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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둘러싼 현대미술의 갖가지 해석-괴물시대

꼬양 2009. 8. 12. 22:54

무엇이 괴물이고 무엇이 정상일까요?

괴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작가의 상상력속에서, 아니 우리들 머리속에서 꾸준히 탄생되어 왔죠.

 

괴물의 어원을 아시나요?

 

괴물(monster)이라는 말은 라틴어 ‘가리키다(monstrare)’와 ‘경고하다(monere)’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어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괴물은 19세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시각적으로 추하거나 공포스러운 것이라기 보다는,

악덕·광기·비이성·위반 등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일탈을 공중 앞에 드러내 보여 경고로 삼아야 하는 사람을 의미했죠.

 

자연적으로 생성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문화(culture)와 기술(art)이 만들어 낸 근대의 지식의 산물인 괴물은

모두 당대의 역사적 맥락에서 타자로 표상된 존재라는 특성을 지닙니다.

어떤 것이 선이고, 어떤 것이 괴물로 표현되어야 할 악인지 판단하기 점점 어려운 시대가 되어감에 따라,

괴물성은 세계에 대한 지배력을 잃은 인간성의 혼란한 이미지를 나타내게 되었죠
 

아무튼~ 이 괴물시대 전시회는 작가들의 상상력 속에서 탄생된 기괴한 생명체, 새로운 창조물인 괴물을 둘러싼

현대미술의 갖가지 다양한 해석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어디서 하냐구요?

서울시립미술관 1층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입장료는?

아니 관람료는요? 700원인데요~ 7천원 아닙니다~~!

르느와르 전을 관람하시면 공짜로 봅니다.ㅋㅋㅋ

 

 

 괴물시대 전시관으로 가는 사람들보다 르누아르 사진찍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실제적으로 그렇습니다.

르누아르 전시회만 보고 괴물시대 전시와 천경자 전시는 아예 볼 생각을 안하더라고요~

 

 미술전에 대한 팸플릿인데요...

이거 주면서도 어찌나 생색내던지.

받으면서도 짜증이 화악 밀려왔다는... -_-^

 

 

이 전시회의 취지는 일단 기존의 괴물에 대한 일반인들의 선입견에서 탈피하여, 관람객들의 상상의 지평을 넓히고

현대의 다양한 해석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21명의 작가들이 회화, 사진, 조각, 설치, 영상 등 소재와 형식,

내용면에서 다양한 장르의 작업들을 세 섹션으로 나뉘어 선보였습니다.

 

정말 관람하다보니 충격에 충격....

대단한 상상력들에 감탄을 금치 못했지요.

 

 

Section 1. 디스토피아의 묵시록

본 섹션은 현대사회의 재앙적 현실에 대한 묵시록적 반응으로서 시대의 우울을 바라보며 괴물성의 수사학으로 표출해낸 작품군들이 선보인다. 현 세계의 부조리와 병폐에 대한 불만과 절망적 공포, 문명화된 사회에 대한 불안과 비관주의, 그리고 그 이면에 드리워진 비인간적인 야만성, 그리고 첨단 과학기술의 제어할 수 없는 급변에 따른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을 표현하고 있다.

■ 신학철, 안창홍, 김혜숙, 박불똥, 이한수, 송명진, 지용호

Section 2. 금단의 땅

기존 사회의 전통적 가치나 편견에 대한 거부와 금기를 위반한 존재로서 괴물의 의미를 내포한 작품군들이 본 섹션에 해당된다. 미셀 푸코가 괴물을 ‘불가능과 금기의 결합’이라고 정의했듯이, 금기를 위반한 존재는 괴물의 양상을 띤다. 경계를 넘거나 경계에 걸쳐있는 존재가 바로 괴물인 것이다. 현대는 ‘하이브리드’의 세계로서, 자연의 위반, 종들의 혼합, 특징과 경계선들의 뒤섞임이라는 문제를 야기하면서 수많은 잡종으로 대변되는 괴물적 양상을 드러냄으로써 기존의 합리적 질서와 가치들을 교란시킨다.

■ 김 준, 데비한, 김남표, 한효석, 장지아, 전민수, 이 완

Section 3. 내 안의 괴물

본 섹션에서는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과 광기를 다루었다. 예술은 시대적 미의식의 표현이자 작가의 사회적 현실인식의 표출이며, 나아가서는 인간의 내재적 본질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인간 내면에 깊숙이 도사리고 있는 존재에 대한 공포의 발현이자, 작가의 또 다른 자아이며 나아가 다름 아닌 우리 자신 모두에게 해당되는 심리적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이를 통해 우리 안의 괴물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 오치균, 임영선, 류승환, 심승욱, 호야, 이재헌, 이승애

일단 기본적인 섹션 설명은 위와 같습니다.

 

그리고 간단히 전시회 관람했던 소감도 적어보렵니다.

 

저는 80년도 중반에 태어났기에 민주화 과정은 잘 모릅니다.

그렇기에 민주화 된 세상에 너무 익숙해졌을거예요.

근데 한 작품이 눈에 띄었죠.

저작권 때문에 사진파일을 올리진 못했는데...(은근 겁많은 꼬양-_-;)

안창홍 님의 불사조 작품을 보면... 불사조 한마리가 죽어가면서 수백만마리의 불사조를 탄생시키는 그런 그림인데요...

민주화는 그냥 쉽게 얻어진 게 아니란 사실을 느꼈습니다.

시 하나도 생각났지요. "타는 목마름으로"....

 

그리고 신학철님의 작품... 그걸 보면서 좀 웃었지요.

나름 해석이 쉬운 작품이었는데...

그걸 보면서 누군갈 떠올렸습니다.

군부독재사회에서 부의 축적이 어떻게 되었는지 잘 알 수 있었죠.ㅎㅎㅎ

 

 

폐 타이어로 만든 작품.

정말 그거 보고 엄청 놀랐다는...

타이어로 이렇게 섬세하게 재규어를 표현할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죠.

다만 만져서는 안된다는 거~

타이어로 만들어진 재규어...?

첨에 딱 봤을 땐...

"재활용은 좋지~" 이런 생각인데...

뒤집어보니....

자본주의 사회, 아니 어느 사회든 이런 폐쓰레기는 계속 나올 것이고...

환경은 파괴될 것이고...

타이어 재규어는 아니지만 그래도 변형된 동물은 나오지 말란 법은 없겠죠.

그리고 검은 재규어의 눈빛.

뭐라고 할까나....

좀 안되어보였다고 해야할까요....

 

그리고 캔버스를 온통 핏빛으로 물들인 한효석님의 작품을 보곤 충격을 받았죠.

너무 그림이 사실적이여서

실사 출력한 줄 알았습니다.

근데 실제 그린 거더군요.

우왕! 바로 이랬는데....

좀... 섬뜩해서... 꿈에 나올까 두렵기도 했지만...

작품 제목이 좀 길었는데요...

"감추어 있어야만 했는데 드러나고만 어떤 것들에 대하여 " 이거였어요...

 

사람들은 흔히 정상과 비정상, 문명과 야만, 우리와 그들 등의 이분법으로 나누기를 좋아하지요.

이렇게 나눠 놓고 나면 나와 다른 누군가를 ‘괴물’이라고 낙인찍어 죄책감 없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군요.

가까운 예로 인간은 자신과 똑같은 인간 수십만명을 죽이는 전쟁을 벌이거나 유대인 대량학살인 ‘홀로코스트’를 저질렀잖아요.

 

이런 인간의 행동은 괴물스러운건가요, 아닐까요?

낯선 것을 괴물로 보지 않으려는 이성의 활동이 필요하겠죠.

 

괴물은 이미 우리 안에 있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