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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잉크가 묻은 가사, 6년만에 만난 그의 힙합세계 -더블케이

꼬양 2010. 7. 16. 07:30

더블 케이. 힙합계의 실력파 꽃미남뮤지션이라 불렸던 사람(?) 아니 뮤지션이다. 물론, 지금도 그러리라 믿는다. 

2004년 1집 앨범 'Positive Mind' 로 데뷔한 후 한동안 보이질 않았다. 몇 년이나 흘렀을까? 벌써 2010년, 그의 음악은 언제 듣나 생각을 했는데 다시 그가 돌아왔다. 6년 만에 정규 2집 음반 'INK MUSIC'으로.

 

왜 이 음반이 잉크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음반의 전곡은 더블 케이가 직접 펜에 잉크를 묻혀 쓴 가사들로 채워져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얼마나 준비를 많이 했는지 무려 17곡이나 수록돼 있고 각 곡마다 완성도는 뛰어나다.

그의 잉크로 가득한 2집 앨범, 그의 힙합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01. Intro
02. Follow

노래는 상당히 신나며 리듬도 가볍다. 하지만 난 처음 듣는 순간 트위터를 떠올렸던 곡이다. 왜 팔로만 들으면 난 트위터를 떠올리는 걸까. 어쨌든 이 곡은 더블K를 기다린 팬들에게 말하고 있다. 거품빠진 숙성된 와인처럼 우려낸 앨범이며 철학이며 경험 생각 느낌, 사랑, 고통, 인생이 담긴 음악이라고 말이다.

 
03. on Fire

제목처럼 가사도 뜨겁다. 노래를 부르는 떠블이(더블K의 별명)의 열정처럼 상당히 뜨거운 노래다. 좁은 그릇에 가두지 말고, 액자에 끼워 맞추지 말라며 자신은 불타는 fire라고 말하고 있다.


04. Seoul(Feat.Ali)

더블K는 서울이 고향인가보다. 자신이 뼈를 묻을 고향이라고 가사에서 말하는 걸 보니. 코도 베어갈 테크노처럼 빠른 삶의 템포를 가진 리듬의 도시 서울. 해가 지지 않는, 밤의 도시이며 밤새 쉬지 않는 빛의 거리의 서울을 말하고 있는 노래. 알리의 피쳐링과 더블K의 랩이 무난하게 잘 어울렸다.

 


05. Favorite Music(Feat.길학미)

피쳐링이 길학미라서 더더욱 기대가 되었던 노래. 요즘 길학미의 노래에 완전 빠져버린 나로서는 가장 기대를 했던 곡이다. 가사도 그렇거니와 멜로디도 마음에 들었다.

사랑에 빠지면 Favorite Music처럼, 자신의 18번 곡처럼 연인도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어쩌면 더블K는 팬들에게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을 크게 불러주고, 팬들의 얘길 들려달라고 말이다.

 


06. Tragedy(Feat.Tablo, Yankie)

제목이 나타내듯이 상당히 비극스런 노래다. 가사도 약간은 우울하다. 

세상을 비판하는 노래다. 노력에 댓가도 없이 항상 바쁘게 보내고, 악플에 시달리고 그렇게 세상을 마감하고. 타블로와 양키의 피쳐링이 너무나도 반가웠던 곡이었다.

 


07. 요즘(CRAZY)

요즘 사람들은 어딜가나 돈, 지갑의 두께는 사람의 성품, 죽어도 목매는 건 명품... 맞는 말로들로 표현된 곡이다. 세상은 참 미쳐가나 싶은데, 이런 곡을 들으니 씁쓸하기도 했으나 내가 할 말을 더블K가 다 해주는 것만 같아서 속이 시원하기도 했다. 별다른 멜로디는 없고, 비트속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더블K의 랩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곡이었다.

 


08. Let's go shopping(Feat.길학미)

쇼핑하러 가고 싶어지는 곡이다. 길미가 감미로운 목소리로 "쇼핑가자"라고 하는데 안 갈 사람이 어딨겠는가. 같이 쇼핑을 가려고 기다리는 남자가 정말 이런다면 얼마나 좋을까. 모든 여자들의 소망이라고 생각된다. "전부 다 계산해 줄게, 니 외로움도 새거로 배상해줄게 너으 기스난 맘도 진짜가 되줄게 저 매장안에 명품 백처럼." <- 이 가사 특히나 마음에 들었다.

 


09. Playa love(Feat.린)

사랑을 하면서 서로에게 가장 무리한 부탁이라고 한다면 "다른 여자 전화번호 모두 지울 수 있겠니?"라는 말일것 같다. 하루종일 내 생각만 해줄 수 있겠냐는 부탁은 물론 들어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이곡에서는 믿을 수 있게 좀 더 다가와달라고 play boy에게 말하고 있다. "자기야 여보야"노래만 듣다가 갑자기 더블K의 음반에서 린의 목소리를 들으니 색다른 느낌이었다.

 


10. Rock Star

일렉 기타와 어쿠스틱 기타까지 기타음이 어우러진 노래. 그리고 비트음이 더블K의 랩과 함께 적절히 조화된 곡이다. 후크송처럼 반복되는 랩이 있어서 상당히 중독성이 있다. 듣다보면 똑같이 따라하고 있다. "잼잼잼 파파파티" 이렇게 말이다.

 


11. Advice(Feat.Sean2Slow,도끼)

노래의 초반부는 상당히 극적이다. 노래는 극적으로 시작하고, 가사는 정말 비장하다. 나한테 충고하는 느낌으로 들었던 곡이다. 

정체모를 문화에 절대 흔들리지 말자고 외쳤지만 그래도 입지는 좁아지는 현재의 위치. 힙합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니 더 나아가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할 것이다. 뮤지션들에게 하는 충고인 것만 같다.


12. Damn U(Feat.Bizzy B)

더블K가 랩은 예전부터 강하게 해 왔지만, 이 곡은 참 강렬한 가사로 가득찬 곡이며 랩도 세다. 한마리도 말하자면 힙합을 악용하는 짝퉁(?)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진정한 힙합 뮤지션이라면 노할만도 한 게 요즘의 힙합 현실이 아닌가 싶은데... 가사는 그렇지만서도 중간중간에 들리는 스크래치 소리, 신나는 비트까지 겸해져 정이 담뿍 들어가게 하는 곡이다.

 


13. Fake Drama(Feat.Rado)

rado의 코러스로 시작되는 노래. rado와 더블K의 랩이 어울려서 한곡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제목처럼 너래의 질은 fake drama는 절대 아니다. 사랑을 믿고 다 바친 남자가 상처를 입고 독백을 뱉어내는 노래다. 상처를 입었고 자유를 찾아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는 남자를 그리고 있다.

 


14. 검은 눈물(Feat.Ali)

요즘 사랑은 인스턴트이며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다분하다. 가벼운 만남에 사랑에 빠졌고, 이 남자가 다른 여자 품에 안겨 자신을 잊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검은 눈물을 흘리는 여자의 마음을 담은 노래다. 이런 심정인 여자들 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알리의 목소리가 슬프게 느껴지는 곡이었다. 알리가 가진 목소리의 감성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15. 너의 숨결

색소폰 소리로 시작되며 정적인 비트와 나긋나긋한 더블K의 랩이 상당히 부드럽다.  감미로운 멜로디처럼 감미로운 랩을 하는 더블K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곡이다. 박글라라의 코러스도 상당히 부드러웠다. 졸릴 때 듣다보면 색소폰 소리가 정말 숨소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제목이 너의 숨결인걸까? -_-;

 


16. 고해성사(Feat.정표)

김수환 추기경님의 인터뷰를 샘플링한 곡. 실제 인터뷰를 샘플링 한 곡은 이 곡이 처음이 아닐까 싶다.

가사가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삶이란 때론 파도에 휩쓸리는 배, 그처럼 이끌려가는 난 길을 때로는 잃어버리고 왜 여기왔는지도 모를때가 있는 법. 더블 K의 고해성사를 듣다보니 나 역시 고해성사를 해야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17. Bonus Track - Mic를 잡는 매 순간

앨범을 사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때는 보너스 트랙을 발견할 때! rado의 코러스와 더블K의 랩은 역시 환상의 조합인 것 같다.

 

 

더블K는 6년간 무엇을 하며 지냈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그저 놀았을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보니 그는 쉰 것이 아니라 많은 뮤지션들과 음악 작업을 해왔다, 정말 반전아닌 반전이 아닐 수 없다.  바비킴을 비롯해서 타이거JK, 리쌍, 은지원, 에픽하이, 다이나믹듀오, 이효리, 왁스, 린 등 국내 정상의 뮤지션들의 앨범 작업과 콘서트를 같이 하면서 그의 음악을 넓혀왔던 것이다.

6년이란 긴 시간을 준비해 온 만큼 예전보다 한결 더 깊어진 랩으로, 그의 인생, 생각, 행동, 말 모든 걸 녹여 담아낸 가사들로 채워진 앨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