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어느 날 다녀온 우도.
차가운 칼바람이 내 볼에 스치자
문득 우도에 갔을때 내 뺨을 차갑게 어루만져줬던 제주도 바람이 생각나서 포스팅을 하게 되었다.
이제야 포스팅을 하다니 나도 참 게으르기도 하지만...
우도를 갔을 때 느꼈던 바닷내음. 초록잔디밭.
그리고 시퍼런(?) 바다, 출렁이던 파도가 아직도 생생하다.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본 우도의 모습이다.
바람이 무지 세게 불었던 날이었다.
거친 파도가 넘실넘실.
우도, 말 그대로 소섬이다.
왜 우도라 했을까?
다들 알겠지만.. 소가 머리를 들고 누워있는 형태를 띠고 있어서 우도라고 부른다.
머리 부분에 해당하는 부분을 쇠머리 오름이라고 하고, 섬머리라고 한다.
우도는 종달리에서 2km, 성산항에서 약 4km 정도 떨어져 있다. 도항선은 종달리와 성산항에서 탈 수 있다.
보통은 성산항에서 많이 타곤 한다. 성산일출봉을 보고 우도 도항선을 타고 우도로 고고씽.
나역시 그렇게 한다. 제주도민인지라 성산일출봉은 공짜로 볼 수 있기에 자연유산 성산일출봉 한번 더 보고 우도로 향하곤 한다.
제주도민의 특권은 관광지에서 모조리 누려라!
도항선을 타고 우도에 도착.
도항선타고 우도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정도.
여름철과 겨울철 도항선이 뜨는 시간이 다르기에 알아보고 가는게 좋다.
보통 우도에서 성산항까지 가는 배가 5시면 끊긴다.
여름에는 6시까지 운행하지만 미리 알아보고 가는게 좋다.
우도항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반기는 빨간 등대.
우도. 그래 우도야.
우도 종합관광안내.
지도를 먼저 살펴보고 가는 게 낫다.
우도여행.
네 가지 방법이 있다.
첫번째, 자동차 이용하기.
시간이 촉박하거나 걷는 걸 지지리도 싫어해서, 걸으면 내 다리가 부러질 것만 같은 사람만 이용하길.
빨리 모든걸 볼 수 있으나 우도를 나가면 '대체 내가 뭘 봤지?'란 생각에 빠질 수 있다.
두번째, 오토바이(스쿠터) 이용하기.
자동차보다 천천히 보고 싶고, 다리 운동 하기 싫은 사람에게 권한다.
우도항에 보면 스쿠터 대여점이 여럿 있다.
커플끼리 스쿠터로 우도를 여행도 많이 한다.
다만, 비 오는 날과 바람이 세게 부는 날은 하지 말것.
바람 세게 부는 날이면 볼터치를 한 것마냥 볼이 빨개진다.
그리고 추운 겨울날에는 건조함에 피부가 쩍쩍 갈라지는 것 같아 아프기도 하다.
세번째, 자전거 이용하기.
다리 운동도 되고 걷는 것보단 속도도 나고, 나름 괜찮다.
하지만 나중엔 엉덩이가 아프게 된다.
그리고 오르막을 오를 때 자전거는 정말 짐이 된다.
더운 여름날에는 정말 자전거는 내팽개치고 가고싶을 정도로 큰 짐이다.
네번째, 걷기.
걸어도 걸어도 그게 그거 인것 같단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가장 무모할 것 같지만,
우도의 경관을 가장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미치도록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만 하길.
안그러면 지친다.
필수품은 지도와 물, 그리고 약간의 간식.
걷다보면 배고프기도 하고, 목도 마르다.
그리고 하루를 잡고 여행을 한다면 걷는 것 약간 무모할 수도 있다.
여러번 나눠서 우도를 방문하거나 혹은 며칠 여정으로 우도를 방문한다면 해볼만한 방법이다.
여름날 도보로 우도를 관광한다면...
심각하게 생각을 해봐야 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피부를 완벽하게 태우고 싶다면,
고생을 정말 하고 싶다면 이 방법을 택하도록.
난?
걷기를 택했다.
초겨울이고... 바닷바람은 익숙하고, 걷는 것도 좋아하니.
네시간 정도 걸으니 우도의 1/3을 구경하더라.
물론, 1/3씩 나눠서 다음에 또 우도를 방문하고 그랬다.
정말 할일 없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우도는 갈때마다 다른 느낌이다.
후회는 않는다.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빠져버렸군.
지도를 살피고 걷기 시작하다.
우도 해안가를 걷다보면 보는 이것.
"양.식.장" 돌에 글을 써놓는 센스.
천연 안내판인셈이다.
무슨 돌일까?
우도지석묘다.
지석묘는 우리나라 청동기시대부터 사람의 무덤으로 만들어졌다. 돌멘, 고인돌이라고 불려지고도 있지만
제주도에서는 돌배라는 전설도 있다.
그리고 제주도에는 150여기의 지석묘가 있다.
참, 이건 비지정 문화재다.
지석묘를 찍고 조금 더 걷다보면...
간간히 이런 벤치도 보이고...
기암 절벽도 보인다.
바로 톨칸이라고 한다.
톨칸이는 소의 여물통이란 뜻으로 촐까니라고 하는데,
촐은 꼴, 건초라고 보면 된다.
까니가 뭐냐하면~ 소나 말에게 먹이를 담아주는 큰 그릇을 말한다.
즉, 톨칸이란 소 여물통~
우도가 소섬이니까... 여긴 소 여물통...ㅋㅋㅋ
툭 튀어나온 바위는 소의 광대뼈이고, 오조리 식산봉을 촐눌, 즉 건초더미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 해안을 촐까니, 즉 톨칸이 소 여물통으로 봤던 것이다.
먹돌이 참 이쁘다.
동글동글. 바닷물이 빠져나가고 들어올때면 돌돌돌 구르는 소리가 참 명랑하기도 하다.
포장도 안된 길을 무작정 가다.
강아지풀이 나를 반기다.
하지만...
더이상 갈 수가 없었다.
왜냐? 길이 막혔거든-_-;
나만 막힌 길로 가는 게 아녔다.
나처럼 똑같은 사람들이 몇명 보였다.
그들에게 난 미리 말해줬다.
"길 막혔어요~~~!!"
배려해주는 센스까지.
근데... 말해줘도 안 믿더라-_-;
끝까지 가서 길 막힌 걸 확인하고 되돌아가는 감각을 가진 사람들이 좀 있더군.
되돌아가는 길에 찍은 돌.
강아지 같았다. 내눈에만 이렇게 보이는건가? -_-;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표지판을 보고 경로를 확인.
우도봉을 향해 고고씽하려고 마음먹다.
우도봉 가는 길에 보이는 파출소.
아담하기도 하지.
노란꽃이 나에게 인사를 하고.
그리고 돌담 사이에서 자라난 나팔꽃도 반갑다고 나를 반기고.
우도봉이 점점 다가온다.
조밭.
사진을 찍으려고 다가갔더니 푸드드득~ 새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조밭에 숨어서 조를 쪼아먹고 있던 새들이 내 인기척에 놀라서 날아가고 있었다.
물론... 내가 더 놀랬다-_-;
푸드덕 소리가 너무 요란해서 말이지.
우도 표지판.
참으로 단촐하다.
우도봉을 향해 계속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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