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제주시 서쪽으로 일주도로를 달리다보면 외도초등학교를 가기전에 다리 하나가 나옵니다.
그 다리 위쪽, 그러니까 바다방향 반대쪽 북쪽에 보시면... 월대가 있습니다.
물놀이를 할 요량으로 DSLR을 두고 똑딱이만 들고 찾아간 월대입니다.
(사진 상태가 안 좋아도 이해해주세요-_-; 가끔... 저도... 사람인지라... 물놀이도 하고 싶습니다.
작년에도 물놀이 못했다규ㅠㅠ)
암튼... 월대~ 이곳은 저에게도 의미 있는 곳이구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저에게 어떤 의미? 제가 어릴때부터 놀았던 곳. 초등학교 시절, 구슬치기(정녕 여자냐...;;)하며 놀았던 곳... -_-;;;
그것도 학교가다가 동네 남자아이들 4명과 함께..ㅋ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제목에서 짐작 하시겠죠?^^
일단 사진부터 구경하시겠습니다~
△ 월대 모습입니다.
이 월대는 신선들이 모여 서쪽으로 솟아오르는 달을 구경하며 풍류를 즐겼다는 곳입니다.
양 옆으로는 수백 년 묵은 소나무, 팽나무가 수면에 닿을 듯 휘늘어져 경관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지요.
저어기~ 물놀이 하는 어린이~
저도 튜브타고 놀았어요~ 수영 어느 정도 하긴 하는데... 친구가 수영을 못하다보니 저도 따라서 튜브타고 묻어가기...ㅋㅋㅋ
어쨌든, 이리 아름다운 월대입니다. 근데 그 아름다움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러려니 하고 살았었죠~
철 모르던 때에는요~(그러면 지금은 철들었니?-_-;)
군데 군데 수심이 깊은 곳이 있습니다. 정말 조심해야 할 곳이기도 합니다.
바위에 드러누워 여유를 만끽하다가 쭈욱 미끄러져 물에 풍덩했는데... 완전 꼬르륵 가라앉더라구요. 발이 안 닿았고...
물의 깊이도 제 키를 훨씬 넘었으니... 수영 할 줄 알기에 침착하게 빠져나왔지만요.. (수영을 못했으면 누가 날 구해줬을까;;;)
자~ 이제부터 이 월대천에 대한 설명 동화버전으로 들어갑니다~
옛날부터 제주시의 서부지역에는 도근천, 외도천(월대천) 등 하천이 있었습니다. 이 하천에는 나라소, 진소, 검은소, 월대소 등의 크고 작은 소가 군데군데 만들어져 있었고 소에는 파란 빛의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흘러내리고 있었습니다. 물속에 잠긴 바위 밑엔 참게, 가제, 민물장어가 숨어살고 있었고 바위 옆에 쌓인 모래흙에는 창포가 그 줄기와 잎으로 물속의 은어와 새우를 보호하며 자라고 있었으며 하천 주변에는 소나무 팽나무 등 아름드리 나무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마을에 대한 설명도 해드리지요~ 제가 살았던 곳, 제 고향이니까~ 추가로~
이렇게 물좋고 경관이 아름다운 이곳에 사람들이 하나 둘, 한 가족 두 가족 모여들어 살기 시작하였습니다. 드디어 우령, 절물, 월대, 연대, 내도, 도평, 신산, 창오, 사라라는 이름의 마을들이 형성되었습니다. (이름 참 독특하죠? 우령마을, 절물, 월대, 창오... 등등...) 아무튼 이곳이 우리의 조상들이 살아오셨고 우리가 살고 있으며 우리 후손들이 대대손손 영원토록 살아갈 우리의 고장인거죠^^
전 내도에 살았습니다. 알작지로 유명한 곳이죠-_-ㅋ 아.. 알작지.. 조약돌바다로 유명한 곳이요^^ 현재는 펜션이 엄청 들어선 곳이기도 합니다.
또,월대의 모습입니다. 그늘 아래에서 돗자리 펴고 시원하게 앉아있다가 나무 난간에 기대어 찍은 사진입니다.
이렇게 지압길도 마련돼 있습니다. 넓은 잔디밭두요^^ 잔디밭엔 그늘이 없으니... 쪼옴 그렇죠?
그리고 북쪽으로는 이렇게 정수장이 있습니다. 더 북쪽으로는 산의 능선이 보이죠? 한라산도 보일법 한데 똑딱이의 한계입니다;;
또한, 나무에 가려 보이진 않지만 오른쪽 옆으론 수영장이 있어요~
이 월대천의 물은 진원지가 한라산입니다. 산에서 흘러흘러 여기까지 내려오지요. 역으로 이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한라산이 나오죠.
물이 참 차갑습니다. 정말 완전 얼음물 수준. 그래서 놀다가 자꾸 밖에 나가게 되요. 햇빛에 몸을 잠깐 말렸다가 다시 들어가고 이런식으로요^^;
잡아서는 안될 물고기 들이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 여기 왜 이렇게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지 궁금하시죠?
이유인 즉슨~ 썰물 때에 들어오는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기에 물고기가 알을 부화시키고 성장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구요.
이런 못은 제주도에 3~4곳 밖에 없다고 하네요~
정말 가만히 수면을 보고 있으면... 은어가 푱푱 뛰어올라요-_-;
그리고 수영하다보면... 내 다리 사이사이로 물고기가 지나가는 게 느껴져요-_-;
어찌나... 소름이 끼치던지...;; 첨엔 물뱀인 줄 알았죠.ㅋㅋㅋㅋ (잡을 생각 안하고 물고기 피하기 바빴다는...)
다시 제가 처음에 언급했던 박영효 얘기로 돌아가서요.
박영효, 참 좋은 유배생활을 했습니다.
개화의 선두였던 박영효가 1907년 유배를 왔을 때 이 월대에서 은어를 안주로 삼아 1년간의 유배를 즐겼다고 하지요.
어떤 장소인지 안봐도 훤히 보입니다. 분명 제가 널부러져(?) 있던 곳도 그 곳 중 하나일거구요~
은어구이... 맛있습니다...ㅋㅋㅋ 어렸을 적 아빠와 함께 은어낚시 했던 기억이 나는군요^^
하.지.만 이 곳에는 월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게 3가지나 있죠. 특히나 양헌수의 공적비가 여기에 세워져있어요.
비석을 찍지 못했네요. 아마 작년에 포스팅한 월대 관련 글에는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양헌수는 제주목사로 온 다음해 병인양요때 프랑스군을 물리친 무관입니다.
1920년대 일본이 제주시와 한림 사이에 철로사업을 전제로 공사를 하면서 외도의 비석거리를 허물고 양헌수의 공적비를 월대로 옮겨 버렸습니다. 술 마시던 공간에 양헌수의 비를 옮긴 것도 그러려니와, 친일성향의 박영효가 술을 즐기던 곳에 척화사상을 외면한 양헌수의 정신이 나란히 있는 게 참 아이러니하죠?
그리고 비석 하나 더 말씀드려야 하는데... “월대”라고 한자로 새겨진 비석이 있어요. “월”자가 상형문자로 돼 있어 눈길을 끌거든요~
물론.. 사진은 없습니다. -_-; 다음에 제주도 내려갔을 시 그때 보충 포스팅 하겠습니다^^; 내도 알작지와 함께요.. ㅠㅠ
다시 월대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비석은 왼편에 있습니다-_-; 왼편 나무 사이를 걷다보면 발견하게 됩니다.
여름을 즐기는 우리 어린이들.
산책로가 되겠습니다^^ 이길로 쫌만 한 5분만 걸어가시면 도근천 나옵니다.
그리고 월대천의 역사에 대해 하나 더! 옆으로는 제주도에서는 보기 드물게 사철 냇물이 흘러 고려와 조선시대 관아에서 조공을 실어 날랐다 하여 “조공천”이라 불리던 “도근내”가 있습니다. 내라고 함은 제주도 사투리로 하천입니다^^;
마지막으로 물놀이를 마치며.... 제가 다녔던 모교를 찍어봅니다.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 운동장은 이렇습니다. 하하하핫~~~ 운동장 참 좋아보이죠? (근데 전 체육 싫어했어요-_-; 물론 그때는 이런 운동장도 아녔고... ㅠㅠ)
달 밝은 밤에 물 위에 비친 달의 모습이 상당히 아름다운 월대인데요...
밤에 동생과 함께 왔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동생이 고등학교때니까... 꽤 되었네요^^;
그 후로 달이 비추는 월대에는 거의 못 오고 낮에 왔었죠.ㅎㅎㅎㅎ
박영효는 참 유배생활을 좋은 곳에서 했단 생각을 합니다. 그리 경치좋고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에서 은어구이라-_-;
에휴... (왠 한숨?-_-; 제주도에 언제 갈지 막막해서....)
포스팅하면서도 그리워지는 곳. 월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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