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용이 누워있는 형체라는 데서 연유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한자로는 龍臥岳(용와악)으로 표기돼 있는 용눈이오름.
산 복판이 크게 패어있는 것이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 해서 용눈이오름이라 부른다는 설도 있구요...
용눈이 오름에 대해선 얘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오름에 오르면 저는 고 김영갑 선생님이 떠오릅니다.
그분의 가장 많은 작품에 등장했던 오름. 바로 이 용눈이오름입니다.
부드러운 선이 정말 특징인 이 용눈이 오름.
용눈이오름 입구입니다.
정상까지는 그다지 시간이 걸리진 않습니다.
올라가는데 막상 해봐야 10분. 그리고 산 정상을 도는 것도 15분 정도. 그만큼 손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이지요.
용눈이 오름에 대한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오르기전에 잠깐 읽어보는 센스!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라봅니다.
풀의 촉감이 부드럽고 상당히 좋아요^^
전 이 오름을 일출을 보러 왔었는데... 그때도 새벽4시-_-;ㅋㅋㅋㅋ 기상시간을 새벽4시로 바꿔야 할듯 합니다.ㅎㅎ
이번은 다행히 소떼가 없었어요...
새벽에 왔을 땐 소떼들로 인하여...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소 응가땜에... 정말 고생했지요...
전쟁터를 방불케했던....
탐방로를 따라 올라가봅니다.
군데군데 무덤이 눈에 뜨입니다.
제주도 오름에는 이처럼 무덤들이 많습니다.
이런 풍광이 낯선분들도 좀 있겠습니다.
하지만 전 그다지 낯설지 않았어요. 밭 한가운데도 무덤이 있는걸요-_-;
물론... 저희는 조상산이 있긴 하지만.... 밭이든 오름이든 무덤이 있는게 어색하진 않아요~
제주도민은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고 그러잖아요.
전 그 말이 마음에 와닿더라구요. 그래서 오름에 이런 무덤들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주인들이 돌아갈 곳은 다시 오름이니까요.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삼나무들도 보이고... 탁 트인 이 느낌.
크고작은 오름들이 다시 선을 이룹니다.
다랑쉬오름입니다.
슬픈 역사를 가진 오름이지요...
용눈이 오름의 완만한 능선. 정말 이 부드러운 곡선을 뭐라 표현하면 좋을까요?
전 정말 한라산과 다른 수십개의 오름들이 이어내는 능선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그 부드럽게 이어지는 선들... 정말 제주답다는 생각을 하게 하더라구요...
용눈이 오름의 산정부는 북동쪽의 정상봉을 중심으로 세 봉우리를 이루고,
그 안에 동서쪽으로 다소 트여있는 타원형의 분화구가 있으며,
전체적으로 산체는 동사면쪽으로 얕게 벌어진 말굽형 화구를 이룹니다.
서사면 기슭에는 정상부가 주발모양으로 오목하게 패어 있는 아담한 기생화산과
원추형 기생화산인 알오름 2개가 딸려 있어, 용눈이오름은 여러종류의 화구로 이루어진 복합형 화산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말이 참 어렵습니다. 보기엔 참 쉬워보이는 오름인데 학문적으론 참 복잡한 오름입니다.ㅎ
이 보라색꽃들이 용눈이오름 능선을 가득채운다고 하는데요...
요즘엔 그 광경을 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외래종 민들레가 용눈이 오름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어서...-_-;
그것들을 일일이 다 뽑아버릴수도 없고...;;
그러면 용눈이 오름이 모습을 구경해보겠습니다^^
고 김영갑 선생님은 도닦는 마음으로 10년간만 제주에 살자고 스무살적에 내려왔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제주의 풍경에 홀려, 제주에 빠져 그렇게 마흔을 훌쩍 넘기고 말았습니다.
그가 그토록 애정을 갖고 수백번 수천번을 찾고,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있었던 곳이 바로 이 용눈이 오름이지요.
그에게 있어 제주는 삶에 지치고 찌들은 인간을 위로하는 영혼의 쉼터였다고 합니다.
물론 저에게도 제주는 그런 곳입니다.
고만고만한 오름에 올라, 드센 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들풀이나 야생화 따위를 보며
느끼는 순응의 미학은 오로지 제주만의 것이라고.
돌서덕밭 한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는 무덤에서 죽음이나 절망 따위가 아니라 삶에 대한 의욕과 희망을 건져내는.
그것은, 이제까지 우리가 보지 못했던, 또 다른 제주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렇다 저렇다 단정지을 수 없는 제주만의 은은한 황홀을,
가슴으로 느끼지 않으면 다가오지 않는 그 삽시간의 환상을 그는 잡고 싶었다고 합니다.
20여 년 세월을 미친 듯이 쏘다니며 안간힘을 쓴 것은 오로지 그것 때문이었습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
일상의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해...
제주인의 삶에 대해.
제주의 존재에 대해.
그리고 김영갑 선생님의 열정, 삶을 다시 떠올려보게 했던 용눈이 오름.
언제오든 질리지 않는, 그런 쉼터입니다.
용눈이오름 가는 법
공항
약38분(37.9㎞)공항입구삼거리 - 종합경기장입구 - 광양사거리 - 거로사거리 - 번영로 - 선흘입구(직진) - 대천동사거리(좌회전) - 송당사거리(우회전) - 1136번지방도 - 손자봉(왼쪽 진입) - 용눈이오름
서귀포
약54분(53.9㎞)서귀포시청 - 서홍동사무소(직진) - 토평사거리 - 5.16도로 - 서성로입구(우회전) - 1119번지방도 - 수망교차로 - 교래사거리(우회전) - 대천동사거리(직진) - 송당사거리(우회전) - 손자봉(왼쪽 진입) - 용눈이오름
'여행 탐구생활 > 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복없는 전복죽, 말로만 듣던 걸 직접 경험할줄이야. (0) | 2009.09.02 |
---|---|
제주도 육개장 VS 순두부 육개장. 당신의 선택은? (0) | 2009.08.31 |
혼자 몇 시간 있어도 질리지 않는 곳-사계해안도로 (0) | 2009.08.28 |
새벽4시, 형제섬 일출을 보러가다. (0) | 2009.08.27 |
천년의 세월,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비자나무 숲-비자림 (0) | 2009.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