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예술세상-공연,전시회,음반

기교를 뺀 편안한 음악으로 돌아오다, 빅마마 이지영의 솔로앨범

꼬양 2011. 6. 30. 07:30

[음반리뷰] 가창력보다는 외모, 음악보다는 퍼포먼스, 2000년대 음악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 정의하자면 그렇다. 하지만 당시 이런 음악 풍토에서도 다른 콘셉으로 성공을 이룬 가수들이 있었다. 바로 4인조 여성그룹 빅마마(Big MAMA, 이영현, 이지영, 신연아, 박민혜)라는 사실은 다들 공감할 것이다.  빅마마의 싱글앨범을 리뷰한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빅마마 멤버의 한 명의 앨범을 다시 들을 줄을 누가 알았으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홀로서기인데, 이제는 4명이 아닌 혼자, 이지영 그녀의 이름 하나로 대중들에게 다가왔다.

 

 

싱어송 라이터, 예술가의 모습을 보여준 앨범

제작기간만 2년이 걸린 이번 앨범은 상당히 독특하다. 앨범에는 이지영이 직접 그린 그림이 수록됐다. 그녀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작곡가? 작사가? 미술가? 더불어 앨범에서는 그녀가 직접 작사, 작곡한 곡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싱어송 라이터 이지영의 모습을 넘어 예술가 이지영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조용하고 평온한 느낌의 앨범

타이틀곡 ‘오늘도‘를 비롯해서 보사노바 풍의 ‘여행을 떠나자’, ‘사랑하기 좋은 계절’, ‘예그리나’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앨범 전체적인 느낌은 차분하고 평온하다. 하지만, 반전도 만만치 않다. 때론 급격히 슬퍼지는 급 하강곡선까지 갖고 있다. 최근 해체의 아픔을 겪은 이지영의 마음이 투영된 것만 같다. 

하지만, 그녀는 새롭게 시작한다. 그동안 몸담았던 빅마마에서 벗아나 이지영이란 이름을 걸고 활동하기에 그녀의 음악적 색깔, 개성을 담고자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1. 여행을 떠나자

보사노바 풍의 노래. 앨범의 첫 곡부터 신선하게 시작한다. 햇살 가득한 푸른바다 시원한 바다 하얀파도의 느낌을 그대로 담은 느낌의 곡이다. 그토록 파워풀하게 곡을 소화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이렇게 편안하게 다가올 수 있을까. 당장 여행을 떠나고픈 마음이 든다.

 

2. 오늘도

타이틀 곡으로, 잔잔한 선율의 곡이다. 곡은 그렇게 기교가 있지는 않지만 들을 수록 편한 느낌이다. 이별후에 느끼는 감정을 풀어냈는데 이별 후의 절절한 아픔을 담아냈다. 세상의 못된 말을 다하고 다 해도 그리운 그 감정을 곡에 녹아냈다.

 

3. 난...

마찬가지로 이별의 슬픔을 풀어낸 곡이다. 떠나간 연인의 곁에 새로운 사람이 생겼지만 아직 잊지 못한 여자의 심정을 말하고 있다. 잊을거라고 다짐하지만 실제로는 잊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는, 아직도 사랑하고 있는 아픔을 이 노래에서는 느낄 수 있다.

 

4. 사랑하기 좋은 계절

사랑하기 좋은 계절은 과연 어떤 계절일까? 어떤 계절일지 딱히 말할 수 없지만, 아마 사랑을 느끼는 순간이 아닐까? 견딜 수 없이 아팠던 상처들은 계절에 실려 날아가고, 천천히 다가오는 사랑을 느낀다면 지금이 바로 사랑하기 좋은 계절이다. 이별의 아픔을 담은 앞의 두 곡과 전혀 다른 느낌의 밝은 노래다. 사랑의 설레임을 담은 만큼, 듣는 순간 두근거림이 느껴진다.

 

5. 붉은 왈츠

사랑을 그리워하는 사람의 마음을 담은 왈츠는 슬플 것이다. 몽환적인 느낌의 곡으로 이지영의 감성으로 이 노래는 완성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6. 송년회

전반적으로 그리움을 담고 있는 곡으로, 등을 돌리고 앉아 목소리로만 서로를 찾는 애달픈 마음을 표현했다. 어찌보면 짧지만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긴 1년, 그 1년이 끝나기 며칠전에 열린 송년회에서 지난 사랑을 만나는 아픔만큼 또 처절한 것도 없을 것이다. 뒷모습만 바라봐도 숨이 막히고 목이 메여 한 마디도 건널 수 없는 심정을 나타냈다.

 

7. 깊은 한숨을 만든다

가사가 상당히 감각적이다. 마치 시를 읊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아이리쉬 휘슬과 아코디언 연주가 이곡의 시적인 분위기를 더욱 깊게 했다. 새벽 깊은 한숨을 만드는 것은 끝이 없는 눈물의 노래와 두서 없는 마음의 갈래라는 가사에 마음이 아린다.

 

8. 예그리나(사랑하는 우리사이)

빅마마 싱글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불과 4주 전에 리뷰를 썼던 곡이다. 이지영의 목소리로만 편안하게 풀어낸 이 곡은 정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볼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을 닮은 곡이 아닐까?

 

9. Over the rainbow

이지영의 자작곡이다. 그리고 이 곡을 돋보이게 했던 퍼커션과 판데이로 연주의 느낌도 독특하다. 그녀가 솔로로 데뷔할 때의 느낌을 이 노래로 담아낸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빅마마가 아닌 이지영으로 대중들에게, 팬들에게 다가서는 기분을 담았다.

 

10. mama

이 노래를 부르면서 그녀는 울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듣는 나 역시 울었다. 세상에 유일한 내 편, 유일한 내 친구, 엄마. 객지 생활을 하면서 그리웠던 것은 엄마였다. 세상이 만만치 않았고, 끝도 없는 외로움이 찾아왔을 때 떠올랐던 것은 엄마였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사랑, 그때는 몰랐었던 소중했던 시간들, 그리워도 갈 수 없는 나날들. 사랑하는 엄마를 위한 노래, 그녀의 진심, 세상의 모든 딸들의 마음을 담은 노래다.

 

 

넷이 아닌 혼자로서는 처음이라서 더 떨렸을 것 같다. 그런 떨림도 그녀는 앨범에 담아내고자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는 음악적 색깔을 표현하기 위해 소울, 보사노바,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자극적인 악기 소리를 배제하고 최대한 담백하게 보이기 위해 어쿠스틱 사운드를 강조했다.

 

앨범을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뜨겁고 열정적인 음악보다는 힘을 뺀 자연스럽고 편안한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빅마마 앨범에서 만났던 기교나 애드리브를 뺀 채 전체적으로 듣는 분들에게 위안이 되는 음악, 휴식이 되는 음악이랄까.

편안함으로 다가온 이지영이 솔로앨범. 그녀뿐만 아니라 다른 빅마마 멤버들의 홀로서기도 기대된다.

 

 

 

 

추천하나로 더 좋은 음악 리뷰를 만날 수 있습니다. ^^

즐거운 하루 되세요~

 

 

 

건강한 리뷰 문화 만들기! 그린 리뷰 배너를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