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여행 중에 비가 내리면 짜증이 납니다. 비 내리라고 할 땐 안 내리고, 오히려 비오지 말라고 할 땐 비가 내리니까요.
비가 내려도 감출 수 없는 게 있죠.
비가 와도 그 분위기 여전히, 비록 초등학교 4학년때 처음 만났던 송악산의 모습과는 약간은 달라졌지만...
그래도 그 느낌 그대로의 그곳입니다.
바다내음과 푸릇푸릇한 잔디의 느낌이, 바다의 절경은 그대로~
비가 오면.. 마음이 차분해지죠.
올레 10코스 송악산.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인생은 아름다워 세트장이 근처에 있기도 하구요. 세트장도 예쁘긴 하지만... 전 송악산 주변을 감싸고 있는 바다와 길이 더 마음에 듭니다.
송악산 근처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말~
올레꾼들을 위한 투박한 화살표가 길에 있고...
가까이에 형제섬이 보입니다.
새벽녘에 홀로 송악산에 나와 일출찍으면서 혼자 놀던 기억이 나는군요.
송악산은 인기가 많은 곳이라 늘 이렇게 차들이 길게 줄을 지어 주차를 하고 있습니다.
송악산 가는 길은 비가 내려서 땅은 촉촉합니다.
비덕분에 사람은 그렇게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바람도 좀 불고 있었어요.. ㅎㅎ
작은 3단 우산 쓰고 카메라 들고 걷는 길은 좀 힘드네요.
붉은색 산책로가 참 예뻐요.
바다를 옆에 끼고 산방산과 형제섬을 바라보며 걷는 길은 생각하면서 걷기에도,
아무 생각 안하고 경치만 바라보며 걷기에도 좋습니다.
송악산 바닷가 해안 절벽에는 일제 때 일본군이 뚫어 놓은 동굴이 여러 개 있는데요.
지난날의 아픈 역사를 이 동굴들이 그대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송악산은 그 모양새가 다른 화산들과는 달리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모여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봉의 높이는 해발 104m. 이 주봉을 중심으로 하여 서북쪽은 넓고 평평한 초원지대이고 서너 개의 봉우리가 있죠.
그리고 정상부근에는 둘레 500m, 깊이 80m 정도되는 분화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왜 송악산에 가서 송악산을 안 올라갔냐고 물으시겠죠.
송악산은 잠시 쉬어야합니다.
어릴 땐 그냥 멋모르고 갔는데, 그렇게 멋 모르고 갔던 산을 오르는 사람이 하나둘 많아지자,
결국 송악산은 병을 얻었네요.
잠시 휴식이 필요합니다.
더 아름다운 송악산을 보기 위해서는 지금은 쉬게 해줘야해요.
출입금지 푯말이 있는데 그걸 무시하고 오르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물론 지금 당장에 송악산을 못봐서 아쉽긴하지만, 제주도 한번 오는걸로만 끝날건 아니잖아요.
나 하나쯤이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오르시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근데 그런 분들이 너무 많아서 큰일인거죠.
어쨌든 건강해지고 아름다워진 모습의 송악산을 다시 봤으면 하는 소망이에요.
그래도 우리에겐 산책로가 있으니, 이거면 어느 정도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방산.
산방산도 비구름에 가린 모습입니다.
바다도 비때문에 잿빛을 띠고 있네요.
해안가절벽뿐만 아니라, 산책로 곳곳에 이런 진지땅굴이 있습니다.
늘상 지나다니면서 봐도.. 참 마음 아프죠.
사이판에서도 이런 굴을 많이 봤는데, 제주도도 똑같습니다.
누군가의 흔적은 세월도 막을 수 없다는 걸 느낍니다.
촉촉히 비를 머금은 송악산 산책로.
송악산은 잠시 요양 중.
그래도 호젓한 산책로가 있으니 이걸로 기분 전환은 OK.
사람들의 발길에 훼손된 송악산이 완벽하게 그 모습을 찾을 수는 없겠죠.
그래도 어느정도라도 원래의 모습을 찾았으면 좋겠네요.
가끔은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송악산은 오르지 못해도 산책로가 있으니 마음은 외롭지 않겠죠? ^^
추천 한방 부탁드립니다.
꾹꾹 눌러주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여행 탐구생활 > 제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많은 이들의 추억이 서린, 아름다운 곳. 곽지과물해변 (0) | 2012.06.19 |
---|---|
시공을 초월한 것만 같은 제주도 원시림의 풍경, 에코랜드 (0) | 2012.05.31 |
안개와 비를 벗삼아 걷는 길, 비오는 날의 사려니 숲길 (0) | 2012.05.12 |
싱그러운 습지, 한라산 1100고지에서 만나니 더 특별해~ (0) | 2012.05.09 |
헉! 소리가 절로나오는 제주도의 수제빅버거, 황금륭버거 (0) | 2012.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