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강원도

우리나라 최북단, 민통선 근처의 사찰, 도피안사

꼬양 2011. 10. 9. 07:30

[강원도 여행]

가끔, 도피를 하고플 때가 있습니다.

세상 사는 일이 다 좋기만 하진 않잖아요. 힘들때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플때가 있죠.

만사 다 제쳐두고, 나도 몰라 이런 식으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속세를 떠나고 싶을 때, 어디로 가야하나 두리번두리번 거리는데...

두리번 거려도 내가 있는 곳은 대한민국 땅이라는 것.

 

강원도 여행 중에 어느 한 사찰을 들리게 되었습니다.

가장 북쪽에 있는 사찰이기도 하죠.

이름하여 "도피안사"

한글로만 봤을 땐...

누군가를 피해서 도망온 곳이 여기란 건가라는 잘못된 해석을 할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죠.

 

도피안사는 도피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사찰입니다.

하지만 한번 이름을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절이기도 합니다.

민통선 근처에 있기도 하고, 이름도 독특해서죠.

하지만 제가 이 절을 잊을 수 없는 것은 이 절이 갖고 있는 이름의 의미때문이기도 합니다.

 

 

도피안사는 통일신라시대에 도선국사가 산수가 좋은 곳을 찾던 중 영원한 안식처인 피안과 같은 곳에 이르렀다 해서

화개산 현 위치에 도피안사를 창건했고, 통일신라시대의 대표적인 국보 63호 철조비로사나불좌상을 봉안하고

삼층석탑을 조성한 후 도피안사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이름과 달리 이 절은 산전수전 많은 일을 겪었죠. 구한말에 화를 입어서 재건을 했고 또 6.25당시에는 완전 소실되었는데

군부대에서 복원 후 군부에서 관리를 하다가 1980년대 말에 민간으로 이전되었네요.

 

도피안사의 뜻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불교에서 극락세계를 뜻하는 피안(彼岸)에 이르는(到) 절(寺)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피안의 세계, 열반의 세계, 부처님의 세계이며, 불자들에게는 궁극적인 목적을 이루는 곳이라는 뜻이 되겠죠.

피안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여유?

내려놓기?

 

아, 어려워요.

 

 

 

 

 

 

도피안사는 철원 민간인통제선 화개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사 너머로는 북녘 땅이 보이고, 인근 군부대의 작전 때마다 사찰 마당은 완전무장한 군인들의 작전지역이 되곤 했고,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군부대의 허가 없이는 접근조차 불가능했었다죠.

그래도 이젠 자유로이 찾을 수 있는 사찰이 되었네요.

 

 

절은 정말 작습니다.

소박하기에 더 정이 갑니다. 투박하다라고 할까요.

 

 

법당앞에는 3층 석탑이 있습니다.

신라시대의 탑으로 추정되고 있지요.

 

 

 

 

 

또한 절 내부에는 철조비로사나불좌상, 국보 63호가 있습니다. 신라말의 보기드문 철로 된 불상이죠.

금빛으로 칠해진 불상만 보다가 이리 철조불좌상을 보니 느낌이 새롭더군요.

 

 

 

 

 

 

대부분의 건물이 재건되었죠.

사찰이 너무 작아서 둘러보는데 몇 분 걸리지도 않습니다.

둘러보는데 시간은 짧게 걸리지만 여운은 짙네요.

 

 

 

 

 

 

그리고 도피안사에서 바라보는 철원평야.

가을을 노랗게 물들이는 평야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힘들다고 무조건 도망가는 게 능사는 아니죠.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가 정답일 때가 있습니다.

가끔은 그게 틀릴 때도 있지만...

 

내 마음에 휴식을 주는 곳이 사랑하는 사람의 품일 수도 있고,

가족의 품일 수도 있고.

종교에서 말하는 그분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루하루가 바쁘고 힘든 시기.

내 마음에 피안은 어디쯤에 있는지, 어느 곳에 있는지 생각해 볼 때가 아닌가 싶네요.

 

 

 

 

추천한방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