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북부와 함경도 지역에서 많이 잡히는 명태. 명태의 새끼(?)를 노가리라고 부른다는 건 아실겁니다.
명태의 이름은 참 다양하죠. 가공방법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곤 합니다.
얼리지 않은 것을 생태, 말려서 수분이 말끔히 빠진 것을 북어, 반쯤 말린 것을 코다리, 겨울철에 잡아 얼린 것을 동태라고 부릅니다.
무슨 이름이 이리 또 많은지..
그리고 북어는 따뜻한 바닷바람에 한 달 정도 말려 생산합니다. 황태는 깨끗한 민물에 하루이상 담가 염분을 제거한 뒤 눈이 많이 내리는 추운 고산 지역에서 두 달 이상 건조해 생산하지요.
황태는 일반생선보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일뿐 아니라 칼슘과 아미노산 등도 풍부해 건강식품으로 손꼽힙니다. 일반적으로 흰살 생선은 단백질이 풍부하고 지방이 적어 담백한 것이 장점이라고 하죠. 황태 역시 명태에서 황태가 되면서 단백질의 양이 전체 성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의 고단백 식품이 된다고 하네요. 황태는 간을 보호하고 간 기능을 향상시켜 숙취 해소에 탁월하며 몸 안의 축적된 환경 유해 물질을 해독하고 혈압조절, 세포 활성화, 피로 회복에도 효과적이라고 하니...
황태의 장점에 또 한번 놀랍니다.~ 맛도 좋은데 이렇게 영양도 풍부하다니.
어쨌든!
강원도도 아닌 전라도에서 황태를 만났습니다ㅎㅎㅎ 황태찜을 만나기전에 잠시 반찬을 둘러봅니다.
전라도라 그런지 반찬이 화려한 듯한 느낌이 드는데, 느낌만 그럴뿐 소박합니다^^
김무침이란 걸 아실테구요~
어딜가나 자주 등장하는 도토리묵! 이것역시 몸에 참 좋은 걸로 알려져있죠~
김치입니다 ^^
마늘 무침이구요^^
버섯무침이네요~ 노랑, 빨강 파프리카의 색이 참 이뻐요^^ 그위에 솔솔 뿌려진 참깨로 인해 고소하기까지~
시금치 무침~
애호박무침~
그리고 이건 죽순무침입니다.
칼슘의 대명사 멸치. 멸치 볶음이네요^^
여긴 오이무침이구요~
시원한 동치미 국물까지!
황태찜을 기다리며 만난 이 술. 호산춘.
산사춘이 아닙니다^^
가람 이병기 선생을 아실겁니다. 시조로 유명한 분이시죠. 가람 이병기 선생은 여산 출신으로 ‘호산춘’을 즐겨 마셨다고 합니다. 술 이름이 호산춘으로 불리게 된 것은 여산의 옛 이름 호산(壺山)에서 비롯된다고 하죠. 그리고 술 이름 끝에 춘(春)이 들어가면 일단은 고급주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제가 술은 싫어하지만... ㅠㅠ 그래도 술은 빚는 단계에 따라 크게 세가지 명칭을 쓴다고 하죠. 1차로 걸러낸 술은 주(酒), 한 번 더 덧술 한 술은 두, 그리고 두를 한 번 더 덧술 해 맑고 그윽한 맛을 내는 술을 주(酎)라 합니다. 이렇게 세 번 덧술 한 주(酎)를 고상하고 멋있게 표현하고자 춘주(春酒)라 불렀다고 해요. 춘(春)이 술 이름 끝을 장식하면 술중의 술 특품이라는 의미인거죠^^
한번, 두 번, 세 번을 덧술하는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서 탄생하기 때문인지 술 맛이 가볍지 않고 그윽합니다. 술은 딱 반잔정도만 하는 센스를 보이며 반찬을 한점 두점 집어먹으니 황태찜이 나옵니다.
큰 냄비에 가득 담겨나온 황태찜. 양념에 맛있게 재워져 이제 따뜻하게 끓어오를일만 남았군요. 하나 더!
입속으로 들어갈 일도 남았습니다.
갖은 양념으로 잘 버무려진 콩나물과 빨간 양념장을 두른 황태. 깨가 솔솔 뿌려저 고소함이 코 끗에서 감돌구요.
가만히 있으면 아주머니가 오셔서 빛처럼(?) 빠른 손놀림으로 황태를 잘라주십니다.
자른 황태를 콩나물과 슥슥 섞어줍니다.
콩나물과 황태는 이미 완벽하게 섞여서 황태와 콩나물을 구분도 못하겠습니다.
김이 모락모락나자, 이제 본격적으로 먹습니다. 황태찜만 먹기는 좀 그렇잖아요? 밥을 일단 시킵니다.
찜과 먹냐구요? 찜과 같이 드셔도 되고, 기다렸다가 밥과 볶아드셔도 됩니다.
황태찜. 색만 봐서는 참 매워보이는데 맛은 의외입니다. 맵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빨갛다고 다 매운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매운 걸 못 드시는 분들에게도 딱!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보통 찜 종류는 맵거나 짜거나 혹은 둘 다! 이 경우가 많은데 적당히 간이 되어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황태 양념장이 잘 스며들어 황태의 쫄깃쫄깃하면서 부드러운 맛과 너무 잘 어울린다는 거죠.
황태를 다 먹고 나면 일단 남는 건 콩나물입니다. 그래서 아까 시킨 공기밥 두 덩이를 넣고, 아주머니를 찾습니다.
"이모~~ 밥 볶아주세요~"
하면 이모가 오시죠. 손에는 뭔가를 잔뜩 들고 오십니다. 김가루와 참기름, 그리고 콩나물!
다시 이모의 빠른 손길을 볼 수가 있는데요. 능숙한 솜씨로 참기름을 휘이 두르고 김과 밥, 콩나물을 잘 섞어주십니다.
그리곤 불판에 꾹꾹 눌러 밥들이 노릇노릇해지도록 해주시죠.
배는 부른데 어찌 입에 자꾸자꾸 들어가는지...
고소하고 입에 착착 감기는 황태의 맛. 부담없이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몸에 좋기까지 하니 더 좋더군요.
맛도 맛이지만... 몸을 챙겨야 하는 꼬양이기에 어쩔 수가 없나봅니다.-_-;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호산춘! 이거 은근 괜찮던데... 서울에서 구할 수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아, 제가 마실건 아니고, 선물용으로ㅎㅎㅎ
어쨌든~
강원도에 가서나 제대로 먹을 법한 황태찜을 전라도에서 만나다니 기쁘더군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입에 감기는 황태찜의 맛. 계속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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