만 엄격한 오디션을 통과한 소수의 인재만이 들어갈 수 있는 이곳에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오죠. 카리스마 넘치는 가수 ‘마르코’, 청순한 외모의 배우 ‘제니’, 피아니스트이자 싱어인 ‘데니스’, DJ, 랩퍼 등 다재다능한 아티스트 ‘말릭’, 열정적인 연출가 ‘네일’, 발레부터 모던 댄스까지 놀라운 재능을 가진 댄서 ‘앨리스’와 힙합 전문가 ‘빅터’까지. 모두가 최고라고 자부하지만 그 중에서도 상위 1%가 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피해갈 수는 없죠. 성취와 좌절, 사랑과 우정, 재능과 노력 사이에서 갈등하며 최고를 꿈꾸는 그들의 도전!

 

 

1980년 페임 vs 2009년 페임

1980년 앨런 파커 감독이 피오렐로 라구아디아 예술학교를 배경으로 <페임>을 개봉했지요.  그 당시 트렌드 음악과 감각을 담았던 <페임>은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그해의 히트작이 됐구요. 이후로 <페임>은 뮤지컬로 만들어져 북미, 일본, 영국 등 세계 25개국에서 공연되었고, TV 시리즈로 제작되기도 했습니다. 2009년 개봉하는 <페임>은 그 영화의 리메이크 작인 셈이죠.


하지만 당시 주제곡이었던 아이렌 카라의 “Fame”은 디스코 명곡일 뿐이지, 현재 흐름과 맞다고는 볼 수 없죠. 여성 그룹 3LW 출신의 나투리 노튼이 힘있는 가창력으로 이 노래는 새로 태어났죠. 이번 <페임>은 스토리라인의 큰 틀과 몇몇 신들의 구성, 주제곡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현재로 흘러갑니다. 1980년 당시가 백인 위주의 시대였다는 걸 아시죠? 그렇듯 1980년대 페임에는 대부분 주연이 백인이었던 데에 비해, 2009년 이 영화에서는 흑인, 동양인, 백인이 골고루 주연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주인공들도 좀 더 자유분방하게 변했습니다. 무엇보다 음악과 안무가 완벽하게 지금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지요. 제작진은 음악 엔터테인먼트계의 실력자들을 모셔왔고, 주연 배우들은 물론, 조연, 단역 배우와, 심지어 감독까지도 오디션을 통해 뽑았죠. 따라서 600:1로 뽑힌 배우들이 노래, 춤 등의 퍼포먼스에는 거의 완벽입니다. 하지만 연기는? 연기력이 살짝 부족한 감도 있지만, 뭐... 훈훈하게 생겼거나 혹은 노래를 참 잘하거나, 춤을 잘 추니... 어느 정도 용서할 만 합니다.(안 그랬으면 정말 용서 못했을거예요. 정말로요-_-)

 

 

 

 

같은 열정.

미래에 대한 생각은 다 다른 10대.

 

뉴욕 예고에 입학한, 이 싱그럽고 풋풋한 열정만큼은 최고를 자랑하는 학생들. 이 학생들의 우정과 사랑은 페임의 테마죠. 아이들이 맺는 여러 관계들은 싱그럽고 발랄합니다. 근데 외모상으로는 절대 10대 같지가 않다는... 어쨌든 주연, 조연을 비롯, 서로가 서로에게 서툴게 다가가 마음을 여는 과정, 오해와 실수로 삐걱대는 관계를 보면 흐뭇해지다가도 걱정이 되기도 하구요. 입학 시험장에서 타이틀을 띄운 영화는 졸업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끝이납니다. 그새 4년이란 시간이 지나간거죠. 1학년에서 졸업반까지 빠르게 영화는 흘러가기에 주인공들의 깊은 속내까지 알지는 못합니다. 다만, 그들의 열정은 한결같고, 페임, 명예를 향해 나가는 과정에서 미래에 대한 생각은 다 다르다는 거. 이건 알 수 있죠

 

어떤 학생은 뚜렷한 미래를 위한 투자라 생각하고, 어떤 학생은 그저 하고 싶은 일을 즐길뿐이라고 말하죠. 각각 다른 생각 때문에 학생과 학생, 선생님과 제자끼리 충돌을 겪지만 섣불리 누구의 편을 들지 않습니다. 이상하게도 이 영화에는 악역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잠깐 등장하는 사이비 영화제작사 한 명만이 악역이군요! 어쨌든,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다들 다르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모든 열정을 다해 집중하는 그들이 가장 빛나는 주인공이란 걸 영화는 말해줍니다.


 

 

 

 

 

 


뮤지컬 영화? No, 음악이 있는 영화!

에너지가 넘치는 학생들이 구내식당을 비트박스와 랩, 노래, 춤, 탭 댄스, 클래식 악기가 어우러지는 공연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장면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관객도 흥에 겨워 손가락을 까닥까닥. (이 까닥까닥으로 끝나버립니다. 흥이 뚝뚝 끊어지는 듯한 느낌?)

랩 배틀을 비롯, 피아노 연주에 맞춰 부르는 애절한 노래, 파티에서의 다 함께 음악에 맞춰 춤추는 것까지 모두 다 흥겹습니다.

하지만! 이 흥겨움이 관객들까지 영화가 끝날때까지 끝가지 가질 않는다는 거죠.

 

 

 

 

 

 

 

이 영화에서 음악과 노래, 춤과 연기는 학교 생활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음악과 노래는 때론 배경으로, 때론 학생들의 재능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등장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도 즐겁죠. 안무가 겸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의 감독이 만든 이 영화 속에는 노래와 춤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퍼포먼스가 등장하니까요. 뮤지컬 영화에서 보기 힘든 랩도 등장하구요. 섹시한 무용만을 위한 무대도 보니까요. 소울, 가스펠, 현대무용까지 총체적인  절묘하게 어우러진 졸업무대는 영화속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겠죠. 배우 중에서 나투리 노튼, 애셔 북은 실제 가수 출신이구요, 미국의 유명 오디션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유 캔 댄스'의 인기 출연자였던 케링턴 페인도 있습니다.


 


이제 글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군요. 음악과 춤, 열정이 있는 영화 페임. 하지만 6명 정도 되는 주연들의 이야기를 따지고 들어가다보면 이 영화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 뼈대만 남습니다. 꿈을 위해 한발 한발 내딛는 자들의 열정을 가진 이야기는 맞습니다. 하지만 이 6명의 이야기가 조화롭게 맺어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초반에 말했던 구슬처럼요. 구슬도 꿰어야 보배인데, 이 영화는 구슬이 하나의 목걸이를 만들지 못하고 달리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관객의 눈과 귀는 어느 정도 즐거울 수 있겠으나, 좀 더 세심한 신경을 썼다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