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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은 우리에게 적인가, 동지인가? -피터 잭슨의 디스트릭트 9

꼬양 2009. 9. 3. 12:02

 

참! 제 글은 스포일러성을 띱니다. 유의하시고 대충~ 밑줄 친 것만 읽어주십시오^^; 영화를 안 보셨다면요~

 

 

피터잭슨, 참 유명한 감독입니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감독이지요.

반지의 제왕, 킹콩 등을 연출한 감독으로 잘 알려진 감독입니다~ 물론 저 역시 이 두 영화를 모두 봤었구요.

디스트릭트 9, 이 영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달리 유명한 감독이 만들어서일까요? 아닙니다. 감독의 이름도 있지만, 이 영화는 보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속에서는 많은 걸 다루고 있기 때문이죠.

 

참, 생소한 감독 한명이 또 등장합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30세의 젊은 CF/뮤직비디오 감독 닐 블롬캄프인데요...

피터잭슨과 함께 공동각본을 맡고, 연출을 했죠.

 

원래 디스트릭트 9은 만들어질 계획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2006년, 잭슨과 블롬캄프는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한 <헤일로(Halo)> 극장판을 만들려 하였으나, 제작비 문제로 어렵게 되었죠. 그래서~ 블롬캄프의 2005년산 단편 영화 <얼라이브 인 요버그(Alive in Joburg)>를 바탕으로 한 이 제작비 3천만불 짜리 영화를 기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참, 요버그는 요하네스버그의 애칭이죠~

물론, 그래서 이 영화가 요하네스버그를 배경으로 시작할거라는 걸 눈치챘죠~

 

이번 영화는 블롬캄프에게 장편영화 연출 데뷔입니다. 별도의 스타급 배우 없이 상대적으로 무명인 남아프리카 공화국 배우들을 주로 기용, 출연진을 구성하였는데, 원작 격인 <얼라이브 인 요버그>의 제작자인 샬토 코플리가 주인공인 비커스 역을 맡았고, <둠스데이>에 출연했던 제이슨 코프와 나탈리 볼트, <알리>에 출연했던 실바인 스트라이크 등이 나옵니다.

정말 처음 보는 배우들의 출연으로 인해 참 신선하단 느낌도 받았습니다.

 

줄거리를 요약한다면 이렇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는 외계인들의 우주선이 떠있습니다.

그들이 온지도  벌써 20 여년이 흘렀구요. 외계인들은 인간들의 예상과 달리, 지구를 침공하는 존재도,

인간사회를 진일보시킬 만큼 엄청난 과학기술을 가진 존재도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헐벗고 굶주린 존재였죠. 이들은 '9구역(District 9)'에 인간들과의 접촉을 통제한 채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들의 수는 점점 늘어났고, 외계인들의 범죄도 증가하자 외계인들의 통제를 담당할 계약을 맺은 것은 민간 회사인 ‘MNU (Multi-National United)’는 새로운 구역으로 외계인 강제이주를 실시합니다. 이 회사는 외계인들의 복지보다는 그들의 진보한 무기기술을 습득하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구요. 하지만 무기 기술은 외계인의 DNA가 있어야만 작동할 수 있는 까닭에 아직까지는 별 소득이 없는 상태였는데 그러던 중. MNU 요원인 비커스 반 데어 멀위가 외계인의 유동체에 노출된 후 DNA 변이를 일으키면서, 외계인들과 이상한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이제 외계인의 군사 기술을 해독할 수 있는 열쇠가 된 비커스는 MNU나 갱단에게나 쫓기는 몸이 되고, 그는 9구역으로 들어가게 되지요. 그리고 그는 외계인과 교감을 하게 되구요...

 

 

 외계인과 우주선의 모습입니다.

외계인의 모습이 궁금하신가요? 뭐.. 이리 생겼습니다. 촉수를 쫑긋쫑긋 내세우고... 침을 질질 흘리고...

고양이 먹이를 아주 맛있게 먹구요... 멍청하기까지 합니다. 개중에 똑똑한 외계인도 있습니다.

영화속에서는 백인 용병들은 외계인을 프런이라고 표현합니다. prawn, 멍청하고 단순하고... 이른바 욕이죠^^;

 

 

 

 

 

 

 

 

먼저 영화의 시작은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시작합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라고 해야겠지요.

시작이 다큐멘터리라고 해서 지루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이 영화는 정말 다양한 장르를 넘나듭니다.

 

디스트릭트 9 영화의 배경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요하네스버그입니다.  요하네스버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제중심지라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인종차별적인 정부정책에 의해 만들어진 "非백인 거주지"도 있었죠. 사람이 사람에 대한 차별을 한 곳인데 외계인에 대해 차별을 안하란 법은 없겠죠. 영화에서는 이런 모순적인 상황을 보여줍니다.

특히 한 장면이 참으로 인상깊었습니다. 흑인들이 외계인에 대해 인터뷰하는 장면인데요. 인터뷰하는 흑인들 뒤로 도시의 무법자로 전락한 외계인들의 난동모습이 보이거든요.

격리된 인생을 살았던 흑인들이 외계인들을 몰아내야 한다고, 죽여야 한다고, 자신의 별로 보내라고 격한 분노를 표출하는 장면은 인종차별을 받았던 그들의 반감을 반대로 표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과 외계인, 친해질 수 없는걸까요?

영화 속 한 장면입니다. 외계인과 사람이 손을 잡고 있는데...

이게 영화에서 말하는 걸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그와 반대로 이 디스트릭트 9 비, 사이사이로 외계인을 무참히 죽이는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오죠.

 

 

 

 

 

 

 

 

 

 

 

 

아, 이건 디스트릭트 9 사이트에서 가져온건데요...

영화 속, 무지한 외계인들 사이에서 유달리 돋보였던

똑똑한 외계인 크리스토퍼에 대한 신상명세서(?) 그런겁니다.

근데 이런 수배지를 내려봤자.. 외계인이 다 똑같이 생겼는데...

다만 피부색이 좀 다를뿐-_-;

그에 대해 궁금하다면... 보세요~ㅎㅎㅎ

좀 생긴건 이상해도(대체 뭘 섞어놓은건지... 벌레에다가 갑옷을 입혀놓은? 침을 흘리는 촉수에...) 아주아주 똑똑한... 나름 매력(?)있는 외계인입니다.

물론, 저는 크리스토퍼보다도 그의 아들이 더 좋더라구요. 똘망똘망한 눈동자가... 트랜스포머의 범블비를 떠올리게 했다는... 아빠보다 더 똑똑했을지도?

 

아마, 영화를 보신 분들은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아직 국내개봉을 안했기에... 해외 극장-우리나라만 빼고 다 개봉- 혹은 어둠의 경로에서 보셨다든가.. 아니면 저처럼 시사회에서 보셨든...)

 

 

 

 

 

 

 

 

 

디스트릭트 9를 관리하는 기관은 MNU(Multi-National United)입니다. 전 이 MNU를 듣는 순간, UN을 퍼뜩 떠올렸습니다. 저만 이런 걸까요? 감독은 무언가를 말하려 했던 거 같았는데요.  그 기관의 군인들은 정규군이라기보다는 용병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그 군인들은 에이리언들을 무자비하게 다룹니다.

영화는 난민인 에이리언들을 퇴거시키려는 그 기관의 활동을 카메라가 쫓아다니며 기록하는 장면들을 보여주거든요. 하지만, 비커스가 외계인의 바이러스에 감염되자, 그는 졸지에 수배자가 되어버리죠. 이때부터 영화는 장르를 넘나들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영화는 액션영화가 되구요, 그리고 외계인의 무기에 의해 사람의 손이 잘리고, 피가 튀기고.. 이런 것만 본다면 딱 호러영화가 되겠죠?

한 남자의 목숨 건, 사투. 사랑하는 아내에게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 안기기 위해, 일단 외계인 부자를 다시 외계행성으로 보내야합니다. 그렇기에 그는 외계인 편에 서서 싸우게 되고 편은 상당히 모호하게 됩니다. 그는 사람을 상대로 싸우게 되는건데요, 그의 상대편은 예전에 흑인을 아무렇지 않게 살해했을 것만 같은 백인용병, 이윤만 추구하는 자본가계급의 탐욕 등이 되구요.

간간히 등장하는 무식한 나이지리아 갱단도 나옵니다. 외계인을 먹으면 외계인이 될 것이라고 믿고 정말 외계인 사체를 먹기도 하는 아주 무식한!!

 

그리고 나중에 외계인들의 엄청난 무기도 나옵니다. 그 무기 참 흥미롭더군요.

한 방 발사하면 시체가 갈기갈기 찢어져 피만 튀기는... -_-;

 그리고 합체해서 자신의 몸처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작은 로봇까지!

오호~ 약간 디자인이 좀 그랬긴 하지만... 좀 멋지더군요.

 

이 영화, 히어로 영화라고 해야할까요, 아님 메카닉 영화라고 해야할까요.

참 모호하긴 했습니다. 찌질하고 나약했던, 마냥 겁쟁이었던 비커스가 점점 성장했단 점에서는 비슷하긴 하나 영웅은 아니었던 것 같구요. 그리고 메카닉 영화의 경우에도 정말 찌질한 주인공이 변신하여 로봇과 결합해서 적을 무찌르고 평화를 찾는다는 그런건데... 제가 보기에는 이건 일시적인 평화라고 생각되기에 딱히 그렇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참, 영화속 명언이 떠오르는 군요.

매력 만땅의 크리스토퍼가 자신을 낫게 하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냐고 애원+독촉하는 비커스에게 "3년"이라고 했던... 그 3년이 영화속에서는 자주 등장했습니다. 정말 간간히 웃음을 줬던 말이죠.

 

그리고 크리스토퍼가 외계군사를 이끌고 다시 지구를 찾겠다고 했구요. 처음에 180만명이었던 외계인이 디스트릭트 10으로 가서는 250만명이 되었다는 거... 아마 디스트릭트 10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가져봅니다. 물론 3년후에?ㅋㅋㅋㅋㅋㅋㅋ

'디스트릭트 10-크리스토퍼의 귀환' 이러지 않을까요? 아니면 외계인이 된 비커스가 외계인의 수장이 되어 말 그대로 영웅이 된다는... 영화를 보면서 후속까지 생각한 꼬양입니다.-_-;

 

피터 잭슨과 닐 블롬캠프는 3천만 달러라는 적은 예산으로 온갖 장르를 넘나들면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에 대한 풍자까지 하고 있습니다. 지아이조의 제작비에 비하면 이 영화는 정말 새발의 피죠?

그러면서 인간 사회가 가지고 있는 '나와 다른 사람, 다른 존재'들에 대한 편견들까지 비판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계인을 물리쳐야만 하는 존재가 아닌 우리가 함께 나가야 할 존재라는 설정이 참으로 인상깊었습니다.

인간성이라는 심오한 질문을 영화를 보는 내내 하게 했구요.

무거운 주제, 무거운 대화 사이사이로 가끔 톡톡 분위기를 띄워주는 대사, 액션 장면 등은 참 흥미로웠습니다.

 

다만, 음악이 좀 부실했단 느낌은 지울 수가 없네요^^;

영화 음악에 집착하는 편은 아닌데... 여기에선 딱히 사운드가 이랬다라는 말을 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사운드로 관객에게 긴장을 주는... 그런 건 별로 없었던 것 같네요.

아! 피 튀기는 소리... 이 정도? -_-;

 

 

8월 중순만 해도 미국 흥행 1위였던 이 영화가 지금 3위인가 4위로 떨어졌죠. 데스티네이션에 밀려서요ㅎㅎㅎ

한국 개봉은 10월 예정인데, 개봉 후 다른 분들의 평가가 어떨지 궁금하네요.

 

디스트릭트 9, SF 영화 중에서 가장 흥미롭게 봤던 작품으로 저는 기억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