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2010,11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 찾아 삼만리, 제주무형문화제16호 제주농요를 배우다!

꼬양 2010. 7. 28. 08:30

예로부터 제주도는 삼다도라 불리워왔죠. 돌, 바람, 여자가 많다해서 붙여진 별칭 삼다도. 그 이름만큼이나 제주도는 사람이 살기에는 힘든 곳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귀양 1번지가 바로 제주도였으니까요. 

이렇듯 돌과 바람이 많은 곳에서 농사를 짓고 삶을 꾸려나가다보니 제주인의 삶은 자연환경만큼이나 척박했습니다.

척박한 곳에서의 삶, 애환이 묻어나는 제주인의 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문화. 바로 소리라 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삶의 현장에서 불려지는 소리, 민요에는 제주인의 눈물과 땀이 어려있습니다.

삶의 소리, 애환이 담긴 제주농요를 배우러 제주시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을 찾았습니다.

 

 

△ 古 이명숙 명창의 손녀들

 

대한민국 팔도를 다니다보면 그 지역의 색이 묻어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각 도마다 지역적 특징을 담은 민요가 있고, 그 소리는 그곳의 소리로 정착이 됩니다.

이를테면 서울과 경기지방을 중심으로 불려지던 경기민요는 많이 알려져있죠. 창부타령, 닐리리아, 도라지타령 등 음악시간에도 많이 배웠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의 소리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있지 않죠. 기껏해야 음악시간에 잠깐 배운 오돌또기 정도가 되겠네요. 작년에 방영된 "탐라는 도다"라는 드라마를 통해 알려진 "해녀 노젓는 소리;이어도사나" 이 쯤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제주도민일지라도 제주농요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 사회가 현대화가 되다보니, 아무래도 밭일은 기계가 대신하고, 마찬가지로 해녀들의 일 역시 양식업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럴 수 밖에요.

 

△ 제주농요를 배우는 시민들 

 

제주인의 삶을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제주인의 혼이 담긴 소리를 배우기 위해 찾은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입니다.

매주 토요일 11시경에는 이 제주시 무형문화재 전수회관으로 제주농요를 배우러 시민들이 모여듭니다. 이들이 제주농요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양합니다.

18살때부터 현재까지 소리만 하시다가 제주 농요가 소중하다고 느껴 정식으로 전수회관에서 다시 소리를 시작했다는 선생님을 비롯해 목이 안 좋아서 목소리를 쓰기 위해 배운 제주농요였지만, 이 노래들의 매력에 빠져 꾸준히 배우고 계시다는 분도 있습니다.

제주무형문화재 전수회관에서 배우는 노래들은 촐비는 소리, 밭볼리는 소리, 검질매는 소리, 마당질 소리, 해녀노젓는 소리, 오돌또기 등 입니다.

 

 

 

제주도무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된 제주농요는 명창 이명숙 씨에 의해 전수되고 있다가 이명숙 명창이 타계를 하면서 김향옥, 김향희 두 딸에 의해 전수되고 있습니다.

 

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제주농요는 ' 밧(밭) 발리는 소리[밭 밟는소리]', '쪼른 사대소리[검질(김) 매는 소리]', '마당질소리[셍곡동산 또릴 놈 났네]' 등 3수입니다.
'밧 발리는 소리'는 밭에 좁씨 등의 씨앗을 뿌린 후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잘 밟고 다지기 위해 말 또는 소 떼를 밭에 몰아 넣고 밟게 하면서 부르는 민요입니다. 또, 띠 밭을 일구고 나서 띠가 얽힌 흙덩이를 부수어 띠 뿌리를 쉽게 쳐내면서도 불렀던 노래죠.

 

김 매는 사대소리는 '제주민요의 꽃'이라 할 만큼 곡과 사설이 풍부합니다. 또한, '마당질 소리'는 보리나 깨, 콩 등 곡물을 도리깨를 내리쳐 곡식을 털면서 선후창 방식으로 부르는 노래를 말합니다.  

 

(제주어가 좀 어렵죠? 가사 속에 있는 사투리들은 더 어렵습니다. 가사 확인은 어디에서? 원문 참조를 하시면 됩니다^^)

 

△ 해녀 노젓는 소리를 연습하는 아이들의 모습

 

이명숙 명창이 제주농요를 전수하는데 혼신의 힘을 쏟으셨는데요, 이제는 그 빈자리를 김향희, 김향옥 자매가 채우고 있습니다. 또한 고 이명숙 명창의 손녀들이 다시금 제주농요를 배워서 널리 알리고 있죠. 손녀들의 경우에는 4살때부터 농요를 배우고, 이제는 무대에 서기도 한다고 합니다.

 

 

 

 △ 김향희, 김향옥 자매

 

현대화가 되면서 예전에 사람들이 했던 밭일을 기계들이 대신하고 있는데요, 기계화로 인해 사라져가는 제주의 전통문화를 지켜가고 있는 김향옥, 김향희 자매.

소중하다고 생각하기에, 전승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에 힘든 과정이지만서도 전수에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제주인의 애환이 담긴 소리이기에 지금은 힘들지만 언젠가는 많이 알려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소중한 제주문화유산을 지켜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예전과 달리 제주의 소리를 알고 찾아오는 도민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제주인의 삶이 담긴, 문화가 스며든 소리라서 잘 전승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제주의 바람과 파도, 거친 땅이 담겨 있는,

제주도 여인의 눈물과 땀, 삶의 애환이 담긴 농요를 짧게 나마 배워볼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제주의 거친 파도는 물질하는 해녀의 숨비소리와 노젓는 소리를 만들어내고, 오름과 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밭가는 소리와 김매는 소리를 만들어냈습니다. 척박한 토양과 거친 파도는 제주인들에게 농요를 줬고, 이 농요에는 제주인의 삶의 정서가 깃들게 되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예술혼이 그대로 스며있는 이런 소리, 국악은 우리의 귀중한 자산이며 탐라의 소리, 한국의 소리라고 생각됩니다.

 

가끔 이렇게 그 지역의 소리를 배워보면 어떨까요?

삶의 정서가 깃든 소리, 자연과 문화가 묻어나는 소리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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