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제주

모텔인듯 모텔같은 모텔아닌 미술관,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1, 제주여행

꼬양 2015. 4. 24. 06:30

 

 

 

[제주여행]

외관상으로는 허름하면서도 뭔가 세련되어 보이는 모텔,

하지만 모텔이라고 착각하면 들어가면 큰일나는...

미술관이 있습니다.

 

한 때 제주시 구도심의 최대 번화가였던 산지천,

한 때 장사가 잘되던 모텔이었지만,

오랫동안 흉물로 남아있던 동문모텔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옛 말, 이제는 멋진 미술관으로 변신했더라구요.

 

 

 

뭔가 심상치 않아보이는 골목...

여인숙, 여관, 술집이 밀집한 이곳은 밤이면 음산한 분위기를 띠었었죠.

 

모텔들만 있을법한 이 골목끝자락에

미술관이 들어섰습니다.

 

 

한때는 모텔이었지만,

이제는 모텔이라는 이름에 미술관까지 더해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1'이라는 제법 멋진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안에는 각종 언어로 브로셔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왔으면 좋겠네요 ^^

 

 동문모텔은 1과 2 건물이 있는데요,

제가 방문한 곳은 1이랍니다.

 

입장료는 6,000원으로,

제주도민 50% 할인혜택을 받아 3,000원에 입장했습니다.

 

이래서 신분증을 항상 들고다닐 수 밖에 없어요 ^^;;;

 

지하 1층부터 5층 옥상까지 어떻게 둘러볼까 하다가,

지하1층에서 차근차근 올라가기로 결심합니다.

 

 

지하1층에서는 덴마크 출신의 영상작가인 예스퍼 유스트의 작품이 상영되고 있습니다.

동문모텔1에서는 영상물 작품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사진은 찍을 수 있지만, 녹화는 안된다는 점 주의하면 됩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제 눈에는 옛날 동문모텔의 흔적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옛날 건물의 흔적이 작품으로 다가오는 느낌이 들었어요.

 

 

다소 음침한 지하1층과는 달리

1층은 발랄한 기분이 듭니다.

 

소지품 보관함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편리했어요 ^^

 

안토리 곰리의 양자구름 XXII 작품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 계단 옆 방을 뻬꼼히 바라보니,

또다른 작품이 있었죠.

왠지 귀여워보이는 곰돌이인데, 뒤집어진 모양이었어요.

 

정문경 작가의 '우푸'라는 작품이었는데요.

작품 이름을 거꾸로 하면 '푸우'...

푸우 인형을 거꾸로 뒤집어 꿰맨 자국과 거친 이음새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작가는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형상을 거꾸로 뒤집어,

보이지 않는 내면을 조명하고 이를 사회와 소통시키고자 합니다.

 

 

옛날 모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이 공간.

작품으로 태어났습니다.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살펴보는 느낌이 들었다랄까요.

 

 

이것들은 아오누 후미아키의 작품들이었습니다.

작가는 버려진 일상적 오브제를 복원하거나 연장해

사물의 의미까지 복원해 다시 살리려는 예술적 치유로서 작품을 전개합니다.

 

이 작품은 1975년에 지은 제주 동문모텔에 버려져있던 물건들을 수집해

공간으로 재현했습니다.

 

무명의 사람들이 거쳐간 흔적과 잊혀진 시간들을 되살리고자 했죠.

 

작가의 의도가 고스란히 담긴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그 의미를 다시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버려진 물건들이 이렇게 예술작품으로 태어날 수 있다니

그저 신기할 뿐이었죠.

 

쓰레기로 버려진 것들이

이젠 작품으로 다시금 의미를 부여받았네요.

 

앞에 놓여진 욕조는 뭘까 싶죠?

이것도 작품이랍니다.

 

이 작품의 이름이... '제주의 샘'이라고 하네요.

마르셀 뒤샹의 '샘' 작품이 떠올라 한참을 웃었습니다. ^^

 

 

 

 

 

3층에는 새로운 느낌의 전시장이 펼쳐졌습니다.

 

 

제이크&디노스 채프만의 작품이 이 공간에는 전시되고 있었는데요.

상당히 독특하고 오묘했습니다.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니 또 독특한 영상물들이 말을 걸기 시작합니다.

 

토니 아워슬러의 '제거'라는 작품이었는데요.

작품들이 살아움직이면서 관람객들에게 말을 겁니다 ^^;;

별난 인격의 생물체랄까요 ㅎㅎ

 

 

 

컬러풀한 방으로 발걸음을 옮겨보는데요.

살포시 나온 저 빨간 작품은

익숙한 작가의 작품일 것 같다라는 예감이 들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키스해링의 작품을 만났네요.

 

'무제(웅크린 개)' 작품인데요.

낙서화에서 보여주었던 만화적 속성과

단순한 선 드로잉을 삼차원에서 구현한 작품이죠.

 

 

낡은 벽에 걸린 이 작품 '블루프린트 드로잉 12' 역시 키스해링의 것입니다.

 

거리의 벽과 지하철 광고판의 낙서화를 통해

전쟁, 인종차별, 성차별 등

정치사회적 이슈들을 공론화해

하위문화로 치부되던 거리미술을 예술의 영역으로 편입시킨 작가가

키스해링이죠.

 

키스해링의 작품을 만나고 기분이 갑자기 들떴습니다 ^^;;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가봐요;;ㅎㅎ

 

 

 

예전모텔 문에 붙여진 것도 그대로~

미술관은 이렇게 모텔의 모든 것을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영상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에는

이렇게 의자도 마련되어 있답니다.

 

마찬가지로, 모텔에서 사용되었던 TV선반장이었죠.

 

 

계단을 올라 5층으로 가봅니다.

계단위 천장에도 작품이 걸려있었죠~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를 작품으로 만드는

씨 킴의 작품이었습니다.

 

 

욕조 타일에 투영된 영상...

제주해녀의 물질이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5층 전시실에는 한성필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한성필 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해녀, 토속신 등 제주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배경들로 이루어져

제주도라는 섬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습니다.

 

 

짜잔~

화사한 제주의 햇빛을 한껏 머금은 정원이 맞이하네요.

 

 

5층에는 카페와 정원이 마련되어 있었어요.

따스한 봄 햇살을 받으며

제주 구도심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공간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주의 맑은 공기와 햇살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

 

 

옥상에서 바라본 동문로터리의 모습이네요.

 

 

 

 

 

 

아오누 후미아키 작가가 버려진 물건들을 복원하거나 연장해

사물의 의미를 다시 살리려는 예술적 치유로서 작품을 전개하듯,

이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1관 건물 역시 

예술적 치유로 태어난 크나큰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낡고 빛바랜 건물이 이렇게 빛이 날 수 있을까

참으로 신기하기도 했고,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주여행에 예술의 향기를 더하면,

여행의 깊이는 더 깊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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