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일본 - 도쿄,대마도,요코하마

전쟁의 신을 모신다는 대마도의 신사, 8번궁신사

꼬양 2011. 11. 30. 06:30

[대마도 여행]

 추적추적 내리는 비.

대마도의 첫날을 이리 시작했죠.

비는 그렇다쳐도 버스 기사 아저씨가 엄한데를 세워줘서

좀 많이 걷기도 했습니다.

어딜 가든 해프닝.

분명 이즈하라 터미널에 세워달라고 했는데, 이즈하라 입구에서 세워줬어요.

 

아저씨, 왜 그러셨나요 ㅠㅠ

하지만 기사아저씨가 입구에서 세워주지 않았다면 이 신사를 발견할 수도 없었겠죠.

지도 하나 들고 이즈하라를 걷다가 발견한 8번궁 신사입니다.

신사가 좀 독특하게 생겨서 일단 들어가봤었죠. 

 

 사진 합성이 아닙니다.! 신사가 이렇게 생겼어요~

 

 

8번궁 신사 입구입니다.

이 신사의 본궁은 큐슈에 있다고 하죠. 사찰에 일주문이 있듯이 신사에는 도리이가 있습니다.

 

 

이 표지석이 없었다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죠.

일본은 신사가 워낙 많아서 "여기도 신사구나~"하면서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이렇게 비석이 있고 주차장까지 마련될 정도면 규모가 상당하다는 거죠.

대마도 관광안내 지도에서도 이 신사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없는 곳을 찾아가는 재미는 쏠쏠~

 

 

 

누가 암놈이고, 누가 숫놈이냐? 

수호신의 고마이누. 우리나라의 멍멍이를 연상케 하는데.

암컷, 수컷을 가리는 것은 쉽다고 합니다.

하나는 웃고 있고 하나는 입을 다물고 있거든요~

 

 

 

8번궁신사라지만 3개의 신사가 모여있는 곳

사실 8번궁신사, 히치만구 신사라고 하지만 3개의 신사가 모여있습니다. 8번 신은 궁시의 신이라고 하죠. 전쟁의 신입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 달갑지 않은 신이죠. 일본은 침략전쟁에 나설 때 이 8번신 기를 앞세우니까요.

그리고 신공왕후신사와 마리아 신사가 이곳에 있습니다. 신공왕후는 일본 서기에 삼한을 정벌했다는 인물입니다. 신공왕후가 백제 침류왕의 아들이라는 말도 있고 삼한이 대마도를 가리킨다든가, 이 설이 위조됐다는 말이 많지만, 일본은 이 신공왕후를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죠. 저는 아주 발끈했습니다. 역사를 위조, 날조를 해도 유분수지. 사실 정말 욱했죠. 일본이 언제 삼한을 정벌했다고 하는지...

그리고 이곳에 대마도주의 아내인 마리아를 모셨다는 마리아 신사도 있습니다. 임진왜란을 생각하면 사실 치가 떨리지만 고니키 유키나가의 딸이며 대마도주의 아내인 마리아를 이곳에 모셨다고 하죠. 그녀의 아버지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와의 권력싸움에 패배하여 참수되자 남편은 그녀를 버리고 도쿠가와 막부의 가신이 되고 마리아는 종교에 귀의하여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그녀는 사후에 신으로 부활했다고 합니다. 왜 마리아 신사라고 했는지 이제 이해가 가더군요.

 

날씨가 이래서 이런가. 기분이 참 좋지 않았습니다. -_-;

여행은 여행일 뿐! 너무 열내지 말자!

아무리 열 낸다고 해도...

여긴 일본이고 난 한국사람이다라는 사실 ㅠㅠ

 

 8번궁 신사

 

 

 

 

 

 

 

 

신사의 세월을 말해주는 거대한 나무들.

 

 

 마리아 신사

 

 

 

비가 내려서 인지 바람에 흔들리는 종이와 붉은 끈이 무섭게 느껴지더군요.

마치 귀신이 흔들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이끼가 크고 아름드리 나무가 서 있었던 팔번궁 신사.

느낌은 좋았으나 누구를 모셨는지를 알면,

한국 사람인 이상 열 받을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마도 관광 지도에 이 신사에 대한 설명이 없는 이유를 이제야 알았어요.

누구를 모셨는지 써야 할텐데, 쓰려고 하면 머리가 아프겠죠. -_-;

 

어쨌든, 8번신과 신공왕후까지...

일본의 침략야욕을 엿볼 수 있던 곳이기도 했구요.

다만, 여자라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죽고 남편에게까지 버림 받고 종교에 귀의한 후 신이 된 마리아라는 여자...

이 신은 왠지 모를 측은함이 느껴졌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한국의 사찰이 제일 좋은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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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한방 부탁드립니다.

활기찬 하루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