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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계의 후레쉬맨이 되고픈 네 명의 힙합악동 - Fresh boyz

꼬양 2010. 7. 15. 07:30

가끔 화가 나면 목에 핏대를 세우고 소리소리 지르기도 한다. 가끔 이리저리 주절대고 싶을 때도 있다. 이럴때 강렬한 사운드의 힙합을 들으면 괜히 내 이야기를 이들이 대신 해주는 것만 같아서 속이 시원할 때도 있는데.

무료한 일상의 하루,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자신들이 음악계의 "후레쉬맨"인 것 마냥 신선한 힙합을 외쳐대는 4명의 힙합전사(?)의 음악을 듣게되었다.

이름하여 "fresh boyz". 음악을 듣기전의 생각은 이랬다. "안 신선하기만 해봐!"

과연 이들의 음악은 어떤 느낌으로 어떻게 다가왔을까?

 

 

 

01. Fresh Everyday (Feat. YDG aka 양동근)

간만에 들어보는 양동근의 읇조리는 듯한 랩이 인상적이었다. 한때 인기였던 "후레쉬맨"의 주제가를 떠올리는 곡인데, 제목처럼 "후레쉬맨"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고 한다. 프레시 보이즈는  지구영웅 "후레쉬맨"처럼 음악계의 영웅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반영한 곡인것만 같다. 다만, 강렬한 신스 사운드는 기계음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살짝 거슬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첫곡부터 아주 강렬하게 시작해서 깜짝 놀랐다.

 


02. 출동! Fresh

짧게 말하자면 신선한 노래라고 말할 수 있겠다. 더 자세히 말한다면 신선하지만서도 게임음악을 듣는 것만 같은 느낌의 곡이라는 것. 프레시 보이즈의 4인 4색, 각각의 개성을 담은 랩이 펼쳐지는 곡이라고 생각된다. 힙합이 늘 그렇지만서도 이 노래의 리듬은 상당히 경쾌하고, 신난다.

당당한 프레시 보이즈를 가사에서 느낄 수 있는데., 세상이 너무 힘이 들면 손을 위로 뻗어서 프레시 보이즈를 부르라고 한다. 반복되는 이들의 외침에 내가 "출동"이라고 외치면, 정말 프레시 보이즈가 올까라는 엉뚱한(?) 상상도 해본다. 이들의 노래를 부르면 힘든 걸 좀 견딜 수 있을까? 노래를 통해 그나마 힘든 세상 탈출해보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03. Melody (Feat. 길미)

이 앨범의 타이틀곡이기도 한 'MELODY'.

피쳐링으로 길미가 참여했다. 길미는 내가 상당히 좋아하는 가수이기도 하다. 길미가 어떻게 이 앨범에 참여했는지도, 길미의 박력있고 힘있는 보이스가 프레시 보이즈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도 상당히 궁금했었다. 커플간의 가슴 두근거리는 사랑이야기를 힙합으로 풀어냈는데 상당히 은은하면서도 제목처럼 멜로디가 인상적이었다.

길미와 후레쉬 보이즈 멤버들의 주거니 받거니하는 호흡은 너무나도 안정적이고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특히나, 마지막 가사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내 전부와도 바꿀 수 있어. 널 내게 내려준 하늘에 감사해. 이전 너만을 위해 준비한 내 멜로디. 죽을때까지 난 너만을 사랑해" 

 


04. LEMMESEE

"Let me see"?  아니 "Lem me see". 뻔한 노래가 아니라 가슴에 불을 지필 노래라고 프레시 보이즈는 말하고 있다. 발 밑에 팬들은 너무 뜨겁고, 힙합을 좋아한다면 똑같이 흰색 티셔츠를 걸치고 따라 불러주길 바라는 노래다.

힙합으로 여자들에게 프로포즈를 한다고 말한다면 될까?  "이쁜이들 다 손잡아줄까". 역시 남자라서 힙합으로 작업을 거는 노래? 뭐 어때, 힙합하면 사랑도 못하랴. 힙합으로 프로포즈를 해도 되는 거고, 작업을 걸어도 되는거지.

 


05. 먹보 (Feat. Juvie Train Of Buga Kingz, Bizzy, Dead’P, Deepflow)

제목만 봐서는 딱 욕심쟁이를 떠올렸다. 앨범 재킷을 보면서 웃음이 빵 터지기도 했다. 피자를 잔뜩 든 멤버의 모습을 보고서는 말이다. 역시나 제목처럼 노래도 상당히 욕심이 많다. 음식을 다 먹어치우는 먹보처럼  세상을 모두 집어삼켜버리겠다는 각오를 담은 곡이다. 반주는 정말 비장하다는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곡에서는 쥬비트레인과 비지, 데드피, 딥플로우까지 8인의 랩 릴레이가 펼쳐진다.

 

 

프레시 보이즈(Fresh Boyz)는 이효리, 은지원, 양동근, 부가킹즈 등 국내 최정상 아티스트의 앨범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아온 멤버들로 이뤄진 프로젝트그룹 이다. 이효리의 4집 타이틀곡 “Chitty Chitty Bang Bang”의 피쳐링 랩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리더 씨제이(Ceejay)를 비롯해 은지원의 “Out Of Control”에 피쳐링한 놀부, 솔로 앨범으로 마니아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제이켠(J’kyun), 양동근의 “개키워”에서 호쾌한 랩을 선보였던 랩퍼 권사장으로 이루어진 4인조 힙합그룹이다.

나름의 인지도가 있는 랩퍼들로 이뤄진 그룹이기에 곡의 완성도는 높은 것 같다. 목에 핏대 세워서 독설을 퍼붓는 힙합도 있지만 길미가 참여한 "멜로디" 이 곡처럼 은은하면서도 편안한 곡이 있어서 이 앨범은 나름대로 매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힘이 넘치는 힙합, 신선한 힙합이었던 이들의 앨범. 제작기간이 3년이나 걸린 이 미니앨범은 멤버들의 각양각색의 매력을 한껏 담아낸 것 같다. 

 

그나저나 가장 궁금한 건...

이들은 음악계의 후레쉬맨이 될 수 있을까? 지구를 수호하는 악동 후레쉬맨이 될것만 같기도 하다.

정말 신선한 힙합 악동들의 음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