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제주

[제주맛집] 도톰하고 고소한 일식돈까스를 칠성로에서 먹기-이돈갓

꼬양 2011. 1. 20. 07:30

[제주맛집] 어느 나라를 가든,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 음식을 먹으라는 말을 하죠. 일본에 가서 일본식 돈까스를 먹고, 우동을 먹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입맛에 맞게 나온 음식이 내 입에는 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한국 사람임이 어쩔 수 없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 여행이었죠. (하지만, 초밥은 너무나도 맛있었다는..;;)

 

왜 여기서 일본 여행이 나왔을까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일본을 가기전부터 일본식 돈까스를 비롯해서 우동을 먹으러 자주 간 식당이 하나 있기 때문이죠. 제가 대학생일때부터 지금까지.. 제주도 가면 꼭 찾는 곳이 있습니다.

식당이 몇 년동안 그 자리를 지키면서 장사해오는 건 쉽지 않은데, 그 자리를 지키며 맛을 유지해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날, 엄마와 데이트를 했습니다~

 

 

 

50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청초하게 봉숭아 물을 들인 저희 어머니의 손입니다! 딸이 이런 사진을 많이 찍는걸 알기에, 이제는 먹기 전에 손수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구도까지 잡아주십니다. 엄마, 완전 멋져요~

 

돈까스의 유래부터 살짝 설명해드리죠.

돈까스는 서양요리인 포크커틀릿을 일본사람들이 두툼한 고기를 넓게 두들겨 펴서 빵가루를 입히고 튀겨 만든 통카츠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음식중의 하나로도 알려져 있죠. 일본의 메이지 시대에 동경 긴자의 한 식당에서 처음 만들었다는 설이 있는데, 당시만 해도 상류사회에서나 맛 볼 수 있는 고급음식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관동대지진 이후 돼지고기가 일반화되면서 큼지막한 커틀릿이 대중화되었고 이때부터 돈까스 전문점이 속속 문을 열게 됐다고 합니다.

 

 

 

제가 시킨 것은 튀김우동, 엄마가 시킨 것은 로스까스입니다. 이곳을 몇년동안 왔는지 모르겠네요. 그러니까.. 네. 정확히... 9년째네요. 이 일식돈까스 집이 호황을 누리자, 칠성로 군데군데에서 일식돈까스 집이 생겨났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문을 닫고 이곳과 다른 한 곳이 남았는데요. 그래도 이 부근에서는, 아니 제주시에서는 이 집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됩니다. (제 생각이예요^^ 9년동안 다녔더니.. -_-;)

 

 

동그란 양파튀김이 동실동실 떠 있는 튀김우동. 제가 튀김을 좀 많이 좋아합니다. 아삭아삭한 튀김~ 그 맛이란~

우동과 함께 먹는 튀김은? 부드럽습니다~

 

 

그리고 샐러드. 드레싱은 셀프입니다. 요건 제가 뿌린거구요~

 

 

닭고기, 당근, 고구마 튀김도 나란히 나옵니다. 취향에 따라 우동 그릇 안에 퐁당퐁당 넣어서 우동과 함께 먹기도 하고, 저처럼 따로 돈까스 소스에 찍어서 먹기도 하고. 먹는 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이곳 김치는 너무 맛있어요^^ 김치 더 달라고 할 때가 참 많았죠..ㅎ

 

 

돈까스 소스와 겨자. 둘을 알맞게 잘 섞어주시구요.

일식돈까스의 특징은 그것이죠. 두툼한 돈까스를 소스에 곁들여 찍어먹는다는 거~

 

 

저희 어머니가 시키신 로스까스~ 도톰한 제주산 돼지등심이 참 먹음직스러워요~ 

 

 

마찬가지로 이 컷도 어머니가 수고해주셨습니다. 도톰한 돈까스가 정말 군침을 돌게 합니다.

 

 

제가 시킨 튀김우동도 빠질 수 없죠. 고소한 국물과 탱탱한 면이 참 조화를 잘 이룬 튀김우동. 버섯도 듬뿍 들었구요.

 

 

 

시간은 너무나도 빨리 흘러갑니다. 가게는 그대로이고, 맛도 그대로인데, 저만 나이가 훌쩍 들어서 이곳을 찾은 것만 같은 느낌에 갑자기 슬퍼지기도 하네요^^

 

뭐, 어떻습니까. 시간이 지나도, 찾아갈 가게가 있다는 것. 그것도 행복이겠죠^^ 대학생때부터 먹어왔던 일식돈까스.

시집가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 땐 이곳은 데이트를 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았는데, 이제는 저와 엄마처럼 모녀가 오기도 하고, 엄마 연령대의 분들이 식사를 하러 오기도 합니다.

가족들이 더욱 더 많이 찾기에 푸근해진 것 같다는 느낌도 드네요.

 

세월이 변해도 맛은 그대로인 돈까스. 세월이 변해도 저도 그대로겠죠? 물론, 외모는 바뀌겠지만.. 마음은 늘 한결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