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아주 어렸을적부터 놀았던 나의 놀이터, 알작지.
다른 것들은 빠르게 변했지만,
이 바다만큼은 아주 천천히 변해서 그나마 마음이 놓입니다.
동그랗고 귀여운 돌들과 험한 바위가 모여있는 알작지.
많은 사람들이 알작지만 잠시 보고 떠납니다.
하지만 알작지의 매력은 구석구석에 숨어있습니다.
알고보면 알작지가 더 신비롭고 새롭게 보인다는 것~
바닷가로 향하는 길~
유달리 밭은 싱그럽고, 하늘은 높고...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는 날~
길가에 핀 꽃도 너무나도 예쁘죠 ㅎ
도착한 알작지...
다들 이 바다만 보고갑니다.
제주도내에서 유일하게 자갈로 이루어진 곳,
독특한 경관적 가치와 이 일대의 지질학적 특징을 보여줍니다.
과거 50만년전 이 일대가 아주 큰 하천이 있었음을 이 해안이 보여주고 있어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주로 해안가를 걷거나,
몽돌을 만지면서, 던지면서 놀고,
돌이 연주하는 소리를 들어보기도 하는데요.
세살때부터 바닷가로 달려가서 놀았던 저는
알작지를 종횡무진 누볐답니다.
눈뜨면 바다로 달려가서 놀았다고 하는데요,
이 험한 바다에서 신기하게도 사고 한번 안나고 이렇게 컸습니다 ^^
가족들도 다들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다의 신이 지켜줬다는 말도 하시고요 ^^
어쨌든...
저의 안방과도 같은 곳이기에 어떻게 둘러봐야하는지를 알고 있죠.
바다는 반짝반짝~
시원한 파도소리가 들려옵니다.
저는 7월초부터 바닷가에서 수영하면서 놀았는데,
누구도 물놀이를 안하더라구요;;;
저도 뻘쭘해서 사진만 찍습니다 ^^;;
방수카메라를 안갖고 왔어요 ㅠㅠ
알작지는 예쁜 몽돌과 검은 모래, 거친 바위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바위에는 이렇게 맑은 바닷물이 샘처럼 흐르고 있죠.
민물인줄 알고 먹었다가는...
짜서 낭패를 봅니다.
바닷물은 맑고 시원해요~
모래처럼 잔잔한 검은돌~
그리고 큰 돌멩이도 보이죠~
몽돌해안 옆으로는 검은 바위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저는 이 바위를 넘어가서 놀았던거죠 ^^
하얀 모래도 보이죠?
검은 바위와 시퍼런 바닷물은 정말 대비가 됩니다.
아쉽게도...
제가 물 때를 못 맞췄네요.
이미 바닷물은 다 빠져나간 상태.
젖은 모래만 덩그라니 남아있네요.
여기서 발 담그고 놀면 참 기분이 좋거든요.
이 모래들은 물론 옆동네 이호해수욕장에서 온 게 분명하겠지만~
바위안에 이렇게 작은 자연풀장이 만들어집니다.
소라껍데기도 발견했어요~
귀에 대면 파도소리가 들려오죠 ㅎ
물이 빠져나가면서 바위에는 바닷물이 고여있는데요.
이렇게 또다른 풍경이 만들어집니다.
이 바닷물을 자세히 살펴보면
보말도 있고, 소라도 있습니다. ^^
보말과 소라를 잡다보면 시간가는 줄 몰랐죠.
물론 집에 가져가면 칭찬을 받기도 했고요~
그 많던 소라와 보말은 어디로 갔는지,
이제는 찾아보기가 힘들어요 ㅠㅠ
사진을 찍다보니...
물이 고여있는 모습이
우리나라 지도같기도 하네요~
바위 사이사이의 작은 모래사장이 만들어졌고,
물도 고여있습니다.
발만 담그고 있어도 행복해지는 기분~
삐죽삐죽 솟은 바위 너머에는
거친 바다가 있죠.
낚시꾼들이 좋아하는 바위랍니다. ^^
검은 모래와 흰 모래가 섞여 독특한 모래색깔이 탄생했어요.
이 모래색깔은 아마 이곳 알작지에서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해안가에서 놀던 아이들이 바위쪽에 고여있는 바닷물에서 놀기 시작하네요 ^^
조심만 한다면 아이들에게는 최고의 놀이터죠 ㅎ
그리고 이제 해안가 길을 따라 서쪽,
외도동으로 걸어가봅니다.
독특한 모양의 바위.
제주도는 신들의 섬이란 별명이 붙은 거 아시죠?
내도동에도 신을 모시는 당이 두군데나 있습니다.
이 바위는 예사바위가 아니랍니다.
두리빌렛당이라 불리는 신당입니다.
하지만 제를 지낸 흔적도 없고, 신당으로 꾸민 흔적도 없습니다.
뭣도 모르던 저는 어릴적에 이 바위에서 정말 많이 놀았습니다.
놀다가 독특한 장면을 목격하는데요,
한복을 입은 아줌마가 바위에 초를 붙이고 제를 지내는 모습을 봤었거든요.
그때는 왜 저기서 저러나 싶었는데,
크고 나서 이 바위가 신당이라는 이유를 알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당은 두리빌레 용녀부인을 모시는데요,
그리고 이곳의 설화는 멀리 있는 김녕사굴과 연결됩니다.
제주로 부임한 목사는 김녕의 괴뇌깃당에서 뱀이 나오자 죽여버립니다.
그리고 꿈에 자신의 고을로 돌아가지 않으면 죽는다는 말을 듣고는
배를 잘 타는 두 영감을 불러 고향으로 가지만, 이미 아들은 죽어있었죠.
그리고 그 원한을 갚고자 배에 곡식을 싣고 가지만, 배에 구멍이 나서 가라앉게 되자
백성에게 나눠주려고 실어오는 것이라 살려달라고 하는데
큰 구렁이가 배의 깃대에서 내려오더니 구멍난 곳을 막아줬다는군요.
그 구렁이는 한 영감의 부인의 치마로 올라갔고,
부인은 그 구렁이를 바닷가에 모셨다고 합니다.
참, 아직도 이 바위에서 노냐구요?
신당인데 그럴리가 없죠 ^^;
이 신당의 주인도 바위에서 노는 어린 제가 귀여워서
그냥 지켜보지 않았나 싶어요 ^^;;
지금 생각하니 아찔하네요;;;ㅎㅎ
그리고 두리빌렛당을 마주보고 있는 방사탑.
마을의 어느 한 방위에 불길한 징조가 보이거나,
지형이 터져서 허할 때 그것을 막기 위해 세웠던 돌탑을 방사탑이라고 하죠.
내도동의 방사탑은 바다에서 마을로 들어오는 부정을 막기 위해 해안가에 세워졌습니다.
내도에는 6기의 방사탑이 있었지만 원형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이 탑이 유일합니다.
한 기의 방사탑이 또 있긴 하지만 원형이 남아있는 것은 이것뿐이랍니다.
풍경도 아름답지만,
제주의 신화와 연관된 바다라서 보면볼수록 더 신비롭게 다가옵니다.
돌이 구르면서 들려주는 청량한 소리에 반하고,
시퍼런 바다와 웅장한 바위에 반하게 되는 곳.
제주의 또다른 모습을 찾게 되는 이곳은 알작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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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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