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여행]
세부의 가장 높은 곳,
세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 Tops Hill.
여기는 야경이 예쁘기로 소문난 곳이랍니다.
그래서 데이트하러 많은 사람들이 오기도 하고,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는 곳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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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시간,
심각한 교통체증을 뚫고 세부의 가장 높은 언덕에서 식사를 하기위해
Tops Hill을 찾았습니다.
이곳에 Bar가 있지만, 바 맞은편으로는 우리나라 공원처럼 테이블이 있어서
사용료만 내면 삼겹살을 구워먹을 수도,
이곳에서 바비큐 파티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인들은 주로 이곳에서 삼겹살 파티를 즐긴다고 해요 ^^)
오늘 저녁은 이 공간을 이용해본다고 했습니다.
야경을 보는 사람들은 벤치에 앉아서 야경 구경을 하구요,
따로 마련된 테이블에서는 식사를 하구요 ㅎ
언덕에서 바라보는 야경.
멋진 야경을 찍고 싶었어요 사실,
빛이 하나도 없어서 나름 애쓰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휴대폰으로는 야경이 이렇게 담기네요 ^^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인데 말이죠 ㅎㅎ
정말 캄캄하죠. ㅎㅎ
손전등이 없으면 한치 앞을 걸을 수가 없을 정도로, 조명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게 별을 감상하기에는 참 좋다는 것.
캄캄한 땅위에 작은 별들이 올망졸망 모여있는 것 같았어요.
산쪽으로 올라올수록 빛이 줄어듭니다.
하지만 하늘의 빛은 점점 많아지죠.
지상의 별들도 반짝거리지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별들이 모두 나에게로 쏟아질 것만 같았습니다.
목이 아플 정도로 계속 넋놓고 바라봤던 세부의 아름다운 밤하늘 풍경.
근데, 올라오는 길은 좀 고단했죠.
Tops로 올라오는 길은 어느 구간은....
가로등도 안켜더라구요 ㅎㅎ ^^;;;
차로 힘든 경사를 오르고 올라왔어요.
세부는 아직까지 전기가 안들어오는 동네도 있는 것 같았어요.
해질녘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촛불을 켜고 장사를 하는 가게도 많았구요,
처음에는 정전이 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전등이 아닌 초를 켜고 장사하기,
삼삼오오 도로변에 앉아 수다를 떨기도 하는
필리피노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근데 가로등도 많이 켜질 않아 밤에 혼자다니는 건 좀 위험할 것 같아요.
세부의 밤은 그렇게 많이 화려하진 않아요.
물론 세부시내는 좀 화려하긴 하지만, 세부 전체가 다 그렇지 않답니다.
높은 빌딩으로 가득찬 우리나라의 야경과는 많이 다른,
소박한 세부의 야경.
캄캄한 하늘에는 구름이 흘러가네요.
그리고 더운 세부지만,
높은 곳에 올라와서 그런지 조금 선선했습니다.
아경을 감상하다가 배가 너무 고파서 안으로 들어갑니다.
빛이 없는 내부에는 테이블의 초가 빛을 밝히고 있어요.
안에는,
테이블이 세팅되어 있었습니다.
이것은 리조트 식당에서 다 갖고 온 거랍니다.
원래 테이블만 덩그라니 있습니다 ^^
케이터링처럼 이렇게 식사를 갖고 나와서 오픈된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뫼벤픽 리조트 내에서 매니저와 상의를 하면 됩니다.
이번에도 뫼벤픽 리조트의 총괄쉐프 Aaron님이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근데 Aaron은, 리조트 레스토랑은 어찌하고
저희랑 같이 다니는지 궁금하더라구요.
왠지, 저희 핑계대고 놀러다니는 느낌이랄까. 흐음.(음?)
Aaron은 참 신이 난다고 했습니다.
세부에 와서 Tops Hill을 와 본 것은 처음이고
세부 야경이 이렇게 아름다운지도 처음 알았다고 말을 합니다.
저희야 맛있는 요리를 먹어서 좋고,
Aaron은 세부 구경을 해서 좋고.
쉐프와 우리는 이런 관계였습니다. 돕고 돕는 관계?ㅎ
어찌되었든 총괄 쉐프 Aaron이 준비한 요리는 무얼까 궁금합니다.
세부 야경과 함께 즐기는 저녁식사는?
Aaron 쉐프와 마리차장님, 그리고 F&B 파트의 팀장님(?).
직책과 성함을 잊어버렸는데...
어쨌든, 고향은 독일입니다. ^^;;;
고기를 엄청 좋아하셨어요 ㅋ
고구마 새우 수프로 가볍게 식사를 시작합니다.
필리핀은 새우가 참 크더라구요.
새우의 씹히는 맛도 참 좋았고,
고구마 앙금이 살짝살짝 씹히는 느낌이 드는 이 수프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더 먹고 싶었지만 다음 메뉴를 위해 참았어요.
코스요리라고 그렇게 막 거창하진 않습니다.
조리할 공간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되기 때문에
요리는 간단하게 이뤄집니다.
고기를 굽거나 무언가를 데우거나. 그 정도만 됩니다 ^^
정말 최소한의 기구만 갖고 와서 준비를 하기에 그렇게 많은 요리가 나올 수 없죠.
하지만 Aaron이 준비한 요리는 최고였죠.
소고기 스테이크!
굽기 정도는 Rare,
사실 이렇게 날 고기는 잘 못먹거든요.
근데 더 익히면 왠지 스테이크 맛이 덜해질 것 같아,
일단 먹어봅니다.
미디움이나 미디움 웰던으로 먹는데,
스테이크가 헉!
그러나,
겉만 살짝 익힌 이 스테이크는 거부감이 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감자와 아스파라거스까지 곁들인 스테이크.
달콤한 발사믹소스가 살짝 뿌려져있죠.
그리고 스테이크와 잘 어울리는 레드와인까지~
한우를 먹으러 가도 거의 익히지 않은 고기는 먹지 않는데,
이 스테이크는 거부감없이 먹을 수 있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굽기가 좀 걸리면 더 익혀서 주겠다는 쉐프의 말이 있었지만
다들 그냥 먹어보겠다고 했는데....
다들 다 먹었네요 ^^;;;
스테이크에 무슨 짓을 한건가요, 쉐프님?
Rare를 이렇게 맛있게 먹어본 건 처음이었어요 ^^
도톰하고 부드러우면서 씹는 맛이 좋았던 스테이크 식사를 끝내고
후식을 먹습니다.
샴페인 잔에 담긴 후식~
스푼으로 떠먹는 재미가 있었던
달콤하고 상콤했던 후식이었어요.
이 언덕까지 오는데 차로 한 시간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도로가 그렇게 좋지 않아서 살짝 불편했지만
그런 불편함을 다 날려버릴 수 있었던, 만족스러운 식사였어요.
언덕에서 바라보던 세부의 소박하지만 찬란했던, 필리피노 그들에게는 세상 전부인 야경,
내 어깨위로 쏟아질 것 같았던 셀 수 없이 빛나던 밤하늘의 별들,
수프, 고기, 달콤한 디저트의 든든하게 배를 채워준 식사까지.
소중한 추억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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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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