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아닌 음악으로 수놓은 광화문 광장,
광화문 시민광장음악회
2017년 8월 15일 광복 72주년을 맞아
저녁 8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는 광화문 시민 광장음악회가 열렸다.
서울시는 서울시향과 함께 2005년부터 해마다 광복절 기념음악회를 개최했는데
올해는 촛불집회를 기념해 광화문 광장에서 음악회를 열었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인 광복회 회원을 비롯해
촛불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애써주신
환경미화원, 소방대원 및 경찰, 자원봉사자 등
약 1,000명의 특별손님으로 초청되었다고 한다.
별도의 예약없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한 광복절 기념음악회~
나는 이런 무료음악회가 너무나도 좋더라.ㅎ
무료음악회라고 해서 음악회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이런 공연은 돈 내고 봐도 아깝지 않을텐데, 무료란다!
광화문시민광장음악회는 본 공연과 사전공연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8시 본공연은 안톤강이 협연한 아리랑, 최예은 협연의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1번,
윤이상의 예악,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강준일의 사물놀이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마당'(협연 사물광대),
브람스 교향곡 제1번 4악장,
한영애 밴드 '누구 없소', '조율',
전인권 밴드 'Imagine', '행진'의 순서로 연주되었다.
광화문 광장에는 7시부터 도착해 그 현장을 담아보았다.
비가 오는 날씨속에 사람들이 안오면 어쩌나 걱정도 있었다.
오전에는 호우특보까지 내려져서
공연이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다행히 저녁부터는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광화문 광장의 무궁화는 비를 맞아 촉촉~
광복절이라서 꼭 그런 건 아닌데
요즘들어 무궁화가 더 예뻐보인다.
그래서 무궁화 에코백까지 사게 되었고... ^^
원래 이 잔디밭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비 때문에 돗자리는 펴지 못했다.
다만 이 잔디밭에 서서 큰 전광판을 보며 음악회를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음악을 즐기는 스타일은 각각 다르다 ^^
비옷을 입고 자리에 앉은 관객들의 모습을 담아봤다.
공연은 8시부터 시작이었는데,
그 전부터 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나도 공연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했지만 ^^
우산과 비옷은 정말 필수였다.
굵어졌다 가늘어졌다하는 빗줄기와 밀당을 해야했기에~
그리고 비옷을 입어서 사실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 힘든 상황이었는데
박원순 시장님도 참석하셨다.
저녁 8시가 되자 광화문 시민 광장음악회는 시작되었다.
한국 사람이라면 다 아는 곡,
아리랑의 선율이 들렸고 음악회는 시작되었다.
하지만 빗줄기와의 밀당도 시작되었다.
갑자기 퍼붓는 비로 인해 모두가 당황함은 물론이었다.
첫번째 곡은 안톤강 협연, 아리랑...
익숙한 곡이었기에 다들 흥얼거리며 들었던 것 같다.
연주 마지막에 등장한 태극기는 더 뭉클하게 다가왔다.
오늘이 광복절이기에 더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던 태극기.
이어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3악장,
최예은의 협연으로 시작되었다.
빗속에 울려퍼지는 바이올린 선율은 감미로웠다.
막스 부르흐의 최고작이라 일컫는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3악장.
그 다음으로 윤이상을 세계적인 작곡가로 만들어준 첫 작품으로 손꼽히는
대편성 관현악을 위한 예악이 연주되었다.
종묘제례악을 뜻하는 예악이
작곡가 윤이상의 손에서 전통적이고 현대적으로 태어났다.
2017년은 윤이상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들었는데
광화문광장에서 울려퍼지니 그 느낌이 더 새로웠다.
네번째 곡은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이었다.
오페라 막간에 연주하는 짧은 악곡을 간주곡이라 하는데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은 종교적인 분위기가 나면서 맑은 느낌이 들었다.
오페라를 즐겨 듣지 않는 사람에게도 꽤 인상적으로 들릴 법한 곡이었다.
흥겨운 무대도 마련되었다.
사물놀이와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마당'이 바로 그것이었다.
사물광대이 협연으로 무대는 다채로웠다.
여섯번째는 브람스 교향곡 제1번 4악장이었다.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이라 한스 폰 뷜로가 말했다지...
스물두살의 브람스가 숱한 수정을 거쳐서 43세의 나이에 완성했다는 이 곡...
클래식의 향연이 끝난 후 이어지는 곡을
관객들은 애타게 기다렸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다음에는 한영애 밴드의 '누구없소'였다.
짙고 독특한 음색의 한영애의 '누구없소'는 정말 누구 하나 모르는 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어 '조율'을 불렀는데
함께 따라서 흥얼거리게 되었다.
비 내리는 하늘을 조율을 하고 싶었다 ^^
이 마음을 알았는지 점점 빗줄기는 가늘어졌다. ㅎ
그리고 전인권 밴드의 이매진과 행진이 이어졌다.
존 레논의 반전과 평화사상이 그대로 들어간 이 노래...
지금 시국과 가장 맞아떨어지는 노래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념때문에 죽거나 서로 죽이지 않으며,
탐욕과 광기를 벗어나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으리란 것...
비가 내렸지만 광화문 시민 광장음악회는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다.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운 선율, 그리고 시민들...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으로 나왔던 시민들은
8월 15일 오늘만큼은 음악을 들으며 즐겼다.
광복 몇 주년을 맞든 그 해는 특별하다.
하지만 올해가 유달리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 그렇지는 않을 듯?
이매진 노래가사처럼...
잠깐동안 모두가 같은 꿈을 꾸길 바라며,
모두가 나누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상상해보았다.
그리고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광화문 시민광장 음악회를 찾은 많은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음악은 서로를 이어주는 또다른 언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광화문 광장에 큰 비가 내려서 고생은 했지만,
비가 내린 덕분에 마음은 더 촉촉해졌고
촉촉한 감성에 물들어 음악을 즐길 수 있었던
2017년 8월 15일 광복절 밤이었다.
*서울미디어메이트 2기 고연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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