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통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음악.
언어를 뛰어넘어 감성은 보편적이라고 생각한다. 가수의 감성은 목소리를 타고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그 감성을 거부하기도 하고, 때론 자신을 위한 멜로디같아서 눈물을 짓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여자 가수를 좋아한다. 결코, 노래방에서 부르기 위한 곡 목록을 추가하기 위해 여자가수를 좋아하는 것은 정말정말 아니다. (믿거나 말거나) 남자 가수의 목소리도 상당히 매력이 있으나, 내가 여자라 그런지 여자 가수의 목소리에 묻어난 감성은 나름대로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할까나....
어쨌든, 한때 일본 뮤지션에 푹 빠진 적도 있었으나 그 이후론 일본 가요를 많이 듣지는 않았다. 왜냐? 그러면 우리나라 가수들이 슬퍼할까봐. 하지만 유행이 돌고 돌듯, 내 마음도 돌고 돌아 다시 일본 가수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아니, 그들의 감성에 점점 가까이 다가간다고 할까?
당돌한 아가씨의 섬세한 감성과 가창력을 느낄 수 있었던, JUJU의 앨범.
01. Girls Never Give Up
여자들에게, 물론, 나에게 필요한 노래일지도 모르겠다. 빠른 비트속에 가사도 강렬하다. 물론 제목에 나와있듯이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내용의 노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어떤 내일이라도 새하얀 상태로 온다는 걸 알고 있어". 색깔은 나에게 달려있다는 것. 맞는 말이다. 그렇기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고.
02. 櫻雨 (벚꽃 비)
제목부터 이 봄과 어울리는 노래라는 생각을 했다.
가사나 선율이나 상당히 감성적이다. 벚꽃을 적시는 상냥한 비가 뺨에 따라 내리고,.
마음을 추억으로 만들고 싶지만 할 수 없었던 여자, 겨울이 지나 봄이 되면 스스로 자신에게 이별을 알리고 싶었지만 그러지도 못한.
03. 明日がくるなら Juju With Jay'ed (내일이 온다면 Juju With Jay'ed)
피아노 반주로 시작되는 이 곡도 주주의 감성이 충분히 묻어나는 곡이다. 발랄한 곡보다도 오히려 이러한 발라드가 더 잘 어울리는 목소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이 온다해도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오직 그 사람만 웃어주길 바라니까. 전하고 싶지만 아직 하나도 말로는 잘 할 수 없는 사람의 심정을 담은 노래. 그리고 "여명 1개월의 신부"의 주제가이기도 하다. 레코쵸쿠 착신벨 2009년간 랭킹 1위를 비롯, mora 2009 연간 랭킹 1위를 한 곡이기도 하다.
04. Round & Round
돌고도는 것은 지구뿐만이 아니라, 사랑에 빠졌지만 그 사랑때문에 상처받고 울고 웃고를 반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이 노래에서는 왕자님을 찾지만 결국 찾아오는 것은 구제불능이라는 것. 하지만 이젠 꿈만 꾸는 시절도 끝났고 정신차리기 시작했다는 가사가 재밌었다. 왠지 23살때의 JUJU의 얘기인 것만 같아서.
난? 왕자님 찾는 건 진작에 포기했다. 차라리 내가 왕자를 만들고 말지.
05. 37℃
사람의 체온. 온기만큼 따스한 것도 없다. 추운 겨울날 팔짱끼고 걸어가는 것만큼 따뜻한 것도 없고,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만큼 좋은 것도 없을테니. 하지만 서로가 틀어지고 다툼이 생기고, 지키지 못할 약속까지 한다면 상대방을 더 멀게 느껴질 수도 있다. 처음 손잡을때의 느낌처럼, 어깨에 기댄 온기처럼 그렇게 엇갈림은 웃겨 넘겨줬으면 좋겠다는 노래.
06. いつからか...ずっと (언제부턴가...계속)
친구가 이성으로 느낄때가 아마 한번쯤은 있었을 것이다. 이 노래 역시 그렇다. 언제부턴가 친구가 아니라 연인같이 느껴지는 마음을 표현한 노래다. 더 계속 바라볼 수 있도록 곁에 있으면서 자신의 마음을 믿기 시작했다는 가사가 마음에 와 닿는다.
07. そばにいて (곁에 있어줘)
사랑에 빠지면 아마 그럴 것이다. 떠나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어딜 가든 그 사람 닮은 사람만 눈에 보이고. 이 노래도 그렇다. 맑은 하늘이 아닌 흐린 하늘이라 할지라도 옷이 흠뻑 젖는 격렬한 비라도 변하지 않는 마음을 맹세한다는... 곁에 있어달라고 말하는 노래.
08. I Never Knew ~もしも時間がもどせるなら~ (I Never Knew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이 노래도 발라드라 할 수 있겠다. 비트가 섞이긴 했으나 멜로디는 슬프다. 가사 역시도 슬프다. 짝사랑이 끝나버리는 순간, 좋아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의 것(?)이 되어버리는 순간의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숨기고 있던 마음을, 강한 척 했던 자신의 마음을 다 말해버리겠다는 노래~
09. S.H.E.
마음속의 그녀가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든다는 노래. 아마 또다른 자신이 커간다는 노래가 아닌가 싶다. 물론 그녀가 자신일 수도 있고, 다른 그녀일 수도 있지만서도.. 해석이 분분한 노래는 하나쯤은 있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10. ガ-ベラの花 (거베라 꽃)
거베라 꽃이 시든 때, 사랑도 떠났다. 꽃도 만날 수 없고, 그도 만날 수도 없다. 그 사람이 웃는 타이밍도, 흘리는 눈물의 행방을 알고도 있는데, 그렇게 떠나버린. 나중에서야 자신이 지나쳤음을 알게 되는, 자신이 진정 바라던 건 뺨에 사르르 닿는 그의 손길이라는 것도.
11. Ready For Love
사랑에 빠질 것만 같은 발랄한 감성을 담은 노래다. 그리고 자신에게 눈을 떼지 말아달라는 귀여운, 애교 넘치는 노래다. 양보도 할 수 없으니 자신만 바라봐 달라는 노래.
12. ほんとうは Feat.Monch(Ramwire) (사실은 Feat. Monch(Ramwire))
사람들은 마음과 다른 말은 한다. 겉으론 강한척 하지만 사실 속은 약하고. 이 노래 역시 그 말을 하고 있다. 사실 상대방이 없으면 웃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데, 안 그런척 미안하지도 않은 척. 속은 미안해 죽겠는데 말이지. 결론은 그거다. 미안하니 당장 만나자는 것.
사랑에 빠지면 그럴 것이다. 연결되지 않는 전화는 가슴을 조이고, 상대방이 아니면 모든 것이 다 부족한 듯 공허함까지.
13. Bouquet
부케. 결혼식에서 신부의 손에 살포시 든 부케를 연상시키는 노래. 같은 꿈을 꾸는, 같은 내일을 꿈꾸는 연인을 노래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든 것은 아마 일상속에서 행복을 찾아내는 것이다. 물론, 가사의 끝에서 보면 "사랑할 사람이여"라는 말이 나오는데, 아마 JUJU의 바람이 아닐까란 생각도 해보고. 앞으로 그녀가 사랑할 사람이 누가 될지도 궁금해지는 노래이기도 했다.
14. 夜の果て (밤의 끝)
밤의 끝은 아침일 것이다. 아니 새벽? 이 밤의 끝을 방황하는 사람은? 아마 괴로운 심정으로 방황을 하겠지. 12살때 재즈 뮤지션을 꿈꿨다는 그녀, 18살에 뉴욕으로 건너가 다양한 음악을 섭렵하는데. 이 곡은 재즈풍의 반주로 시작하고, 그런 분위기를 곳곳에서 풍긴다. 재즈하면 걸쭉한 목소리에만 익숙했었는데, 여린듯하면서 촉촉한 그녀의 목소리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렸다.
15. Take Me Higher
하늘을 다 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 노래도 그렇다. 언젠간 다 보지 못한 하늘을 넘을때까지 끝없는 여행은 계속되고 마음의 열쇠를 푸는 순간 두려운 게 없는 자신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자신에게 다짐하는 노래. JUJU의 목소리가 약한듯 하면서도 강하게 들렸던 곡이다.
16. Present
과거의 선물은 바로 현재라는 것. 묶었던 마음을 풀면 감쌌던 슬픔을 벗겨내면 보인다는 선물, 바로 현재다. 슬픔을 벗겨내는 손으로 운명을 옮기고, 다시 그 손은 미래를 바꾼다는... 가사가 상당히 마음에 드는 곡이다. 물론 이 곡은 2009년에 발표돼서 팬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왔다고 하는데...
가사도 가사지만, 노래 한 곡 한 곡마다 매력이 넘친다. 물론, 일본 음악이 낯선이들에게는 이 앨범 역시 낯설게 다가갈지 모르나, 이 앨범을 듣고나면 왜 이 JUJU란 가수가 일본에서 유명한 지, 그녀의 노래가 인기를 끄는지는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참, 앨범 쟈켓은 나비가 날아다니고 꽃이 흩날리는 노란색의 뉴욕의 거리속에 서 있는 JUJU의 모습인데.
약간 조잡해 보이기도 하나, 의미를 담고 있는 듯도 하다. 나비와 꽃이 흔히 사랑을 상징한다고 하듯이,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 연인의 사랑, 짝사랑 등 사랑에 대해 담고 있고, 그리고 배경인 뉴욕은 그녀가 음악을 공부했던 곳을 말하는 것 같다.
그녀의 음악적 욕심, 풍부한 감성, 가창력을 느낄 수 있었던 앨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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