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2010,11 전주세계소리축제

영화속 우리의 소리 서편제를 따라 찾아나선 청산도

꼬양 2010. 8. 21. 08:30

나무가 무성하였다 하여 청(靑 푸를청) 산(山 뫼산)자를 따서 청산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청산도.  완도에서 19.2㎞ 떨어진, 뱃길로 45분거리, 다도해 해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완도군은 201개 섬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사람이 살지 않은 섬이 훨씬 더 많은, 주위를 둘러보면 바다 위를 장식하고 있는 섬들이 보이는 그 곳. 바로 남해안인데요. 청산도도 그 섬들 중 하나지요.  

작년 1박2일 프로그램에 방영되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진 곳입니다.  둥근 소라형 모양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간직한 곳인데요. 

이 청산도는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서 알려지기 이전에 먼저 영화속에 등장했다는 사실 알고 있나요?


 ▲ 청산도 서편제 세트장으로 가는 길에 피어 있는 해바라기들


바로 영화 서편제입니다. 이청준의 원작을 바탕으로 어느 소리꾼 집안의 기구한 삶을 통해 한국인의 한을 영화속에서 훌륭히 표현한 임권택 작품, 서편제. 이전까지는 ‘판소리‘라는 한국 고유의 전통 음악이 영화 소재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못했을 것입니다. 이 서편제 영화는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서울 백만명 이상의 경이로운 흥행 기록을 세웠죠. 그리고 화려한 수상경력도 자랑합니다.

▲ 제주도 돌담과 다른 느낌의 청산도 돌담길


서편제를 따라 찾아나선 청산도, 이곳에서 청산도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소박한 청사도민들의 삶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제주도처럼 이 섬에는 돌이 많아서 이렇게 돌담을 쌓았다고 합니다. 

돌담길도 걸어봅니다. 돌담하면 제주도를 떠올리는데요, 청산도 돌담길은 제주도의 돌담길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 저 멀리 바다위에는 양식장도 보인다.


흐드러지게 핀 해바라기. 노랗게 핀 해바라기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그 해바라기 건너편으로 보이는 파란 바다가 상당히 시원해보입니다.


청산도를 걷는 사이에 잠시 서편제 줄거리나 정리해볼까 합니다.


<서편제 줄거리>

1960년대 초 전라도 보성 소릿재. 동호(김규철 분)는 소릿재 주막 주인의 판소리 한 대목을 들으며 회상에 잠긴다. 소리품을 팔기 위해 어느 마을 대가집 잔치집에 불려온 소리꾼 유봉(김명곤 분)은 그 곳에서 동호의 어미 금산댁(신새길 분)을 만나 자신이 데리고 다니는 양딸 송화(오정혜 분)와 함께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동호와 송화는 오누이처럼 친해지지만 아기를 낳던 금산댁은 아기와 함께 죽고 만다. 유봉은 수리품을 파는 틈틈히 송화에게는 소리를, 동호에게는 북을 가르쳐 둘은 소리꾼과 고수로 한 쌍을 이루며 자란다.

그러나 소리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줄고 냉대와 멸시 속에서 살아가던 중 동호는 어미 금산댁이 유봉 때문에 죽었다는 생각과 궁핍한 생활을 견디다 못하고 집을 뛰쳐나가자 유봉은 송화가 그 뒤를 따라갈 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소리의 완성에 집착해 약을 먹여 송화의 눈을 멀게 한다. 유봉은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송화를 정성을 다해 돌보지만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다가 결국 송화의 눈을 멀게 한 일을 사죄하고 숨을 거둔다. 그로부터 몇년 후 그리움과 죄책감으로 송화와 유봉을 찾아 나선 동호는 어느 이름없는 주막에서 송화와 만난다. 북채를 잡는 동호는 송화에게 소리를 청하고, 송화는 아비와 그 똑같은 북장단 솜씨로 그가 동호임을 안다. 그리고 그들은 또다시 헤어짐의 길을 떠난다.




 ▲ 서편제의 세트장으로 가는 길은 독특하게도 자갈밭이다.

 

이 자갈밭이 펼쳐진 길을 걷는 장면이 영화속에서도 나오죠. 



▲ 서편제 세트장. 마루에 앉아서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보인다.


자갈밭 길을 걸어서 도착한 서편제 세트장에는 어느 가족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이 가족의 대화주제는? 서편제입니다. 

 

▲ 영화 속 한 장면. 바로 저 세트의 대청마루다.


유봉이 어린 송화와 동호에게 진도 아리랑을 가르칩니다.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헤에에~"

 


 

예로부터 판소리는 한국의 남서부 지역 민중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랑받아왔습니다. 이 지역 사람들이 경험했던 집단적인 슬픔이 음악의 형태로 승화된 것이 판소리입니다. 이 영화속에서는 그 몰락해가는 대중 예술의 역사가 떠돌이 예술가들인 주인공들의 삶속에 녹아들어 스크린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제목이 서편제인지, 서편제와 동편제의 차이가 무엇인지는 전주소리축제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글을 읽으시면 이해가 갈 것입니다^^ 맨 아래 배너 클릭하면 바로 연결됩니다.)






 

▲ 세트장에서 바라본 산과 들 바다. 더없이 푸르다


세트장 뒤편 언덕에서 바라본 산과 들, 바다는 정말 더할나위 없이 푸릅니다.

영화는 소리도 소리지만 영상도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영화 속 펼쳐지는 한국의 사계도 빼어날뿐더러, 특히나 우리의 국악이 영화로 표현되고, 가장 아름다운 음악으로 승화되지 않았나 싶네요. 


판소리를 쫒아 유랑길을 담아낸 우리나라 풍광의 영상미를 볼 수 있었던 영화, 구슬픈 노랫가락과 함께 듣는 이의 가슴을 아리게 했던 서편제의 감동과 여운을 청산도에서 다시금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 멀리 떠난 청산도로 가보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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