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중국 - 쓰촨성 청두(성도)

2008년 규모 8.0 대지진의 비극을 담은곳. 시간이 멈춘 곳, 사천성 영수진 지진유적공원

꼬양 2014. 9. 15. 06:30

 

 

[청두 여행]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지진유적지,

청두(成都)에서 북서쪽으로 92km 거리에 있는 문천현(汶川县, 원촨).

버스를 타고 민강을 따라 2시간 넘게 달리자

문천현의 영수진(映秀镇, 잉슈전)에 도착했습니다.

 

△ 영수진 위치를 살짝 표시했어요.

 

문천현은 2008년 5월 12일 규모 8.0의 지진이 발생한 곳이죠.

대지진의 진앙지로,

피해자는 천 만 여 명, 희생자만해도 8만 여 명에 달했는데요.

 

지진은 지형마저 이곳을 바꿔놨고,

6년이 지난 영수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2008년 5월 12일로 멈춰진 시계.

이곳은 시간이 여전히 2008년으로 멈추어있습니다.

선구중학교(쉬안커우중학교)는 대지진의 비극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 대지진 당시 생존한 왕정씨 (46세)

 

학교 옆 광장 앞에 집이 있었다는 왕정씨.

대지진으로 인해 동새으이 아내와 아이가 희생되었다고 합니다.

왕정씨의 아이는 초등학교 6학년인데

학교가 무너지자 건물에서 뛰어나와서 겨우 목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해요.

 

사실 지진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그 당시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왕정씨는 갑자기 좌우가 흔들렸고,

그 이후에 상,하로 흔들렸다고 합니다.

10초 흔들리고 멈추고, 계속적으로 반복되었다고 했는데,

그순간이 너무나도 무섭고 두려웠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원래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는 작은 문방구를 운영했는데,

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문방구를 꾸려나가고 있다하더군요.

 

지진이 일어나고, 이곳 잉슈는 많이 바뀌었다고 해요.

건물들도 내진설계로 새로 지었고,

사람들은 자연에 대해 새로이 바라보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선구중학교에는 학생 1,537명, 교사 133명이 있었고,

5.12 대지진속에서 학생 43명, 교사 8명, 학부형 2명이 사망,

학생 27명, 교사 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해요.

지진이 일어난 지 4, 5일째 되던 날은 모두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해

학부모들과 논의해 구조작업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하는데요.

 

대지진 이후,

이 중학교는 추모공원으로 조성돼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영수진을 둘러싼 산은 아직도 지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선구중학교의 시계바늘 역시 5와 12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2008년 5월 12일을 기리기 위해서죠.

 

 

지진의 흔적이 얼마나 처참한 지 알 수 있었어요.

기울어진 교실과 휘어진 창틀까지.

보기만해도 가슴아픈 흔적이었는데요.

 

대지진의 상처를 잊지 않으려는 듯 무너진 건물들은 그대로였습니다.

시간이 멈춘것만 같은 폐허.

 

 

 

그리고 선구중학교 뒤에는

병원, 학술교류센터 등 새로이 세워진 건물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건물들은 모두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가 되었어요.

 

 

 

붉은천과 흰천이 걸려있는 소원나무.

흰구름을 상징하는 흰 천은 순결과 축복을 뜻하고,

붉은 천은 이곳에 사는 소수민족 강족이 귀빈을 대접하고 복을 빌 때 사용하는 신물이라고 합니다.

나무에 감는것은 신에 대한 경의를 뜻하고,

그 나무 아래에 소원을 남기면 신이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는데요.

 

이곳의 소원나무에 접수된 소원은

그저 단 하나일 것 같습니다.

다시는 이런 대지진이 일어나지 않기를,

재앙이 일어나지 않기를 빌지 않을까요.

 

 

 

중국 정부는 대지진 진앙지인 영수진 지역을 관광지로 복구하면서

특별관광구를 곳곳에 조성했습니다.

 

그 중 한곳이 티벳 소수민족거리입니다.

 

 

거칠게 흐르는 민강.

물살을 보기만해도 아찔했는데요.

 

 

다리를 건너가는데요.

이곳 다리 역시 새로 만들어졌답니다.

파란색, 노란색, 붉은색, 주황색으로 된 오색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티벳 불경에 적혀있는 '타르초'를 일컫는데요.

타르초가 바람에 휘날리면 깃발에 적힌 경전내용이 사바세계로 퍼져나간다고 합니다. 

 

 

곳곳에 오색기가 휘날리고,

새로이 지어진 건물들이 맞이합니다.

이곳은 강족의 삶의 터전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념품을 팔고, 관광가이드를 하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광장에서는

강족의 전통춤도 볼 수 있었는데요.

 

 

전통의상을 입고 한껏 멋을 낸 강족의 여성들이

춤사위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소수민족거리에는 지진 이후 건축설계법까지 달라졌다는 것을

알리는 구조물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진에 대해서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고 철저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어요.

 

 

 

시간이 멈춘 곳, 더이상 흘러갈 수 없는 영수진.

사천성의 58%는 고원, 산지로 이루어져있기에

빼어난 자연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하늘이 선물만 내려준 것은 아닙니다.

대지진과 같은 재앙도 내려주었죠.

 

크나큰 아픔이 서린 곳,

이제는 그 아픔을 보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 첩첩산중의 영수진을 방문합니다.

저는 추모비 앞에서 노란 국화꽃을 바치며

다시는 이런 재앙이 일어나질 않기를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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