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전 여행] 오늘은 좀 무섭고도 서글픈 이야기입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미의 가치도 변합니다. 요즘 미의 가치는 날씬하고 라인이 예쁜, 얼굴은 브이라인, 오똑한 코? 뭐... 많기도 하지만 이만 줄이구요. 미리 꾹 눌러주세요~ 중국의 미의 가치는 뭐였을까요? 바로 발이었습니다. 삼촌금련(三寸金蓮)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중국 여성이 전족을 한 초미니 발을 말합니다. 발꿈치에서 발끝까지의 길이가 세치 (9cm)로 작으면 금으로 만든 연꽃과 비슷하다고 해서 삼촌금련이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남자든 여자든 이곳을 가게 되면 그저 한숨만 쉬게 됩니다. 무섭기도 하고, 전족을 했던 여성들의 고통이 그대로 묻어나기 때문입니다.
전족을 하는 모습입니다. 빨간 나무통은 비어있지만, 실제 모습이라면 아마 저 통에는 핏물이 고여있을거에요.
고풍스러운 나무건물. 이곳은 전족박물관, 삼촌금련관(三寸金莲馆) 입구랍니다.
입구는 좀 더 들어가야해요. 그러나 이곳은 사진촬영 금지~ 하지만... 전 몰래몰래 찍었습니다 ^^;;;;
입구에서 작은 정원을 지나 문을 통해 들어가면....
전족을 하는 모형이 있습니다. 분위기가 참 스산하죠. 전족은 1,000여년 전에 무희들이 발끝으로 추는 춤에서 유래되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궁중에서 귀족계층으로, 다시 기방과 민간으로 퍼져나갔다고 합니다. 청대 중 후기에는 중국 전체 여성 인구의 80% 이상이 전족을 할 정도로 크게 유행을 했다고 해요. 발의 크기는 그 유행에 따라 점점 작아져서 세치는 금연꽃, 네치는 은연꽃, 다섯치는 철연꽃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고 해요. 이렇게 여성의 작은 발이 절대적인 미의 가치가 되었고, 전족을 한 여성이 성적으로 매력이 넘친다고도 말을 하더라구요. 전족한 발은 신부가 마련해가는 최고의 예물이었다니 말은 다 한거죠. 어쨌든 이 전족은 1910년까지 이어집니다.
발에 동여맸던 천들이 전시되어 있네요.
성인여자의 발이 9cm일 수는 없죠. 이렇게 발을 만드는 방법은 참으로 끔찍합니다. 2~4세 여자 아이의 엄지발가락을 제외한 네 발가락을 발바닥 안으로 말아 천으로 꽁꽁 동여맵니다. 발이 크지 못하고 썩고 아무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작은 발이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뿐만 아니라 동여맨 발을 큰 돌로 짓누르거나 발등이 튀어나오도록 발바닥에 깨진 접시를 넣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 고통은 상상만 해도 이루 말할 수가 없겠죠.
전족박물관에는 다양한 신발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중국 전족의 역사를 소개할 뿐만 아니라 중국의 시대별, 지역별로 전시한 전족 신발 825켤레가 전시되어 있어요.
아기 신발같지만, 이게 성인 여자의 신발이라니 그저 놀랄 뿐이었어요. 형형색색 고운 신발들이 전시되어 있었지만, 얼마나 발이 아팠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 아픈 발에 위로를 해주기 위해 이렇게 예쁜 신발들을 신었나 싶기도 했구요.
사실 중국의 전족 풍습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자세하고 쉽게 알아보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말로만 듣고, 책으로 읽는 것보다는 이렇게 직접 신발을 보니 충격은 더 크게 다가오더라구요.
그리고 전족박물관을 나오면,
이렇게 중국 신발을 살 수 있어요.
물론 전족신발이 아니고, 실제 신는 신발이랍니다 ^^
세치 혀가 아닌 세치 발에 담긴 슬픔이 있는 곳, 전족박물관.
물론 현대인도 현대판 전족을 합니다.
높디 높고 가늘디 가는 하이힐에 몸을 맡기는
현대 여성들도 전족을 한다고 할 수 있죠.
시대가 흘러 미의 기준은 바뀌고 바뀌지만,
아름다움은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은 맞는 것 같아요.
예뻐지려고 수술을 하고 그러는 걸 보면 말이죠.
하지만, 아름다움은 타고 난 자연스러움, 본연의 매력에서 나올 수도 있는데,
그걸 잊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네요.
삼촌금련관, 전족박물관에서 많은 것을 생각했습니다.
살짝 무섭기도 했고, 스산한 분위기에 겁도 났습니다만
둘러보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기에 추천해드리고 싶군요.
다만, 사진은 몰래 몰래 찍으시길~
단체관광객이 오면 직원들이 바빠지기에 그때를 노리면 되어요 ㅎㅎ
우전여행 관련한 정보는
우전서책관광단지 사이트 에서 자세히 얻을 수 있답니다.
추천 꾹 눌러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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