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늦은 시간...
난 노트북을 켜고 뭔가 또 부시럭부시럭 거리고 있다.
과로로 저 세상 가는 건 싫고 해서...
모처럼 일이 일찍 끝나자 한시간정도 걷기 운동을 했다.
밤에 걷는 건... 솔직히 제주도에서나.. 좋지...
그래도 걸었다. 살기 위하여! 운동이라고 했던 건 숨쉬기 운동밖에 없어서. -_-;
나름 운동이라 치고 한 시간 걸으니 이런저런 생각에... 좋았는데...
젠장. 집까지 30분 거리 남았는데... 엠피 배터리가 다 된게 아닌가. 어휴. ㅡ.,ㅡ
그래서 온갖 소음 귀로 다 느끼며 걸었다.
밤길을 걷다보니... 술에 취해 비틀비틀 갈지자 걸음을 걷는 아저씨가 보이고.
둘이 좋다고 얼싸좋다 껴안고 지나가는 커플.
서류가방을 들고 지친 걸음을 재촉하는 아저씨.
교복을 입고 문제지를 꼭 끌어안고 가는 학생.
장사 마무리를 하고 들어가려는 상인들.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이 특별하게 느껴졌다.
버스를 타고 지나치면 그러려니 하고 지나갔을 모습들.
그네들에겐 일상적인 삶이겠지만 오늘따라 내눈에는 다르게만 보여졌다.
내가 살아있으니 이런것도 볼 수 있고
내가 걷고 있으니 이런 일상적인 삶도 볼 수가 있는 거겠고...
누구는 낙엽을 태우며 생의 향기를 느끼고 누구는 둑에 피어난 채송화를 보며 생의 욕망을 느꼈다고 하지만...
나는 걸으면서 생의 소중함을 느꼈다.
걷는 게 좋기는 하지만 단점도 있다.
무섭다는 거. -_-; 이 서울바닥에선 밤늦게 걸으면 안되겠드라.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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