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6 국립한글박물관

슬기롭게 사이좋게, 초등교과서 속에서 꿈꾸는 우리 세상. 국립한글박물관특별전 슬기롭게 사이좋게

꼬양 2016. 4. 5. 11:56




[전시 리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둘러볼 게 참 많다.


하지만 야외로 시선을 돌리면

또다른 박물관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


국립한글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동생이라 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는 않았다.


한글의 우수성을 느낄 수 있고,

한글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공간인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3월 17일부터 5월 29일까지

'슬기롭게 사이좋게'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에서는 광복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초등교과서를 만나고,

그 속에서 '우리'라는 공동체로 함께 꿈꾸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보다 '나'가 우선인 요즘,

교과서속에서 옛 추억에 젖어보고,

반성하게 되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었다.



누구나 자유롭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국립한글박물관.


주말에는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많지만

평일에는 비교적 조용하게 관람을 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3층에 마련되어 있다.


한글박물관 2층은 상설전시실,

3층은 특별전시실이 위치해 있는데

특별전 관람을 원한다면 3층으로 향하면 된다.



전시실 입구에는 이렇게 브로셔가 놓여있다.

브로셔마저도 귀여움이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교과서를 본 지가 언제였더라?


대학에 가면서는 전공서적에 빠져 살았고,

그 이후에 교과서를 걷어본 적이 없던 것 같았다.


세종시에 교과서 박물관이 있어서 다녀와도 봤지만

이렇게 교과서의 내용 하나하나를

살펴보는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차근차근 나를 알기'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왜 이렇게 철학적이게 느껴지는 걸까?


'나'를 바로 알고 '너'를 이해함으로써

가까운 주변 사람들과 작은 관계를 짓게 된다.


공동체 생활의 첫 출발인 초등학교에서는

나와 너, 가족, 학교와 같은 작은 관계 속에서

지켜야 할 예절, 규칙, 소통방식을 배운다.  




의자에 앉아 나에 대해 생각해보기.


내가 누구인지,

내가 잘하고 못하는 것은 무엇인지

교과서 속 문장을 통해 나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


왜 나는 이게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걸까?


그토록 나에 대해 생각해봤지만,

나를 정의내리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것 같다.



방학이면 늘 만들어왔던 생활계획표.


하지만 이 계획표대로 생활하는 일은 거의 없었고,

늘 나는 바닷가를 뛰어다니면서,

겨울에는 제주도 곳곳을 다니면서 놀기 바빴다.


원없이 놀았기에 공부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놀기 위해 공부했다랄까?


문득 떠오르는 초등학교 시절...



왼쪽에는 본격적인 국어 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글자를 깨치도록 만든 한글 입문서, 한글 첫걸음.


오른쪽에는 국어학자 정인승, 유열이 펴낸 근대교과서 한글 소리본이다.

한글 소리본은 삽화와 함께 보인 발음지도서다.



1948년 학년별 교과서가 놓여있었다.

글씨마저 예스러운 교과서.

교과서는 세월을 안고 이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교과서 표지그림속에서 학년별 철수와 영이의 성장을 볼 수 있었다.


중요한 건...

철수와 영이는 남매였다!

여자친구가 아니라는 사실.


이건 정말 충격이었지~


△조선어 철자지와 광고지


어린이를 위한 한글 교육도구 조선어 철자기.


조선어 학회의 추천을 받았다는 광고지도 함께 있었다.

동아일보에 최윤선이라는 사람이 10년에 걸쳐 만든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첫소리, 가운뎃소리, 끝소리를 위한

3개의 판을 돌려가며 글자를 만드는 원리였다.



살다보면 넘어질 때가 참 많다.


길 가다가 넘어져서 상처가 나면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이면 낫는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생기는 아픔은 오래가고,

반창고마저 붙일 수 없기에 더더욱 아플 뿐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씩씩하고 굳센기운일걸까?


교과서 속에서 찾아보는

씩씩하고 굳센기운.


정말 마음을 울리는 주옥같은 말들이 있었다.

이게 정말 교과서에 실렸던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1974년 국어 5학년 2학기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를 통해

어깨에 뭔가 힘이 실려오기 시작한다.


그래, 용기를 내보자.




주변의 작은 관계에서 나아가

'이웃, 사회 국가'라는 보다 큰 관계를 맺고 사는 우리.


관계의 크기와 종류가 늘어갈수록 더욱 다양한 방식의 소통이 필요하다.

더불어 사는 우리로 커가기 위한 초등 교과서 속 내용을 살펴보는 시간~





빛바랜 종이속에서 발견한 식목일.


맞아.

4월 5일 오늘은 식목일~


나무를 심는 날이기도 하지만,

지구를 생각하는 날이기도 한 오늘.





둘이 하는 실뜨기.


예전에는 실뜨기를 참 좋아했는데,

지금 하려고 하니 어색한 느낌이 가득 들었다.


어릴 때가 참 좋았는데 말이지.


행복했던 시절은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놀던,

그 때인 것 같아.




글을 보는데

멜로디가 들려오는 것 같다.


흥얼흥얼...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는 동요.


어린이들은 신기한 듯 빛바랜 교과서를 살펴보고~

어른들은 추억에 젖어보고.




어린이들이 교과서를 보는 시간동안,

어른들은 어른들을 위해 마련된 책들을 읽어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박물관에서 잠깐 가져보는 독서타임~




색칠공부가 별 거 있겠어.


엣지있게 교과서를 색칠해 보는 것은 어때?


1948년도 교과서 표지가

2016년도에 새로이 탄생한다면?


누구나 도전해보는거야~



사과를 이 작은 블럭에 올려본다.


화면에는 뭐가 나타날까?

뭔가 멋진 말이 퐁 튀어 나오려나?

설마 백설공주는 아니겠지?




역시나~

백설공주가 아닌

스티브 잡스의 말이 하얀 화면에 살포시 떠른다.


우리에게는 언제나 다음의 꿈이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지.





힘들고 지친 우리들에게 교과서가 하는 말일까?


열심, 골똘하게 힘쓰는 마음이 필요해.



어린이에게

어른에게

말하는 이야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이라고 늘 생각했었는데,

그 뒤에 가려진 노력을 잠시 잊고 있었다.


성공을 못하면 그 노력 또한 빛을 보지 못하는 게

지금의 현실.


빛보지 못한 노력들이 참으로 많지.

하지만 그 노력들은

그 어떤 성공보다도 찬란히 빛이 난다는 사실.


그 노력들이 모여 또다른 성공을 이루는

기반이 되지 않을까?




미술, 음악, 체육 교과서 속 다양한 놀이를 통해

몸에서 마음으로 통하는 방법을 익히는 시간~


모든 놀이에는 함께 지켜야 할 규칙이 있어

바른 관계를 맺기 위한 자세를 배울 수 있다.


어린이는 놀이를 통해 규칙과 자세를 배우게 된다는 것.


이래서 어린이들은 마음껏 뛰어놀아야 하나보다.




초등 교과서 속에는 나를 알고,

작은 관계에서 큰 관계로 나아가,

다 함께 꿈 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방법이 담겨있었다.


누구나 배웠지만

모두가 기억하고 있지 못한 것들...


지나고보니 이것들은 다 소중하고 필요한 것들이었어.



이번 전시를 통해

흐릿해진 어릴 적 기억도 떠올려보고,

잠시 향수에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이에게 이 전시관은 배움과 놀이의 장소가 되기에

부모와 함께라면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국립한글박물관*

-이용시간 : 화~금, 일,공휴일 09:00~18:00/토요일 09:00~21:00

- 관람료 : 무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