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 아야코, 수십년간 전세계를 돌아다닌 NGO활동가이자 작가이죠. 그녀가 수십년간 돌아다닌 나라는 전세계 100개국 이상이 되는데요.
그녀는 작가지만, 도덕적으로 빈곤을 묘사하는 것만은 피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것은 무례한 짓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빈곤을 보면서 쓰지 않는 것은 작가로서 나의 본능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물 한동이의 생존-자연보다 내가 먼저 살아야....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생과 사의 갈림길에 놓이게 하는 건. 바로 물입니다.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쓰고 있는 물인데요.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 물은, 물만 있으면 식물이 자라고 그 식물을 먹는 동물도 살 수 있기 때문에 토지 문제의 95퍼센트는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늘 물이 부족한 건조한 토지에 사는 사람들은 ‘자연 보호’라는 말을 알고 있을까요? 자연 현상은 그들의 타고난 본능으로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거기에는 도시인의 그런 말을 할 때에 갖는 이상주의적인 판타지나 전지구적인 이데올로기는 없을 테니까요. 왜냐하면 자연보다 보호되어 마땅한 것은 우선 ‘나 자신, 즉 인간’이지 결코 자연이 아니란 걸 그들은 압니다.
모르면 행복, 너무 많이 알면 불행
우리 속담에 "모르는 게 약"이란 말이 있죠. 근데 이 말이 아프리카, 중동 이 지역에서는 "모르면 행복, 너무 많이 알면 불행" 이 말이 정답이 됩니다.
18세 나이에 3명의 아이의 엄마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에이즈에 걸렸고, 그녀의 아이들도 마찬가지 질병을 앓고 있죠. 하지만 그녀를 제외한 사람들은 그녀가 병에 걸렸음을 알지요. 그녀에게있어 어떤 사실도 전혀 모른다는 게 유일한 구원일지도 모릅니다. 무지란 불행한 현실이 없을 때와 마찬가지겠죠. 문명인은 너무 많이 알게되면서 불행해진 거 아닐까요?
그리고 또 하나 더. 불행과 행복을 판단하는 기준은 상당히 주관적이죠. 비교할 방법이 없기에요. 행동반경이 머리속을 맴도는 집 앞 빈터, 뒷마당 언덕길인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세계지도의 어디쯤 위치해 있는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행복과 불행을 비교할 대상은 없습니다.
돈이 없기에 멀리 갈수도 없는 게 이들의 인생이구요. 하지만 아무리 좁은 행동반경일지라도 인생을 깊이 포착하는 안목이 있다면 나름대로 정답이며, 충실한 인생을 영위할 수 있겠죠. 그것이 어쩌면 기쁨이며, 행복일지도 모릅니다.
상상할 수 없는 가난. 밥 먹듯이 굶는 사람들.
지구상 어딘가에서는 너무 많이 먹어서 탈이고, 어딘가에서는 너무 못 먹어 탈입니다. 너무 못 먹어서 기아 상태에 빠지면... 식욕조차 사라집니다. 이게 바로 공복과 기아의 차이죠.
그리고 이 아프리카, 중동지역에서의 아이들은 노동력입니다. 물 긷는 일, 아이돌보기, 장사까지. 아이들은 먹기 위해서 돈을 벌구요. 학교는 부모에게 있어서 아이들의 노동력을 앗아가는 장애가 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학교에 기필코 가려합니다. 이유는? 밥때문이죠. 급식이 나오기때문입니다.
아주 소박한 소원이 이들에게 있죠. 돈이 있으면 뭘 하고 싶냐는 질문에. 아프리카 인의 대답은? 배불리 먹게 식량을 푸짐하게 사는 거였습니다. 자동차, 집 이런 게 아니라 가족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량이었어요. 너무 가난해서 배불리 먹어보는 게 소원인. 이들에게... 행복이란?
설사로 인해 죽어가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주변 사람들이 너무나도 쉽게 죽어나가는 이들에게는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입니다. 이 소중함을 저는 잠시 망각하고 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대한민국에서 사는게, 아무일 없이 물을 마시는 게, 이렇게 책을 읽고 있는 게, 무심코 들이마시는 이 공기마저도 소중한 것인데. 잠시 잊고 살았어요.
누구나 살고 있는 제한된 삶. 삶의 원점에서 행복을 보라.
모두가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간의 저편에서도, 저 멀리 공간에서도 원점이 있기는 마련입니다. 내가 출발한 곳, 내가 생을 시작하면서 출발한 지점을 잊지 않고 주시한다면 절망과 좌절 가운데에서도 돌아갈 곳이 있고, 어떻게든 살아가리란 희망을 갖게 되겠죠.
캄캄한 어둠속에서 손전등을 들고 걸어가려해도... 한발짝이라도 발걸음을 떼어도 다시 원래 지점으로 돌아오긴 힘듭니다. 이렇게 원점을 찾기란 어렵습니다. 내가 가고 있는 길 뒤편 출발한 생의 원점을 잊지 말아야겠죠.
지구상에서는 버겁고 가혹한 인생의 멍에를 지고 하루를 연명하는 많은 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눈에 그들은 한 없이 불행해 보이고, 가난에 찌들어 어렵게 살고 있는 사람들로 비춰지겠지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볼까요?그들이 우리를 볼땐 우리는 많은 걸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만족감을 모르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들과 달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어야 하는 우리네의 삶 중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요?
진정한 행복에 대해, 삶의 원점에 차분히 생각해볼때라고 생각됩니다.
빈곤, 기아, 질병이 곧 삶인 오지인들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너무나 당연해서 제대로 느낄 수 없었던 행복의 원점과 인생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되었네요.
오늘 하루도 소중히, 이 땅에 숨쉬고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리뷰를 끝맺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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