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서울

환승역 이름이 전부가 아니다. 서울 도심 한복판 빌딩속 고요한 왕릉, 선릉

꼬양 2013. 2. 27. 06:00

[서울여행]

강남의 도심 한복판 빌딩숲 사이,

유달리 조용한 곳이 한 곳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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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선과 분당선 지하철 환승역이기도 한 선릉.

성종, 정현왕후와 중종이 묻혀 있는 곳,

가끔은 지하철 환승역으로만 알려지는 것 같아 속이 상하긴 하지만,

서울 도심 한복판에도 이렇게 조용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근데 산자와 죽은 자가 조우하는 곳이라고

문장으로만 생각하니 섬뜩하긴 하네요 ^^;

 

 

 

선릉, 엄연히 말하면 선정릉이 맞습니다.

이곳에는 조선 9대 성종과 계비 정현왕후 윤씨를 모신 선릉과 제 11대 중종을 모신 정릉이 있습니다.

성종은 세조의 손자이자 덕종의 둘째 아들이며 13세에 왕위에 오르죠.

그리고 중종은 성종의 둘째 아들로 왕위에 오릅니다. ^^

어쨌든, 이곳은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묻혀있는 곳이랍니다.

 

 

관람요금은 저렴하답니다.

1,000원!

지하철 요금보다도 저렴한 요금에 신이 나는 순간이죠 ^^

이래서 선릉에는 자주 오고 싶어진다는.. ^^;;

천원의 행복, 제대로 실현중이지요 ^^

 

 

이곳은 성종이 묻힌 선릉으로 향하는 길입니다.

겨울이라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람이니까 신도는 걷지 말아야겠죠?

 

 

 

저기~ 보이는 곳이 선릉.

아직 녹다만 눈이 곳곳에 쌓여있네요.

땅은 상당히 질퍽질퍽 거립니다..ㅠㅠㅠㅠ

 

 

여름에는 사람들도 북적거릴텐데, 겨울이니 참으로 조용하고 한산한 모습입니다.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기에는 딱이죠~

 

 

벤치에 앉아서 여유를 즐겨보고 싶지만,

날씨가 쌀쌀한 관계로 부지런히 걷는 게 건강에 좋을 것 같았어요 ^^

손도 시렵구요. ㅠㅠ

 

 

선릉을 곁에서 무조건 다 볼 수는 없습니다.

개방시간이 제한되어 있거든요.

다행히 열리는 시간대를 찾아서 가까이 살펴볼 수 있었어요.

타이밍이 좋아야한다는 것!

 

 

 

선릉은 동원이강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 이상의 능이 같은 능호를 사용하지만, 각각 다른 언덕에 조성된 능을 말하는데요,

선릉의 왼쪽 언덕에는 성종 계비 정현왕후의 능, 오른쪽 언덕에는 성종의 능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성종의 능침 봉분은 십이지신상이 새겨진 병풍석과 난간석을 세웠는데 능에 병풍석을 세우지 말라는 세조의 유교에 따라

세조의 광릉 이후 조영된 왕릉에는 세우지 않았던 병풍석을 성종의 선릉에 다시 세운 것이라고 하네요.

 

언덕에 올라보니 주변에 보이는 것은 죄다 빌딩...

그리고 까치 한 마리...

옛날에는 이 주변은 모두 숲이었을 것 같은데,

높다란 회색빛 건물들만 숲대신 자리하고 있네요.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만,

시끄러워서 제대로 주무실 수나 있을까요...

 

 

겨울이라 아직은 삭막한 느낌이 가득한 선릉,

주변이 모두 회색빛이다보니 이 왕릉마저도 회색빛을 띠는 것 같네요.

 

 

언덕을 내려와 조금만 걸으면 왕비의 능을 만나게 됩니다.

소나무가 빙 언덕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신비롭기만 합니다.

 

 

 

왕비 능에는 병풍석 없이 난간만 돌려져 있고, 석주의 윗부분은 초기 난간의 부드러운 맛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성종릉의 문무석인이 윤곽이 굵고 강직하다면, 왕비릉의 문무석인은 그 윤곽과 조각이 섬세하고 아름답다는 것도 특징이죠.

 

 

정현왕후의 능을 지나서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정릉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곳 주민들에게 선정릉은 쉼터이기도 하죠.

공원같은 곳? ^^

편한 차림으로 산책을 하는 시민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정릉이 보이네요.

근데 아버지 성종과 어머니는 나란히 있는데, 중종은 왜 혼자 이리 쓸쓸히 있군요.

 중종에게는 3명의 왕후와 7명의 후궁이 있었다죠.

그런데 사후에는 어느 왕비와도 함께 있지 못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능인 선릉 옆에 홀로 묻히네요. 

조선시대의 몇 안되는 단릉의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정릉은 개방이 되어 있지 않아서 자세히 볼 수 없습니다.

문무석도 보이지도 않고, 그저 멀리서 저렇게 되어있겠구나

예상만 하고 있을 뿐이죠.

 

 

근데 정말 개념없는 사람을 발견합니다!

언덕 위까지 올라갔다 오다니!!!!!

다른 사람들은 다 밑에서 바라만 보고 있는데,

왠 양복입은 아저씨가 위로 성큼성큼 올라가는 거예요.

 

밑에 있던 사람들은 그냥 멍하니...

관계자인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이러고 있었죠.

 

황급히 해설사분이 달려오셔서 내려오라고 소리치니까 그제서야 내려오는...

안그랬으면 한참동안 거기에 있을 분위기였습니다.

 

왜 올라가냐고 금지인 거 못 봤냐고 말하니,

황당하게도 왕에게 인사를 드리기 위해 올라갔다고 하는겁니다.

정말 여행하다가 별의별 황당한 일은 다 겪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개념없는 경우도 보네요. -_-;

 

△ 하지 말라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답니다.

 

 

 

 

 

 

흔히 왕릉이라고 생각하면 조용하고 외진 곳에 위치할 것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근데 선릉은 그 편견을 완벽히 깨버린 곳이죠.

비록 이곳에 잠든 분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이 근처를 지나는 사람들은 적어도 이곳이 있어서

그나마 높다란 회색빌딩들 사이에서 초록숲을 만날 수 있고, 작은 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2호선이든 분당선이든,

지하철을 탈 때 선릉역 방송이 들리면 잠시 이 왕릉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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