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가 모든 일의 1순위가 되는 날이 올까요?
일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우리네 청춘,
괜찮은 일자리를 얻어 청춘을 불사르고 싶지만
그 열정은 열정페이로 소진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
서울시는 다양한 일자리 현장을 찾아
일자리를 찾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기업의 어려움을 듣고 전 사회의 참여와 협력으로
서울 시민을 위한
더 많은,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대장정을 시작했습니다.
이름하여 '2015 서울 일자리 대장정'입니다.
일자리 대장정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 달 동안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일자리 체험 등을 한 뒤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정책을 내놓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달 말까지 일요일을 제외한 19일 동안 박원순 시장님은
99개의 일자리 현장을 찾아 업무를 직접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일자리 대장정 내내 업무 후에도 관사로 돌아가지 않고 대학 내 기숙사나 창업지원 시설에서 숙박하며
몸으로 일자리 상황을 파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10월 7일부터 시작된 일자리 대장정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르바이트 현장을 찾아 직접 체험하고,
아르바이트 청년들과의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다음날인 10월 8일에는 '청년, 노동의 질 향상 현장'의 주제로
일정을 이어갔습니다.
두번째 날의 첫 일정은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노동조건개선 토론회였는데요.
저도 이곳을 찾아가봤습니다.
청년노동문제에 저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니까요.
토론회 전에는 엄숙함마저 감돌았던 이곳~
박원순 시장님이 등장하자
조용했던 토론회장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저도 잠깐 일어나 인사를 드렸네요;; ㅎㅎ
박승흡 서울시일자리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진행으로
이병훈 교수의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 방향' 주제발표로 토론회는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토론회를 떠올리면 격렬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연상하는데,
장소때문인지 왠지 엄숙하고 차분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김현상 서울지하철노조 위원장의
'서울시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제언 - 공공기관 일자리 확대를 중심으로',
이수진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가능성과 제안 - 여성, 의료 인력을 중심으로',
신윤정 서울시청년허브 기획실장의
'시대적 과제가 된 청년 일자리,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풀 것인가',
김태균 노사발전재단 시간선택제 일자리TF팀장의
'서울시 노동조건 개선 노력에 대한 기대',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의
'어떤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한가?
- 서울시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 방향찾기'
종합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병훈 교수는 서울시 일자리 종합대책과 그 성과를 언급하면서 말문을 열었는데요,
성과달성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일자리는 여전히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2014년 명목 실업률 4.5%, 실질 실업률 16%(94.3만명)에 이를 정도로
서울 청년층의 취업난은 전국적으로 가장 심각한 편이라고 합니다.
서울의 비정규직 규모는 180.2만명인데,
월 200만원 미만의 임금수준입니다.
2013년 서울의 괜찮은 일자리는 전체 35.1%(161만개)라고 하는데,
반대로 생각하면 괜찮지 못한 일자리는 64.9%가 된다는 말이겠죠.
서울에서 괜찮을 일자리를 얻어 괜찮게 일하기란 참으로 어렵다는 뜻도 되겠죠.
좋은 일자리 창출 해법은 노동시간 단축이라 말을 했습니다.
노동시간 단축은 사회적 공감을 얻고
민관이 공조하고 노사민정의 일자리 연대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물론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서 노사민정의 사회연대적 책임의식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죠.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취약노동자들의 소득하락 보전책이 마련되어야함은 물론이고요.
끝으로 서울형 노동존중 일자리 나눔모델의 창출과 확산을 소망한다고 했습니다.
김현상 서울지하철노동조합 위원장은
임금피크제 연계 청년 일자리 정책는 허구라면서 말문을 열었습니다.
임금피크제를 언급한 것은
진정성 없는 청년 고용 대책과 사회적 대화, 노동기본권을 무시한 일방주의 정책은
청년세대의 절망과 노동기본권 후퇴, 노사 간 극심한 갈등만 초래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료집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접했었죠.
중앙정부의 공공기관 64%의 청년인턴 중
단 한 명도 정규직 전환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
나쁜 일자리 증가에 중앙정부가 한 몫을 하고 있는데,
무슨 청년고용문제를 해결한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네요.
오히려 청년세대에게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는데 말이죠.
김현상 위원장은 정부와는 다르게 노동개혁(일자리) 구상을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바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서울시와 도시철도공사는 통합을 앞두고 있고, 3천명의 퇴직자가 생길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3,000명이 채용이 가능하고, 노동시간을 조정하면 2,000명의 인원을 더 채용할 수 있는 것이죠.
더불어 안전에 대한 인원이 부족한 지금,
그 인원까지 충원하면 수 천 명을 더 채용할 수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수진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의료산업노동자들의 근로관행과 문제점을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병원 사업장은 약 70% 이상이 여성노동자이고, 독특한 조직문화, 근무환경, 근무상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입사 초기 이직비율이 매우 높고,
직종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간호사의 경우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미취업 인력이 매우 많습니다.
이전 통계에 따르면 휴면면허가 약 40%에 이르고,
간호인력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노동중심, 노동친화적인 노동정책을 생산해내고 있는 가운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대형병원이 서울에 몰려있는 만큼 효과가 더 클 것이라 말했는데요.
장시간 노동관행 개선, 인력 증원을 위한 서울지역 공공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신윤정 서울시 청년허브 기획실장은
무엇보다도 일자리의 양적 창출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적으로 부족하다를 넘어 질적으로 열악한 처지에 놓인 일자리가 너무도 많다는 것이죠.
한국사회는 수십 년 간 규모의 성장을 이뤘지만,
시민들은 낮고 불안한 삶의 질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최장의 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며,
사회적으로 일자리를 나누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노동시간 단축'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게 직접 살에 와닿는 실천적 해법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문제죠.
고용은 양적으로 그럭저럭 늘어나는데, 고용의 질이 좋지가 않습니다.
적어도 향후 10년 정도의 미래는 생각하고 일자리를 결정해야하는 청년들이
선뜻 받아들이기는 힘든게 현실입니다.
청년 세대는 균일하지 않습니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라는 말만 봐도 알 수 있잖아요?
전래동화의 금도끼, 은도끼도 아니고 이건 정말 ㅠㅠ
부모 세대의 부와 빈곤이 자녀세대에 고스란히 이전되어
이미 사회 진입의 출발선은 이미 정의롭지 못하고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계층 이동은 불가능한,
불평등과 양극화가 되어가는 지금의 현실은 청년세대가 말하는 절망의 다른 이름입니다.
신윤정 기획실장은 특정한 정책의 결과로 몇 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다라는 것보다
현존하는 대다수의 일자리의 질을 조금이라도 개선시켜나가기 위한
실천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을 했습니다.
청년일자리로 대표되는 일자리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풀 것인가에 대해
우리 사회는 단한번도 제대로 된 공론의 장을 형성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모두가 위기를 말하고 결단을 촉구하지만, 문제해결 방법에 대한 사회구성원들의 거리를
좁혀볼 기회도 마련해 보지 못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의 장이 무엇보다 우선이라 말을 하며 발표를 끝맺었습니다.
노동조건 개선 토론회에 많은 사람들이 찾았습니다.
사실 제가 이곳에 도착할 당시만해도 3~4명 정도 밖에 없어서 좀 불안했었는데,
그건 제 기우였습니다.
갈수록 사람들은 많아졌습니다~
이어서 노사발전재단의 김태균 팀장의 발표가 있었는데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큰 주제로 일자리 대장정에 나선 서울지역 노사민정을 응원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노동시간 단축에 있어서 그간의 경험을 살펴보면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현장 성과는 전문가로부터 나오지 않고 각 이해관계자의
협업을 통해 나왔다는 사실에 주목하자고 말을 했습니다.
교대제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보전 문제,
시간선택제 도입에 따른 근로조건 변화 등은 사례 전파와 현장 적용 과정에서 해소되곤 했다면서 말이죠.
우리나라가 겪고 있는 좋은 일자리 부족, 양극화 등은 우리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결국 풀어 가야할 주체는 각 지역의 노사민정과 우리나라 국민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마지막 발표는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었는데요.
김종진 위원은 지역시간 정책 혹은 시간의 정치를 실현해야한다고 말을 했습니다.
저도 이 토론회에서 처음 접한 말이었는데요.
지역시간 정책(local time policy) 혹은 시간의 정치(Zeipolitik),
직장의 근무시간과 일상생활의 시간대가 맞지 않아 발생하는 시간의 갈등을
당사자(지역사회 주민)들이 참여 및 조정하여 일과 삶의 조화를 높이는 활동을 의미합니다.
노동의 차원에서 보면 괜찮은 노동시간 만들기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서울의 노동자들은 일상에서 시간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친구와의 만남, 여행, 취미, 종교 등 생활은 이미 직장의 노동시간에 종속되어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서울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 방향과
사업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패널들의 발표에 이어진 질문이 있었는데요.
박승흡 위원장은 청년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면서, 고용현실이 참담함을 언급했습니다.
무엇을 하려고 지금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이 자리의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구체화 될 수 있다면 어떤 의견이든 꺼릴 것이 없다는 것인데요.
노동시간 단축로드맵과 서울형 창조 청년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한, 좋은 제안을 구체화 시켜서 노동단체, 기업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객석의 질문도 이어졌는데요.
아쉽게도 여기 토론회에는 금융쪽 노동조합 분들이 많이 참석을 했는지,
질문을 한 두 분 모두 질문내용이 금융으로 많이 치우친 느낌이었습니다.
사실 이번주가 청년 일자리 만들기 주간이라
청년들이 질문을 해주었으면 했지만, 그건 저의 바람으로 끝났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라도 질문을 던졌을텐데,
시간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아쉬웠습니다.
공론의 장이 이곳에서 비롯되어야 하는데, 그건 넘어가버렸고요...
청년 일자리에 관한 질문은 다른 장소에서 다른 청년들이 많이 했을 것이라 믿어봅니다.
객석 질문에 답을 하면서 박원순 시장님은 10월 7일 청년들과 보낸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알바'를 하면서 깨달은 사실이 있다면 운을 떼었는데요,
알바는 속칭 단기 아르바이트를 말하지만,
6~7년 일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새로운 직업군이고 이것을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단 것이죠.
일본에는 니트족이라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직업군이 나왔다면 부정적으로 벌 게 아니라
긍정적으로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줘야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일자리의 양과 질.
질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질적으로만 치우쳐서도 안되겠죠.
더 좋은 일자리, 더 많은 일자리.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한다고 이병훈 교수는 말을 하며 끝을 맺었습니다.
노사가 같은 마음으로 협조해야하지만,
노조는 요구만 해야할 것이 아니라고 말을 했습니다.
노동조합은 징검다리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이죠.
이번 토론회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했습니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중에서
지방대 출신에 농사를 짓는 부모님이 계시는 제 스스로를 흙수저라 생각했지만,
막상 상황을 대입해보니 저는 그나마 나은 흙수저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 청년 세대의 현실의 답답함은 똑같이 느낍니다...
이 토론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청년 일자리'와 '노동시간단축'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두 키워드의 연결고리는 아주 끈끈한 것 같아요.
항상 붙어다니는 짝꿍같은?
어쨌든, 아프지 말아야 청춘이고,
일을 해야 청춘인데...
지금의 청년 세대는 너무나도 고달픈 것 같습니다.
그 고달픔이 일자리 대장정을 통해 개선되고, 조금이라도 사라지길 바라봅니다.
참, 일자리 대장정은 다음주에도, 그 다음주에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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