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인생을 산다는 표현이 맞을까?
세상에 태어난 이상, 자신에게 삶이 주어진 이상 열심히 살아가고자 하는 게 사람이다.
하지만 마음과 다르게 펼쳐지는 일들로 인해 좌절하고 낙오하고 가끔은 인생을 놔 버리고 마는 상황도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어떤 한 사람은 인생을 건넌다는 표현을 한다. 그리고 그 인생을 건너는 방법은 여섯가지의 순서가 있다고 말한다.
왜 인생을 건넌다는 표현을 쓸까? 돌다리 넘듯이 폴짝폴짝 쉽게 건너갈 수 있는 것이 인생이란 말인가?
아니면 어려운 장애물을 건너듯 살아가는 게 인생이라는 건가?
알 수 없는 질문들로 머리속이 복잡해져 갈 때 즈음 펼쳐서 읽게 된 책,
스티브 도나휴의 인생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이었다.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이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스티브 도나휴의 두번째 책이다. 사하라 사막 이야기라는 이색적인 주제로 눈길을 끌었던 그가 이번에는 바다로 시선을 돌렸다. 바다에서 살아가는 바다거북들의 삶을 통해 우리네 인생이라는 여행을 말하고 있다. 끝을 알 수 없는 바다 속을 종횡무진 누비며 평생을 여행하다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알을 낳고 일생을 끝마치는 바다거북들의 삶과 우리네 인생이 이렇게 닮을 수가 있을까? 저자는 바다거북이 머릿속에 마그네타이트라는 나침반을 내장하고 바다를 여행하듯이 우리 가슴 안에 숨어 있는 깊은 힘을 해석하고, 이해하고, 감지하고, 느끼며, 따르도록 돕는 모든 것이 당신의 나침반이 되어준다는 진리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인생"이라는 매혹적이고 두려운 여행을 해야만 하는 우리를 격려하고 올바른 여행의 방향을 붙잡고 나아갈 수 있는 여섯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 번째 방법 - 둥지 떠나기 네 번째 방법 -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기 내 마음속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은 과연 어디일까? 자기계발서, 이처럼 어려운 책도 없다. 읽을 당시만 해도 "그래, 그렇지.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지만서도 실제 실천하기에는 까마득한, 몸 따로 마음따로 놀 때가 바로 자기계발 서적을 읽을 때다. 책 첫장을 넘길때도 그랬다. 바다거북의 이야기가 나오자, 실제 바다거북을 본 적이 없기에 낯선 이야기마냥 느껴졌다. 하지만, 이 책에 애정을 느끼고,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읽게 된 계기는 마음 속의 나침반을 따라 가라는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라 대학을 마칠때까지 제주도를 떠나겠다는 생각은 고3때 대학을 결정할 때 잠시 했을 뿐, 그 이후는 하지를 않았다. 그런 내가 지금 왜 서울에 와 있을까, 왜 전국을 돌아다니고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 서울을 가겠다는 다짐이 섰고, 문득 이책을 읽으며 유치원 때까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서야 난 내가 왜 이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유치원 때, 내 장래희망을 글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작가라는 이름조차 잘 몰랐을 당시, 그냥 동화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었다. 어쩌면 그 운명의 나침반이 나를 방송국으로, 영화사로, 그리고 지금의 이 자리로 이끌지 않았나 싶다.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고 제자리에 고정되어 있을 수 없는 인간의 인생에서는 지도가 무용지물일 때도 허다하다. 남이 그려준 지도를 갖고서는 자신의 운명을 찾을 수도, 따를 수도 없다는데에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부모님 뜻에 따라, 또는 친구가 가는 길을 따라 가는 것은 절대 자신의 운명이 될 수 없다. 내 인생이기에 내 뜻대로, 내 의지대로, 운명대로 살아야함이 옳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 운명을 따르기 위해서는 내면의 나침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마음 깊은 곳에서 흘러나오는 신호를 수신하고, 해석하고, 거기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침반을 따라 매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이 나침반을 찾는 게 가장 어렵다. 과연 내가 느끼는 이것이 내 나침반이 말하는 것인지 모호할 때가 많다. 때문에 수많은 수행착오도 겪으며, 진짜 내가 가야할 길을 서서히 알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나침반은 어디에 존재할까? 가장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두뇌? 아니다. 나침반은 머리가 아닌 심장, 즉 가슴에 존재한다. 나침반이 어디있는지 알 수 있는 단서들은 사랑하는 사람들, 하고 싶은 일들, 세상에서 사랑을 찾고 사랑받는 방식 등이 가늠할 수 있는 단서들이다. 때문에 가끔은 나침반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가끔은 그 방향을 놓치기도 하고, 따라갔지만 그 어려운 과정에 좌절하기도 하고 절망을 느끼기에 가슴이 미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들리는 심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럼 나는 지금 어느 단계일까? 자신의 삶 속 깊이 침잠하는 것은 겉으로 드러난 생각, 감정, 행동의 이면을 들여다본다는 뜻이다. 깊이 들어갈 때 자신의 마음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현재 겪는 고통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 운명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고자 하는지 깨닫고 감지하고 느끼려 애쓰는 과정중에 하나다. 누구나 인생에서 깊이 잠수할 수 밖에 없는 시기를 겪는다. 물론, 그 시기가 지금 나에게 찾아온 것이고. 이런 역경과 변화의 시간은 그것이 힘들면 힘들수록 내 운명의 방향과 동기를 알 수 있는 큰 힘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침전의 단계가 끝나서 다가올 집으로 돌아가기.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란 물리적인 장소가 아닌 내면으로 도달하거나 돌아간다는 의미라 말하고 있다. 정신적, 심리적으로 태어난 장소인데, 즉 진정한 자신으로 돌아가라는 말이다. 나의 본질,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주는 진실을 발견하거나 기억하고, 연결하거나 재연결하고 찾거나 되찾는 순간인데, 말은 이렇지만 막상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분명하게 그가 강조하는 것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올때면 어디에 있든 그곳은 나에게 꼭 맞는 곳이고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거다. 각각 다른 삶을 살고 있기에, 다른 운명을 갖고 있기에 인생을 건너는 데 수백만 가지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저자 역시 이 여섯가지 방법에 갇혀있지 말라고 한다. 굳이 이 여섯 가지 방법에만 갇혀서 연연할 필요는 없다. 다만 33년 전부터 자신을 끌어당기는 나침반을 찾아 거대한 사막을 건넜던 저자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들을 찾아 모으고 정리해서 말하고자 했다. 어쩌면 이 중 한 가지 방법이 인생의 나침반을 찾는 전부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인생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해 좀 더 깊이 생각해보라는 시간을 가져보라 말하고 싶었을 지도 모른다. 각박하고 바쁜 삶 속에서 자신 스스로를 돌보고 생각할 겨를 조차 없으니 말이다. 내가 가고 있는 길에 대해 늘 깊이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깊이 잠수하고, 깊이 생각하다보면 왠지 진실된 나의 모습을 만날 것만 같다는 느낌이 든다. 원인 모를 이끌림, 나를 어딘가로 향하게 만드는 무엇. 그것은 내 인생의 나침반이다.
두 번째 방법 - 마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기
세 번째 방법 -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어 행하기
다섯 번째 방법 - 깊이 잠수하기
여섯 번째 방법 - 집으로 돌아오기
내 안에 숨어 있는 깊은 힘을 풀이하고, 이해하고, 인지하고, 느끼며, 따르도록 돕는 모든 것이 내 나침반이다. 사실, 나는 내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이 가끔 모호해서 좌절할 때도 가끔있다. 그런 때는 스스로 침전하기도 한다. 침전, 스스로를 가라앉히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편인데, 여느 자기 계발서든 깊이 잠수하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수면밑으로 가라앉으라 말하는 저자가 신기하기만 했을 뿐이다. 물론, 지금 내가 가라앉는 시간을 보내고 있기도 하지만.
인생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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