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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기거리로 풀어내는 힙합-팔로알토

꼬양 2010. 6. 3. 11:00

힙합. 문화전반을 일컫는 개념이며, 그 문화 속의 한 요소로서 랩(MCing)이 존재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랩'과 '힙합'은 구분되는 개념이지만 오늘날 가장 널리 알려진 힙합에서 가장 발전된 종류의 요소는 랩이다.

하지만, 힙합을 생각하면 가끔 알아듣지도 못할 빠른 랩, 머리 아픈 기계음, 욕설을 떠올리기 쉽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서 짜증이 날 수도 있는 장르가 힙합이다.

 

하지만, 이런 힙합 장르에 우리가 공감할, 우리들의 이야기같은, 보통사람들의 소박한 이야깃거리로 힙합을 풀어낸다면?

 

군 생활을 마치고 다시 마이크를 잡는 팔로알토의 힙합, 힙합에 대한 열정이라면 누구보다 뜨거운 한 청년의 힙합 음악속으로 들어가보았다.

 

01. Lonely Hearts Intro (feat. Soul one)
긴 시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그. 음악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노래다. 군 생활을 통해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서도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고 다시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든다. 자신의 음악을 기다려 준 사람들에게 자신의 벗들에게 말이다. 누구에게나 치열한 삶이겠지만 이 뮤지션에게도 삶은 치열했다.

몇 년만에 다시 돌아온 음악세계, 자신을 기다려 준 사람들에게 진짜 음악을 선물해주겠다는, 마치 한편의 영화같은 벅찬 감동을 주겠다는 팔로알토의 다짐이 보이는 노래다.

 

02. Soul Sick
내 영혼이 아파.

마음이 아닌 영혼이 아파온다는 표현을 쓸 때. 그때는 말로 표현할 수도 없을 정도로 아프다는 걸 말한다. 살아가면서 내 주변은 온통 칠흑같고, 사방이 막혀서 길 조차 보이지 않을 때, 나는 어떻게 해야할까? 팔로알토는 말한다. 아파도 참으라고. 자신은 간절히 외쳐도 들리는 건 메아리 뿐이지만, 참으라고. 어린 날의 용기 잃어버린 자신의 꿈은 버티지 못하고 오늘도 결국 더러운 욕설만 뱉어내는 이야기꾼이지만서도 아파도 참으라고 한다. 자신에게 말하듯, 노래를 듣는 사람들에게도 말하듯.  슬프지만서도 참아야하는 우리네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만 같다.

 

03. 대한민국에 남자로 태어나서 (feat. Mellow)
남자라면 정말 공감할 노래. 여자라도 공감가능한 노래다.
계산기를 두드리듯 세상 일을 헤아릴 줄 알아야하고, 쫓기듯 살며 벼랑 끝에 매달린 삶을 살아야하는 남자.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복학하면 신입생은 복학생이라고 피하고, 사회에 나가려하니 학위없으면 본인 손해고, 졸업하면 취업걱정에 머리속은 걱정으로 도배가 되고.

하지만 굳은 어깨에 무거운 기대를 둘러도 가슴에 가득찬 꿈들은 빛나는 게 남자들 아닌가. 내일은 수퍼스타가 될 거라고 힘을 내라고 응원하고 있다. 끝없는 밥그릇 싸움속에서 살고 있지만서도 당신에게만큼은 듬직한 남자이고 싶다고 말하는 노래. 남자라면 이 노래 듣고 힘내길~

 

04. 드디어 만났다 (feat. Junggigo)
야호! 드디어 만났다. 바로 그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 누구든 계산하듯 자로 재고, 요리하듯 간을 보는게 남자와 여자 사이의 만남이다. 있는 그대로 사랑하겠다는 것이 가장 어려운데, 가사는 말하고 있다. 커피향기 같은 미소가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하고, 있는 그대로 당신을 사랑하고 싶다고.

아픈 이별후에 닫힌 마음을 열라고, 로미오처럼 당신의 마음의 담을 넘어가겠노라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말을 하고 있다. 이 노래 한마디에 여자는 마음이 사르르 녹지 않을까? 특히나 팔로알토의 랩은 마치 고백하는 듯 같다.

 

05. 녀석들 (feat. Junggigo)
남자들은 모임을 가지면 어떤 얘기를 할까? 이 노래를 통해서 남자들의 대화를 살짝 엿볼 수 있었다.

누구는 누구에게 차였더라, 어렸을 적 누구는 이랬지 등... 모임에서 왜 이제야 왔냐고 살짝 푸념하는 듯이 말하는 노래. 녀석들이 아녔다면 자신은 음악도 안했을거라고, 랩도 안했을 거라며 왜 이제야 왔냐며 보고싶었다면서 애교섞인 랩을 하고 있다. 무슨 말을 하든 괜찮다고 친구들에게 말을 하듯 편안함을 주는 노래.

마치 남자고등학교 동창회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곡이기도 하다.  남자들도 수다를 떠는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06. 줄넘기 (feat. Mellow)
제목만 봐서는 상당히 즐거울 법도 한 노래다. 하지만 이 노래는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 고독한 남자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노래다. 외로워서 그리운 건 사랑하는 사람의 숨결이지만, 남자가 엄말찾아 훌쩍이고.
늘 느끼지만 삶은 쉼없이 뛰어넘는 줄넘기라는 걸, 혼자 넘고 넘는 외로운 게임 이라는 걸.
Mellow의 감미로운 피쳐링과 팔로알토의 랩까지 두루 어우러진 노래다. 마음 한 구석의 외로움을 건드는 노래. 줄넘기같은 삶이지만 그래도 하늘에 닿을 것 같아서 더 높이 뛰어 오르고. 곡의 중반에 나오는 노래가사처럼 마침내 하늘에 닿아 이젠 빛나게 날아오르고만 싶다.


07. Positive Vibes (feat. t윤미래)
한숨쉬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노래다. 윤미래의 피쳐링이 흥을 돋운다.
이 곡을 통해 지친 사람들의 마음이 위로되었으면 한다. 마치 슈바이처처럼.
세상은 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법. 슬프게만 보이면 슬픈 세상인 것이다.

생각을 바꿔보자. 즐거운 일 가득한 세상은 내 놀이터라고 생각해보자. 미소를 잃지말고, 웃을 때 제일 이쁘니까. 많은 것들 중 행복은 최고의 기쁨. 노래 하나만으로도 행복해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08. Over The Sorrow (feat. Soulman)
이별 후 친구로 지내는 남과 여. 여자, 남자에게 물어본다.

"이젠 좀 괜찮아졌어?"

남자, 그러면 아무렇지듯 않듯 대답한다.

"좋은 여자 어디 없니?"
연애는 싫다지만 항상 곁에 있어달라는 여자의 쿨한척하는 이기적인 사랑은 둘은 더 힘들게 한다.

메마른 설렘, 서로 엇갈리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잡은 손은 놓지 못하는 남자.  마음 한구석 부서진 심장조각을 추스르며 참아낸 남자. 소울맨의 풍부한 감성의 목소리와 팔로알토의 랩이 만나서 슬픔은 더욱 진득해진다.

 

 

전반적으로 팔로알토의 이번 앨범은 머리 아픈 기계음은 배제되어 있고, 소박하다. 알아듣기 어려운 전문 용어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어려운 주제를 파헤치지도 않다. 그렇다고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사람들, 보통 사람의 소박한 이야깃거리로 이 앨범을 꾸려나갔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감정을 가사로 표현하고, 사람 내면의 깊은 감정을 랩으로 풀어나가며, 솔직한 감성들은 그와 어울리는 코러스로 곡으로 완성해냈다.

또한, Mellow, Soulman, 윤미래, 정기고(aka Cubic), Soul one 등 이미 기량이 인정된 보컬리스트들이 게스트로 참여했기에 더더욱 앨범은 빛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