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스크린 세상-영화보기

샤넬, 그녀는 사라져도 스타일은 남는다.-코코샤넬을 보고.

꼬양 2009. 9. 1. 13:50

 

 

코코 샤넬 Coco avant Chanel’(샤넬 이전의 코코)' 이 영화의 원제에서 말해주듯

이 영화는 샤넬이 유명하게 되기전까지의 인생을 다루고 있다.

 

이 영화를 본 어떤 이는 반쪽 짜리 영화라고도 말을 했다. 오히려 자신은 샤넬이 유명해지고나서의 모습도 보고 싶었다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의 패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정작 제대로 나오지 않아 속이 상했다고...

뭐, 이건 개인적 생각의 차이니까 접어두고... 난 어느 정도 그 패션들이 묘사되었고 생각하는데,..

패션이야기는 글의 중간 혹은 끝에서부터...

 

하지만, 누구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유명인이 되기전까지의 인생역정, 어떤 삶을 걸어왔는지, 고난은 없었는지, 그 사람의 사랑은 어땠는지...

이 사소한 것에 대한 의문들을 가끔 해볼 것이다. (어쩌면 나만 그럴지도?)

 

 

갑자기 크게 등장하는 포스터. daum에서 영화정보를 제공해주긴 하지만...

사진이 너무 작아서 일단 큰 걸로 넣어보고... (사진에 남달리 집착을 하는 꼬양-_-;)

나 역시 샤넬의 인간적인 모습, 그녀의 사랑, 인생에 대해 궁금해왔던 터였다.

화려한 성공 뒤에 감춰진 그녀 인생의 뒷모습은? 만약, 그녀가 상처를 갖고 있었다면 그 상처가 무언지 궁금했었고...

 

샤넬은 영화화하기 쉬운 인물이 아니라고 한다.

그녀의 젊은 시절은 베일에 싸여 있고 성공적인 디자이너 시절은 너무나도 길기에...

샤넬과 스캔들이 났던 남자는 피카소를 비롯하여, 엄청나다. 그들을 다 등장시킨다면 엄청난 분량의 드라마가 나올 걸 아마?

그녀의 삶을 출생부터 죽음까지 자세하게 다루는 전기라면 어쩌면 이 영화는 재미가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넬은 87살까지 살았기에... 그걸 다 다룬다면 샤넬의 삶을 영화에서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여기에서 하나 잘 알고 영화를 봐야한다.

샤넬의 경우, 많은 전기가 나왔지만 그걸 다 믿어서는 안된다는 거다.

샤넬은 거짓말쟁이였다. 그녀가 성공 전에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제대로 아는 이는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샤넬은 어린 시절에 대해 이야기하길 극도로 싫어했기에.

이유가 가난한 집안 출신이라는 게 부끄러워서 그랬을 수도 있을 테지만…

실제로 코코 샤넬은 습관적으로 과거에 대해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자서전과 평전에 나온 이야기들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지는 말라고 한다. 이 영화도 그렇다.

 

그렇다면, 여성분들의 눈을 어느 정도 즐겁게 해주었던 샤넬의 혁명적인 발명품(?)을 얘기해 볼까 한다.

무엇보다도 리틀 블랙 드레스(LBD)와 트위드 재킷, 퀼팅 핸드백.

특히  자신의 이브닝드레스를 만들기 위해 블랙을 선택하면서 장례식장에서만 통용되던 검정색을 샤넬은 밖으로 끄집어냈다.

이후 샤넬은 블랙을 그 어떤 색보다 깊은 멋을 낼 수 있는 색으로 만들었다.

그것도 불행했던 과거를 모티브로... 자신이 입던 고아원 원생들의 옷에서 컨셉을 가져왔다.

 

현재에도 사랑받고 있는 마린룩.  지금 봐도 예쁘다... +_+

이 마린룩은 샤넬이 보이 카펠과 함께 간 바닷가에서 일하는 어부들을 보고 모티브를 얻고 만든 것이다.

 

 

 샤넬은 승마복을 개조해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입을 수 있는 바지를 처음으로 선보였다(사진은 영화 <코코 샤넬>에서 승마복을 개조해 입은 샤넬의 모습).

샤넬이 선보였던, 말 그대로 파격적인 의상은 승마복과 모자였다. 지금은 "이게 무슨 파격이야?"이럴지도 모르지만...

이 시대에는 여자는 엄청 불편하게 승마를 했야만 했었다.

말을 탔다가 내리면서 코르셋을 뜯으며 땀을 흘리는 코코의 모습에서 얼마나 불편했는지 짐작을 할 수 있다.

상상해보라. 코르셋을 하고 치마를 입고 승마를 한다면? 생각만 해도 불편하다못해 끔찍하다!

어쨌든 샤넬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바지를 개조해 여성들만의 승마복을 만들었다. 그것도 '발장'의 바지를 개조해서...

 

또한, 샤넬은 여성복에 저지(Jersey: 가볍고 신축성이 있는 두꺼운 메리야스 직물)라는 소재를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 시절 저지는 남자들 속옷 만드는 데 사용하는 천이었다. 

그리고 지나친 장식으로 얼굴과 시선을 가렸던 모자 대신 심플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모자를 탄생시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참! 이걸 빠뜨리고 지나갈 뻔 했다. 트위드 재킷.

 

청담동 며느리룩이라 불리는 트위드 재킷과 단아하다고 소문난 샤넬라인 치마.  샤넬의 가장 유명한 의상은 트위드 재킷이다.

트위드(Tweed)는 서로 색이 다른 모(毛)사를 섞거나, 모사와 다른 종류의 실을 섞어서 얼룩덜룩한 색감과 거친 질감을 가지도록 직조된 섬유를 의미한다.

거칠고 무거운 트위드 소재는 일반인의 겨울용 의상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되었으나 샤넬에 의해 실용적이면서도 패셔너블한 아이템으로 다시 태어났다.

참!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앤 해서웨이가 샤넬의 트위드 재킷을 입고 나오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담동 며느리들에게 무지 인기가 좋았고. -_-;

또 트위드 재킷은 여성복 최초로 손을 집어넣을 수 있을 정도의 주머니를 달았다.

영화속에서도 샤넬이 재킷 주머니에 손을 넣고 특유의 무표정으로  거니는 모습이 나온다.

 

 

샤넬은 30대 초반에 본격적으로 패션계에 뛰어들어 70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며 디자이너로 살았지만,

전설이 된 그의 패션 아이템과 영화 같은 이야기들은 영화의 마지막에서 채 10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과

몇 줄의 자막으로만 다뤄진다. 이에 분노하는 몇몇이 있는데... 말 그대로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Coco avant Chanel’(샤넬 이전의 코코)'...

 

콧대높은 자존심, 당당했던 그녀. 결혼에 얽매이지 않고 일과 사랑을 즐기는 그녀. 어찌보면 상당히 쿨하다. 

영화속 어떤 대사가 생각난다.

"진실한 사랑은 동화속 이야기야"

 

그녀에게 사랑은 동화 속 환상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랬기에 사랑을 믿지 않아 많은 남자들을 많났고 평생 홀로 살다가 그리 생을 마감했을 것이란 추측도 해본다.

 

어쨌든.. 영화는 당시 배경을 최대한 재현하려 애썼고, 영상미와 음악은 뛰어나다. 그리고 오드리 토투의 절제된 연기. 상당히 인상 깊었다. 하지만 그 절제된 연기는 독특하면서 강해보이지만, 연약한, 하지만 자존심은 누구보다도 센. 그런 샤넬을 잘 표현해냈다고 본다. 또한 그녀와 실제 샤넬의 싱크로율은 거의 100%가 아닌 듯 싶다. 사진 속 실제 샤넬과 오드리 토투는 너무 흡사했다!

 

샤넬의 이야기가 차분히 흘러간 110분간, 너무 차분히 흘러가 약간 지루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으나...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베일에 쌓인 샤넬의 인생을 어느 정도 알 수 있었고, 물론, 전부 믿지는 않는다.

그리고 샤넬 아이템들의 탄생 일화를 알 수 있었으니 어느 정도 영화를 본 소득은 있었다.

 

그런데 또 보라고 하면 못 볼 것 같다. ^^; 아무리 샤넬 아이템이 좋다할 손...

너무 차분히 영화가 진행되어서 말이다.

 

이 리뷰를 마무리하며 문득 떠오른 말이 있다.

샤넬이 말했다고 하지. "패션은 사라져도 스타일은 남는다"

 

그렇다. 그녀는 사라져도 샤넬 스타일은 아직까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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