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중국 - 타이완

여행가면 내가 꼭 가는 곳. 밤11시 타이페이 빨래방에서 있었던 일. 대만여행

꼬양 2015. 3. 9. 06:30

 

 

 

[대만 여행]

저는 여행을 갈 때 짐을 단촐하게 챙겨서 갑니다.

2박 3일은 백팩 하나,

그 이상일 경우(1주든 2주든 상관없이)에는 기내용 캐리어 하나만 들고갑니다.

 

짐이 너무 없어서 사람들은 저에게 그 캐리어 하나로 다 되냐고 말을 하죠.

사실 짐이 많으면 정말 불편하거든요.

여행다니면서 패션쇼를 할 것도 아니고,

제가 필요한 최소한의 옷만 가져가면 되는 것이고,

안되면 거기서 사면 되는거죠.

 

그리하여 대만갈 때도 기내용 캐리어 달랑 하나 들고갔습니다.

그렇다면 여행지에서 빨래는 어떻게 해결할까요?

물론 간단한 것은 손빨래를 하면 되지만,

청바지나 두꺼운 티셔츠 같은 것은 그럴 수가 없죠.

 

그럴 땐 방법이 있죠~

바로 현지 빨래방을 찾아가는 것.

 

타이페이에서도 숙소에서 10분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빨래방을 찾아갔습니다.

가오슝에서는 세탁기가 있는 호텔에서 머물렀기에 빨래 걱정은 없었습니다.

(요건 또 따로 알려드리죠.)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빨래방이라 처음엔 좀 어리버리했지만,

금방 적응되었고,

세탁 및 건조까지 완벽하게 해결했습니다. ^^ 

 

 

 

 

 

세탁기가 줄지어 있어요~

세탁기가 크면 클수록 사용료는 비싸요~

 

 

이곳이 바로 동전빨래방.

허름한 간판이지만, 이곳은 참으로 유용한 곳입니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라서 밤늦게 찾아가도 된답니다.

 

그리하여 저희도 밤 11시에 빨래를 하러 찾아갔습니다.

 

빨래방 앞에는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줄지어 주차되어 있고...

손님은 2~3명 밖에 없더군요.

 

저희 3명이 들어간덕분에 빨래방은 소란스러워졌습니다;;ㅎㅎ

 

 

 

어떤 세탁기에 빨래를 넣을까 고민합니다.

 

대용량 드럼세탁기는 100원~

바구니 4개의 빨래가 들어갑니다.

 

 

 

저렴한 통돌이 세탁기도 있습니다.

저렴하지만 시간이 좀 오래걸리는 단점이 있어요.

하지만 인기는 최고~

 

신기한 것은...

세탁기안에 이렇게 봉이 들어가있습니다.

우리나라 20년전 세탁기가 이랬던 것 같은데...

참 신기하죠?

 

과거로 여행을 온 것 같아요 ㅎ

 

 

 

세 명의 빨래라 좀 많았지만, 분리세탁을 해야할 것 같았어요.

하지만 제일 작은 세탁기는 이미 사용중이었고,

어쩔 수 없이 중간크기의 세탁기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아까워도 어쩔 수 없는 상황 ㅠㅠㅠㅠ

 

세탁비는 70위안.

2,300원 정도에요~

 

 

 

세탁세제는 살 수 있습니다.

섬유유연제도 팔고 있었지만,

그런 거 필요없고,

그냥 세탁만 하기로 해서 세제자판기에서 세제만 샀어요.

 

 

전부다 10위안~

우리나라 돈으로 350원정도입니다.

 

 

동전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끝~

 

봉지를 뜯을 수 있도록 가위도 매달려있습니다.

 

 

 

동전을 넣고, 세제도 넣고 세탁기를 돌려볼까 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너무 버벅대니까,

이곳 동네주민이 저희를 도와줬습니다.

 

하하하 ^^;;;;;

딱봐도 여행객처럼 보였던거죠.

츄리닝에 머리 질끈 묶고 세탁가방을 들고 왔지만...

어쩔 수 없이 티가 난 것이죠.

 

 

 

일단 세탁기 하나를 돌립니다. ㅎ

신나게 위잉 돌아가는 세탁기.

 

 

 

 

그리고 다른 세탁기에 청바지를 넣고 돌립니다.

세탁 소요시간은 33분~

스타트 버튼을 눌러요~

 

 

 

 

 

빨래방 벽에는 공지사항이 붙어있었어요~

잠깐 읽어보고, 저희는 편의점으로 향합니다.

 

졸리기에 커피라도 한잔 마셔야겠다 싶었거든요.

 

 

 

 

 

 

빨래를 기다리는 게 너무 지루해서,

편의점에서 커피대신 밀크티를 사와서 마십니다.

 

책이라도 가져올걸 후회했지만,

여자 셋은 전혀 심심하지 않습니다.

수다를 떨면 되니까요~

 

다음날 어디를 갈지, 오늘 간 곳은 어땠는지

수다를 떠는데요.

 

 

그러다보니 세탁은 끝~

세탁이 다 되어서 바지를 꺼냅니다.

 

이젠 건조기로 향할 차례~

 

 

이것이 무엇이냐...

바로 건조기입니다.

 

세탁을 하고서 숙소에서 말려도 되지만,

저희는 이곳에서 다 말리고 가기로 했습니다.

건조기계는 용량은 다르지만 각각 10위안으로 요금은 동일했어요.

건조기 한번 사용 요금이 350원인데, 정말 저렴하죠?

 

물론...

한번에 다 건조가 안된다는 게 함정이죠.

한 5번정도는 돌려줘야 말끔하게 건조가 됩니다.

그래도 1,700원 정도죠~ 

 

 

건조기에 빨래를 담았어요.

 

 

그리고 건조기를 윙 돌리는데요.

건조기를 계속 돌린 후 빨래를 꺼내봅니다.

다행히도 제 옷은 다 말랐는데,

친구들 옷은 덜 마르기도 하고 그랬네요.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옷을 개는데... 제 양말 한 짝이 사라져있더군요.

아무리 뒤져도 안나와서...

혹시나해서 건조기가 아닌 세탁기를 들여다봤는데,

양말 한 짝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그 세탁기에 빨래를 돌렸다면 어쩔 뻔 했을까요.

그리고 그 사람도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생각하면할수록 아찔했습니다.

 

이런 저와 달리 친구들은 박장대소했고...

이불빨래를 가지러 온 아저씨 한 분도 저희와 함께 크게 웃었습니다.

 

아저씨는 저희가 갈 때까지 계속 웃었네요;;;ㅎㅎ

저희에게 일본인이냐고 물었는데, 저희가 한국인이라고 하자 놀랍다는 표정을 짓더군요.

빨래방 온 한국인은 처음이었나봐요.

 

아무튼... 빨래방에서 양말 한 짝을 남겨놓고 갈 뻔했지만,

다행히 잘 찾았습니다.

 

저렴하게 빨래를 마쳤고, 다음날 개운하게 옷을 입고 신나게 여행을 할 수 있었죠.

물론 불편하게 왜 세탁을 하냐 할 수도 있지만,

사실 한국에 가서 많은 옷을 빠는 것도 일이잖아요 ^^

크나큰 캐리어 끌고 다니는 것도, 짐 풀어놓는 것도 일이구요.

 

어쨌든 저는 제 나름대로의 여행법으로 여행을 다닙니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곳의 빨래방을 다니면서

현지인들과 얘기도 하고, 즐거운 추억을 하나둘씩 만들 수 있었습니다.

 

뭐.. 양말 한 짝이 엄숙한 심야의 빨래방을 웃음소리로 가득차게 만들었기에,

그 아저씨도 빨래방만 가면 양말 놓고갈뻔한 한국아가씨를 떠올리지 않을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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