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스크린 세상-영화보기

웃음과 감동,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영화 "들어는봤니? 모건부부"

꼬양 2010. 2. 4. 16:09

 <daum 무비로거 꼬양입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을 느끼고 하는 결혼.

사랑 없는 결혼이란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배우자의 외도로 무늬만 부부지 실제로는 남과 같은 생활을 한다면? 정말 무의미하겠지.

근데 그런 부부가 저 멀리 들어보지도 못한 지도 검색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어디 변두리 촌구석으로 보내진다면?

 

그런 부부, 뉴욕에서 정말 잘 나갔던 엣지 커플의 깡촌생활 스토리, "들어는 봤니? 모건부부"!

정말 들어는 봤니?

 

 

<줄거리>

엣지 커플의 깡촌 생활이 시작된다!

 

뉴욕시가 인정한 실력있는 부동산 중계업자 메릴 모건(사라 제시카 파커)과 잘나가는 변호사 폴 모건(휴 그렌트)은 흠 잡을 데 없어 보이는 완벽한 선남선녀. 하지만 법적으로(!) 부부인 이들은 폴이 저지른 한 순간의 실수로 몇 달째 별거 중이다. 폴은 메릴의 마음을 되돌리려 하지만, 점심 저녁으로 꽉 찬 살인적인 스케줄마저 둘 사이를 방해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극적으로 데이트에 성공한 폴과 메릴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후 귀가하던 중 보지 말아야 할 광경을 목격하는데……바로, 살인 현장에서 범인과 눈이 마주쳐 버린 것! 이제, 완전 범죄를 꾀하는 국제적 킬러가 두 사람을 쫓기 시작하고, 폴과 메릴은 서로 간에 껄끄러움이 남아 있는 채로 FBI의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의해 생면부지 외딴 깡촌으로 함께 보내지는데…

 

 

착한 영화, 단순한 구성. 그속에 숨어있는 코믹 코드

미국 언론은 영화의 제목을 패러디해 "들어는 봤니? 모건부부" 대신 "들어는 봤으니 됐고!’"정도로 평가가 그리 좋게는 하지 않았다. 물론, 나 역시 영화를 보기전에 그 기사부터 읽어서 영화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영화는 의외였다. 의외로 재미있었고, 단순하고 착한 스토리속에서 전달할 메시지는 잘 풀어나가고 있었다.

물론, 감독의 전작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그 영화에 푹 빠져서 기대를 했었더라면 이 영화에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남편의 바람때문에 별거 중인,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가 FBI 보호 프로그램때문에 와이오밍이라는 듣도보도못한 촌구석으로 함께 지내면서 서로 의지하게 되고, 결국 마음을 열고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는 이야기. 너무 착한 스토리다. 

스토리도 착할뿐더러 이 영화의 뼈대, 골격은 단순하고 선명하다. 그렇다고 단순해서 재미없는 건 아니다. 나름 보는 재미도 있다. 시골생활에서의 자잘한 소동 등은 웃음을 유발한다.

특히, 휴 그랜트와 곰의 대화. 곰과 대화를 나눌 줄이야. -_-; 이 부부가 생활하는 곳은 야생곰이 자주 출몰하는 곳이다. 곳곳마다 곰 퇴치 안내문이 붙어있을 정도인데, 폴(휴 그랜트)는 곰과 마주하게 되고 침착하게 메릴(사라 제시카 파커)은 퇴치법을 알려준다. 퇴치법도 좀 웃겼는데, 곰에게 말을 걸어 곰을 화나게 하지 말라는 건데... 겁에 질린 폴은 하나도 반갑지 않으면서 말로는 곰에게 반갑다면서 말을 건다.

"내 아내가 PETA 회원이야. 나도 곧 가입할거라구"

여기서 페타란? 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_-;

근데 폴이 페타에 가입했는지 안 했는지 모른다~ 정말 나중에 가입했을까?

 

 

들어는 봤니?

모건부부의 결혼서약

로맨틱 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사랑을 어떻게 그려내느냐, 사랑을 확인하는 것을 어떻게 할 것이냐. 그 "어떻게"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이 영화는 장소 활용을 적절히 했다고 본다. 별 하나 안보이는 뉴욕과 달리, 깡촌의 밤하늘은 정말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은 온통 별천지인데... 그 분위기가 이 부부가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영화를 보는 내 마음마저 설레게했던 부부의 결혼서약. 두 사람의 사랑이 여실히 드러났던, 정말 행복했었던 부부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메릴이 준비한 결혼 서약은 세익스피어 소네트 중 하나다.

"참된 사랑의 결합에 장애를 허락치 않으리.

일렁일 때 변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오, 님따라 변하는 것도 사랑이 아니오.

오, 사랑은 변치않는 지표이니 폭풍우 속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으리라."


그리고 폴의 서약. 정말 찡하면서도 웃음을 빵 터뜨리게하는 긴 멘트.

"그대 엉덩이에 영원히 감탄할 것이며 따뜻함과 위트에 감사하며 동물학살자를 용서하지 않는 신념과 그대 지혜와 웃음에 감탄하고 요리 못하는 능력에도 감탄하리라. 평생 그대의 친구가 되고 내 아내가 되도록 바보로 만들어준 그대가 부정하는 신에게 감사하노라"

서로의 허물마저 감싸안고 사랑하기로 마음 먹었던 두 사람. 대화 단절, 바쁜 생활속에 파묻혀 서로는 이 사랑의 서약도 잠시 잊고 살았던 것이었다. 서로의 실수도 있었지만.

 

모건 부부가 다시금 서로의 사랑을 깨달아가는 모습을 보며 많은 커플들은 공감대를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커플 사이에서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는 과정만큼 힘든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진심을 느꼈을때만큼 가슴이 벅차오를때도 없을 것이다.

 

추운 겨울날, 봄바람처럼 웃음, 감동 더불어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영화.

들어는 봤니 모건부부.

 

메릴이 준비한 결혼서약 멘트가 떠오른다.

사랑은 변치 않는 지표.

나에게도 그 지표가 단단하게 자리 잡을 날이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