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전라도

바다가 운다는 곳 명량, 거북배를 타고 그곳을 체험하다.

꼬양 2009. 9. 14. 10:49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가을 어느 날. 전라도 땅끝 해남을 찾았습니다.

명량은 바다가 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울돌목이라 부릅니다.

참, 울돌목은 해남군 우수영과 진도군 녹진 사이를 잇는 가장 협소한 해협으로 넓이가 325m, 가장 깊은 곳의 수심이 20m, 유속이 11.5 노트에 달합니다. 바닷물이 굴곡이 심한 암초사이를 소용돌이치는 급류가 흐르게 되죠. 이런 빠른 물길이 암초에 부딥쳐 튕겨져 나오는 소리가 바다 소리가 20리 밖까지도 들렸다고 하네요.

 

아시겠지만...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대체 그 울돌목이란 곳이 어떻길래? 일반적인 바다의 속도보다 3배 정도 빠르다고 하지만, 정말 물살이 그렇게 거셀까?? 궁금증을 가득가득 안고 거북선을 타보았습니다.

 

 

 

 구름을 뿜어내는 거북배. 이 배를 탔습니다.

참, 이 배는‘2008 대한민국 공공디자인엑스포’에서 공공시설 분야 최우수상을 수상했답니다.

 

 전남 해남군 문내면에 위치한 우수영 선착장. 이곳에서 매표를 한 후 거북배를 탑니다. 

 

 배를 타러 선착장으로 가다가 물이 고였는데 구름이 물에 비추더라구요^^; 바닷물같았는데 그냥 찍어봤습니다.

고인물에 비춘 구름 느낌이 신선하더라구요ㅎ

 

 

거북배의 내부모습입니다. 매점도 있고, 앉아서 갈 수도 있습니다.

2층 전망대로 올라가서 이 역사적 현장을 바다바람과 함께 한 껏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 배는 건조비용만 46억원에, 무게는 368t, 174명까지 승선할 수 있구요~ 길이 49m, 폭 10m입니다.

명량해전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전문가 고증을 거쳐 제작되었고 유람선 내 소요 전력 일부는 저탄소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으로 대체하는 등 친환경적 요소를 가미했다고 합니다.

 

거북배는 우수영과 진도 녹진항, 벽파진항에 이르는 10km 구간을 하루 세 차례 운항하고  1시간 2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언제면 출발할 까 기다리는 거북배의 모습.

하늘의 구름이 장관입니다. 

 

거북배 안 입체 영상관에선 15분짜리 명량대첩 3차원 입체 영상을 상영합니다.

이걸 보고 나오면 배는 출발을 합니다.

3D 입체 영상 볼만합니다.

특히 어린이들이 상당히 좋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배는 진도대교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제가 간 때가 물때가 아니라 그렇게 거센 물살은 볼 수 없으나 그래도 간간히 센 물살들이 보였습니다.

물살이 일정치가 않더라구요.

사진을 보시면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 사진은 제가 발로 찍었는지 영-_-;)

 

이순신 장군상이 보이죠?  

 

 파란 가을하늘과 흰 구름, 진도대교, 이순신 장군상까지. 오늘따라 하늘이 정말 예쁘더군요.

 

 

지금 보는 다리는 진도대교입니다.  이 진도대교 아래가 바로 그 역사적 현장인게죠.

 

 

다리밑을 통과합니다.

울돌목 물살이 거세서 조류발전소도 시험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닷물도 하나의 자원이 되는거죠^^ 

 

 

배는 벽파진항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배를 타고 가다가 빛내림 현상을 찍게 되었군요.

카메라가 더 좋았으면 더 좋은 사진을 보여드릴 수도 있었을텐데 참 아쉽습니다.

근데 제가 꼭 연장탓을 하는 목수처럼 보이는 군요. -_-;

 

 잠시 하늘의 빛을 감상하구요.

 

 남해의 능선들이 펼쳐집니다. 상당히 부드럽죠.

 

 

 

 

 

 

 

 

 

 

 

 지금 보이는 산이 옥매산이라고 합니다. 해설사 분이 많은 설명을 해주셨는데, 산이 워낙에 많아서 도통 정리가 안되었습니다.

다음에 또 와서 배우고 가야겠단 생각을 해봅니다.

 

먹구름과 흰구름이 하늘을 자유롭게 왔다갔다합니다. 자연이란 참 신기해요. 파란 하늘이건만 하늘위에 구름은 자유자재.

절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 않으니 말입니다. 바다 역시 늘 같은 파도가 치는 것 같지만 파도 역시 시시각각 다르며 바닷속을 누비는 고기들의 위치도 그대로가 아닌 변하니까요. 

 

 어느덧 벽파진항에 도착합니다. 바지선 한척이 지나갑니다.

벽파진은 옛날부터 진도의 관문 구실을 했던 나루터로 명량해협의 길목을 지키고 있죠. 바다 건너편은 해남군 황산면입니다.

 

 포구 뒷편 암산에 오르면 바로 이충무공전첩비가 우뚝 서 있습니다. 비석의 높이는 11m이며 커다란 돌거북 등 위에 얹혀 있으면서 명량해협을 굽어보고 있죠. 

1956년에 세워진 이 비에는 이은상 선생이 지은 비문이 새겨져 있구요.

"벽파진 푸른 바다여 너는 영광스런 역사를 가졌도다. 민족의 성웅 충무공이 가장 외롭고 어려운 고비에 빛나고 우뚝한 공을 세우신 곳이 여기이더니라."

이 시 글귀가 벽파진의 이충무공을 한 마디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전첩비로 오르는 계단 왼쪽에 비를 세운 내력을 자세히 밝히고 있구요.

 

 하늘에 펄럭이는 태극기. 근데, 태극기가 가운데가 아닌가? -_-;

문득 드는 궁금증. 어쨌든. 사진이 참 만화처럼 나온 듯한 느낌이 드는군요.

 

 전첩비를 등지고 바다를 바라봅니다.


이 벽파진은 바로 명량대첩을 거두기 직전 16일 동안 이순신이 머물면서 나라의 미래와 백성의 안위를 고민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작전을 숙고했던 역사의 현장입이다. 이곳에서 산등성이를 하나 넘으면 고려 삼별초의 근거지였던 용장산성 행궁터가 나오는데요. 용장산성은 돌로 쌓은 성으로 삼별초가 들어오기 훨씬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배중손이 이끄는 삼별초는 이곳에서 몽고군에 맞서 싸우다 남도석성으로 밀려가고 끝내는 제주도로 건너가게 되지요.

 

판옥선 13척으로 전선 133척과 수송선 200척 이상을 이긴 사상 유래없는 명량해전.

 

근데 세계 4대 해전에는 명량대첩이 아닌 한산도대첩이 들어가있죠. 4대해전에는 기원전 480년의 살라미스 해전, 1588년의 칼레 해전, 1592년의 한산도 해전, 1805년의 트라팔가르 해전을 말하거든요. 세계 3대 해전인 살라미스 해전, 칼레 해전, 트라팔가르 해전에 우리의 한산도 해전을 더한 것이 세계 4대 해전으로,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은 큰 전투들인데. 왜 명량해전이 없지-_-;

 

 

도고가 혁혁한 전공을 세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순신 장군과 비교하면 그 발가락 한 개에도 못 따라간다. 이순신에게 넬슨과 같은 거국적인 지원과 그 만큼의 풍부한 무기와 함선을 주었다면, 우리 일본은 하루 아침에 점령을 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대단히 실례인 줄알지만, 한국인들은 이순신 장군을 성웅이라고 떠받들기만 할 뿐 그 분이 진정으로 얼마나 위대한 분인가 하는 것은 우리 일본인보다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일본 해군 전략 연구가, 가와다 고오( 川田功 )>

 

이순신은 청렴한 인물로, 그 통솔력과 전술능력으로 보나 충성심과 용기로 보나이러한 인물이 실재(實在)했다는 자체가 기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이상적 군인이었다.영국의 넬슨 이전에 있어서의 이름난 장수이기도 하거니와 세계 역사상 이순신만한 사람이 없으며, 이 인물의 존재는 조선에 있어서까지도 잊혀지지 않겠지만, 도리어 일본 사람의 편에서 그에게 존경심이 계승되어, 명치유신 기간에 해군이 창설되기까지 하였으니, 그 업적과 전술이 연구되어져야 한다.

<역사 작가, 시바 료타로(司馬遼太郞)>

고니시, 시마즈 등은 이순신이 죽은 줄도 모르고 싸우다가 또 패주했다. 이야말로 죽은 제갈(諸葛孔明)이 살아 있는 중달(仲達)을 쫓은 것이나 다름없다. 싸움이 그치자 그제서야 비로소 이순신의 죽음을 안 진린은 놀라고 배에 엎어지기 세 번이더니 탄식하기를 “실로 그만한 자 고금에 다시없다!”고 하였다.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킨 그 충렬(忠烈). 조선왕조는 쇠망하기 시작하여 3 백년 뒤 일본에 합병 되었다. 하나, 호걸 이순신의 영명(英名)은 천추에 길이 빛날 것이다.

 

<(이조사 대전)저자, 아오야 나기(靑柳南冥)>

 

내가 제일로 두려워하는 사람은 이순신이며,
가장 미운사람도 이순신이며,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이순신이며,
가장 흠모하고 숭상하는 사람도 이순신이며,
가장 죽이고 싶은 사람역시 이순신이며,
가장 차를 함께 하고 싶은 이도 바로 이순신이다.

<임진왜란 참전 왜군 장수,와키사카 야스하루>

 

참으로 아이러니하죠. 일본인조차 이렇게 칭송하는 이순신 장군입니다.

우린 너무 무심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에 얼굴이 빨개집니다.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많은 분들의 희생되었지만, 이 곳에서만큼은 이순신 장군만을 생각해야할 것만 같습니다.

이순신 장군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던 거북배 체험. 아이들이나 어른들에게 참 많은 교훈을 주네요.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이 말을 기억하며 글을 끝 맺으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