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제주

아이들의 소망이 가득한 그 거리 /제주남초등학교 골목길

꼬양 2010. 2. 19. 17:59

요즘들어 길에 참 관심이 많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걸으면 길이 단순한 길이지만 주의를 꼼꼼하게 살펴서 걷는다면 뭔가 새로운 게 보이는 게 길인 것 같습니다.

 

모처럼 명절이라 제주도에 내려갔었죠. 집에서 중앙로까지 가려면 여러가지 방법이 있으나 나름 지름길로 간다고 거쳐가는 곳이 남초등학교입니다. 이 길을 걸을때마다 카메라를 안 갖고 온 것을 후회했었습니다.  이번은 작정하고 사진을 찍어왔어요. 다른 벽화길도 찍어보려했으나... 이번 명절에는 비가 와서... 다음 명절을 기약합니다.. 그럼 설? -_-; 아직도 까마득하군요.

 

어쨌든, 제주시에는 동서남북 4개의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지금 제주목관아지 뒤로는 북초등학교가, 용담에는 서초등학교, 중앙병원 근처로는 동초등학교 그리고 예전 제주대학병원 뒤로 조금만 가면 남초등학교 이렇게 있죠.  각 학교마다 담장이 없는 건 사실이지만, 초등학생들의 그림 실력까지 뽐내며 걷고 싶게 만드는 거리를 만들게 하는 센스가 보이는 길은 아마 이곳뿐이 아닌 가 싶었습니다.

 

 

이땅에 더불어 사는 우리, 참 마음에 와 닿는 문구죠? 퍽퍽한 세상에 그나마 아이들은 위안이 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학교 정문 옆에는 작은 쉼터가 있는데 그 쉼터에 적혀진 문구입니다.

 

남초등학교 옆 인도입니다. 오른쪽으로는 펜스가 쳐져있죠. 아이들의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서도 있지만 차들이 인도로 진입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합니다. 요즘 어딜가든 불법주차가 좀 만연하긴 한데.. 개구리 주차를 막는 방법이기도 하죠. 인도에 다리 한쪽을 터억 걸쳐놓는 개구리 주차.  

 

 

길에는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 돼 있습니다. 각 작품마다 이름이 적혀있죠? 아이들의 생각을 살포시 훔쳐볼 수 있기도 합니다.

우리 어린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자라는 지, 그림을 통해서 알 수 있죠.

 

 

 

항상 웃는 얼굴. 이거 참 하기 힘든데.. 이 어린이는 항상 웃는 가 봅니다. 아니면 소망?

 

 

 

 

간혹... 상상력이 너무 뛰어난 아이들도 만납니다. 도통 이해가 안되는데.. 이 작품은 해설이 필요한지도?

 

 

여긴 애국심이 너무나도 뛰어난 어린이예요~ 대한민국 미래는 참 밝다는 생각도 해보아요~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갑자기 그 문구가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요? -_-;

 

 

어린이 보호구역, 스쿨존 지대라서 그런걸까요? 신호등도 참 아기자기 합니다. 가로등도 파란색, 미소도 있고, 전신주에는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 몽실몽실 떠가구요~

 

 

쪼그려 앉아서 간신히 찍은 사진입니다. 담장없는 학교다보니.. 담장이 있다고 해도 정말 앉아서 쉴 정도의 높이입니다. 그 높이에 아이들의 그림을 해놓다보니 정말 땅을 보면서 걸어야합니다. 키가 크신 분들은요`

 

 

오리 날다  노래를 연상시키는 병아리 날다, 하긴~ 1학년 입학 당시 병아리라는 표현을 하죠. 삐약삐약 병아리.

병아리 날다~~! 근데 병아리가 날면.. 병아리가 아니지 않을까요? -_-; 엄마 닭은.. 완전 좌절할텐데...;;

 

 

자연과 사랑이 더불어 산다는 걸 표현하고 싶은가 봅니다. 사람이 아닌 사랑이!

 

 

헉! 이 그림 보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분명 토끼인데... 너무 사람같았습니다. 조폭 토끼라고 하면 딱 좋을 것 같다고 해야하나...

살짝 아쉬운 점은... 타일이 때가 묻었다는 것.. -_-; 연휴라서.. 청소하는 학생이 아무도 없었나봅니다.

 

 

브이를 하고 있는 3명. 그 중 자신이 최고라고 하고 있는데... 웃음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_-; 뭐~ 웃는 게 좋은거니까요~ ^^

 

 동시를 적은 친구도 있더라구요~ 빛이 살짝 바랜 싸인펜 글씨.. 제일 아래에 그려진 다정히 손잡고 가는 모습에 마음이 쨘하더군요.

진실한 친구를 만나는 건 힘듭니다. 저 역시 손잡고 같이 다니던 친구가 있었죠. 지금은 나이가 먹었다고 손도 안 잡으려고 합니다.

여자손 잡고 다니게 생겼냐고, 남자 손 잡고 다녀도 모자를 시간에 서로 징그럽다고 저리가라고 손사레치며 말을 해도 서로가 마음의 손은 놓지 않고 있죠^^

친구를 떠올리게 한 어린이의 작품...

 

 

남자어린이들의 애국심은 정말 뛰어난 것 같습니다. 태극기가 자주 보이고, 지도도 보이더라구요~

근데 황해에 하얀건 뭘까요? 백령도? 강화도? 

 

 

환경사랑도 엿볼 수 있구요~ 우리나라 자연을 지키는 데 앞장설 것 같은 어린이. 환경운동가 한 명 이 학교에서 배출될 것 같습니다.

 

 

간단하면서도 뜻을 담고 있는 이 작품! 해피!!!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데일카네기의 말을 언급하긴 했지만.. 표정이 참... 리얼합니다. "데일 카네기의 모습이라고 그린건 아니겠지?" 머리속에 물음표 한가득 떠올리게 하는 그림.

나름 깜찍하죠? 옆에 꽃이 참으로 정교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교 앞에 있는 건널목. 건널목도 아기자기 하죠?

 

 

 

어린이들의 소망, 꿈을 엿볼 수 있는 거리였습니다. 이 학교는 제주형 자율학교로 선정됐지요.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해 제주지역의 차별화된 교육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정된 학교죠^^

담장이 없다보니 학생들의 수업 받는 모습을 길을 걷다가 볼 수도 있고.. 어릴 적 초등학교 다닐때를 떠올리기도 하고....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거리.

늘상 걸었던 거리지만...

모처럼 제주도에 가서 그런걸까요? 정말 새롭게 보였던 곳이었습니다.

 

우리 어린이의 소망처럼 세상도 환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