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경기도

구름이 가다가 산에 걸려 멈춘 산자락, 수종사의 초여름풍경

꼬양 2012. 5. 27. 06:30

 [경기도 여행]

남양주시 조안면에 위치한 운길산은 610m로 “구름이 가다가 산에 걸려 멈춘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구름이 가다가 산에 걸려 멈출정도로 이름만으로도 살짝은 긴장되게 만드는 산이죠.

운길산의 팔부능선 자락에 위치한 수종사를 다녀왔네요.

맑은 공기 마음껏 마시고, 운동도 제대로 하고, 풍경도 담아왔습니다.

 

운길산은 조곡선, 초동산, 수종산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며

우리말로는 “큰 사랑산”이라는 이름도 갖고 있는, 별명이 참 많은 산입니다.

이렇듯 별명 많은 산에 위치한 수종사, 가는 길은 어려울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수종사 입구가는 길

 

 

 

사찰을 가는 길도 2개, 진중리와 송촌리 두 코스가 있습니다.

진중리 코스는 운길산 역에서 왼쪽 굴다리를 지나 곧바로 오를 수 있고,

송촌리코스는 운길산역에서 송촌리까지 20분쯤 걸어가야 하죠.

제가 걸은 코스는 진중리 코스랍니다.

등산객들 몇 명밖에 없는 운길산 역을 나와 굴다리를 지나 한적한 마을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수종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입구는 입구일 뿐, 이제 시작이었다는 사실.

 

△이곳이 바로 수종사 입구

 

 

귓가에는 새소리와 바람소리가 들려옵니다. 내 살갗을 새카맣게 만들려고 작정을 했는지 햇빛도 쨍쨍 내리쬐기 시작.

수종사 가는 길은 경사가 좀 있는 편이죠.

오르면 오를수록 경사는 심해지고 땀과 숨소리는 거칠어지는데, 신기하게도 바람도 거세지네요.

나에게는 오르막일 이 길이 바람에게는 내리막일 것이라 생각하면 피식 웃음도 나구요.

내려올 때는 바람을 등에 업고 발빠르게 내려올테니 이 바람이 기대되더라구요.

 

 


 

 

▲ 헉헉. 또 올라야해? 이게 끝이 아니라는 사실

 

운길산역에서 수종사까지는 약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일주문까지 차로 올라갈 수 있지만 경사가 심하고 워낙에 커브가 심한 편이라

차가 올라갈 때면 운전자도 긴장하고 수종사를 향하는 등산객들도 긴장합니다.

때문에 제대로 수종사를 느끼고 싶거든 도보로 올라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네요.

 

 

 

 

일주문을 지나 명상의 길을 걷고 다시 돌계단을 올랐어요.

수종사는 마치 날개를 펴고 날아갈 듯 운길산의 8부능선에 자리잡고 있으나 이곳을 오르는 우리들은 날지 못하죠.

오히려 천근만근 무거운 걸음으로 올라오니... 뭔가 아이러니하죠?

가볍고자 오르는 절이건만 왜 진정 우리의 몸은 가볍지 않은지…

 

 

 

▲이제 끝이 보여요 >.<

 

▲ 드디어 수종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탁 트인 한강을 바라볼 것을 추천합니다.

멋진 풍경에 감탄이 저절로 나오거든요.

오를 때는 절이 왜 이렇게 높은 곳에 지은건지 세조를 원망하게 되지만

막상 오르고 나면 이 사찰이 이곳에 왜 있어야 하는지 이유를 깨닫게 됩니다.

 

수종사(水鍾寺)의 ‘水鍾(수종)’은 ‘물종’이라는 뜻입니다.

1458년 조선 세조가 금강산을 다녀오다가 두물머리에서 하루 묵었습니다. 세조가 한밤중 자다가 맑은 종소리를 들었는데,

산에 올라가 살펴보니 바위굴 속에 16나한이 있었다고 해요.

굴속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암벽을 울려 종소리처럼 들렸는데요, 세조는 왕명을 내려 이듬해 절을 중창합니다.

 물 떨어지는 소리가 얼마나 맑고 고왔으면 종소리로 들렸을지...

신비한 유래를 지닌 수종사, 또한 조선의 문장가 서거정은 이곳을 천하제일의 명소라고 칭찬하기도 했다죠.

 

 

“수종사는 천년의 향기를 품고 아름다운 종소리를 온누리에 울리며 역사속으로 걸어 들어온 셈이다.

수종사는 신라 때 지은 고사인데 절에는 샘에 있어 돌 틈으로 흘러나와 땅에 떨어지면서 종소리를 낸다”
- 유수종사기, 다산 정약용

 

 

 

 

▲ 등산객들은 삼정헌 마루에 앉아 쉬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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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사에는 세조가 심었다는 두 그루의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나이는 무려 500살이 넘는답니다.

해탈문 뒤에서 의젓하게 서 있는 나무는 수종사에서 바라보는 풍경만큼이나 멋진 모습을 자랑하곤하죠.

산 아래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모든 깨달음을 다 얻은 듯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을 보듬어 주는 나무는

수종사의 찻집 삼정헌만큼이나 인기가 많습니다.

천년을 넘게 산을 품고 강을 바라본 이 곳에서는 구름이 끼었던 마음도 눈도 맑아지는 기분입니다.

 

 

오를때는 힘드나 오르고나면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드는 사찰.

눈 앞에 펼쳐진 강과 산의 흐름이 아름다운 곳.

 

마음이 참으로 가벼워지네요^^

가끔씩 이런 사찰은 와줘야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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