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제주

풍뎅이가 들려주는 톨스토이 단편소설 (프시케월드/제주여행)

꼬양 2010. 1. 12. 11:16

러시아의 소설가ㆍ사상가. 도스토예프스키, 투르게네프와 더불어 ‘러시아 3대 문호’로 일컬어지는 톨스토이.

톨스토이의 단편소설을 참 많이 읽었습니다.

러시아 민화에 기반을 둔 "바보 이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간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등과 같은 짧지만 진정한 교훈을 주며 삶의 의미를 반추하게 하는 작품들을 써내기도 했죠.

톨스토이의 작품을 어느 정도 기억하시나요?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도 어렵다고 느낄수도 있겠습니다.

톨스토이의 작품이 그림책으로도 많이 나왔지만, 박물관에서 직접 보면서 쉽게 이해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단 생각을 해봅니다.

 

나비들로 가득찬, 곤충들이 주인공인 프시케월드에서 톨스토이 단편소설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소설을 읽게 되었어요~ 물론.. 주인공은.... 곤충. 풍뎅이예요~ㅎㅎ

주인공이 풍뎅이라는 것도 신기하고, 톨스토이 소설을 쉽게 풀어놔서 정말 "와우~"탄성을 질렀던 곳.

톨스토이 단편 소설을 잠시 읽어볼까요?

 

 

 

러시아의 어느 조용한 마을에 파홈이라는 농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머슴살이 끝에 어느 정도의 돈을 모으게 되었고 볼가 강을 건너 어떤 마을에 가면 땅값이 싸다는 소문을 듣게 됩니다.

그곳으로 이사를 가서 이사를 하여 편히 살리라 마음을 먹었죠.

 어느날, 길을 지나던 나그네 하나가 그의 집에 들려 보드카 한잔을 얻어 마시며 솔깃한 이야기를 합니다.

(풍뎅이가 보드카를!! 말도 안되능!-_-;)

나그네는 바시키르란 마을에 가면 땅을 헐값으로 가질 수 있다며 증빙서류까지 보여주고 갑니다.

그냥 말이었다면 뻥이라고 흘렸겠지만, 무엇보다도 서류의 힘이 컸습니다-_-;

어쨌든... 나그네로 인해 풍뎅이 파홈은 심하게 흔들리죠.

 

 

 

 

파홈의 마음은...

정말 땅을 향해 기웁니다. 와르르르~ 마음 무너지는 소리가 이곳까지~

파홈의 꿈은 이루어질것인가?

 

들뜬 마음에 걷잡을 수 없었던 파홈은 그길로 당장나와 일주일동안 걸어서 바시키르에 도착합니다.

 

도착하니 이장이 그에게 말을 하죠.

 

"해가 뜬 후에 이곳을 출발하여 당신이 갖고 싶은 만큼의 마을표시만 해놓으면 그것은 당신의 땅이 됩니다.

값은 하루분에 천루블이 됩니다. 다만 해가 질때까지 출발점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그 모든 것은 허사가 됩니다"

 

 

파홈은 해가 뜨기 무섭게 재빨리 땅을 표시하면서 다녔습니다.

식사도 하지 않은 채 허기진 배를 마른빵으로 끼니를 때우며

보다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기진맥진 해가 질때까지 달리는데요.

 

 

그는 꽤나 넓은 땅에 선을 긋고 있었죠. 이윽고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그는 정신없이 출발점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돌아오는 길가에 많은 사람들이 격려를 해주나...

사력을 다해 달린 파홈은 간신히 자신의 모자를 걸치며 쓰러집니다.

 많은 땅을 차지하게 된 파홈을 보며 구경을 하며 응원하던

군중들은 파홈을 보며 환호합니다.

"축하해요~~~~"

 

 

 그러나 파홈은 시간이 지나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머나.. 어떡해~~~

 

 

 

 결국 많은 땅을 갖기 위한 파홈의 과한 욕심은 자신이 그어 놓은 많은 땅 한켠에 자신의 몸뚱이 하나가

들어갈만한 작은 구덩이만큼밖에 되지 않았던 거죠.

 

그 구덩이 만큼이 그에게 필요한 땅의 전부였습니다.

 

 

이 밖에 여러 단편소설, 일리야드까지 곤충을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바로 이 프시케월드에서는 말이죠^^

 

 

일리아드 오디세이, 쁘리뽀나의 욕심, 벅스라이프 등 신화속 이야기와 창작동화 두편을 텍스트와 함께

전시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홍일점 일락나비의 사랑, 베냉 스토리 등 참다운 삶의 지혜와

흥미롭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던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곤충을 인간들 삶과 연계해서 패러디해서 전시하고 있기도 하고

나비, 곤충의 기원과 역사, 상식, 생활사 등을 배울 수 있기도 합니다.

 

 

 

 

 

 

나비와 곤충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던 곳.

아이들에게도 유익하지만 어른들에게도 상당히 인상깊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 처음 개관당시에도 방문했지만, 다시 또 방문하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톨스토이 단편소설을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한없이 커져만 가는 인간의 욕망에 비해 늘 말없이 같은 모습으로 머물러 있는 자연.

사람들은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오랜 세월, 가축을 기르고 밭을 일구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사람에게 욕심이 생기면서부터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는 다툼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은 땅이 아닌 집과 자산으로 채워질 수 없는 욕망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있고,

아이들은 어른들의 잣대에 맞춰 욕심을 부리며 사는 것이

성공적인 삶의 발판이라고 배우고 친구들과 경쟁하고 또 경쟁해야만 하지요.

하지만 정말 인간에게는 그렇게 많은 것들이 필요할까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