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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현직 박물관장님들께 듣는 우리궁궐 이야기

꼬양 2011. 8. 2. 07:30

멋과 미로 가득찬 우리의 궁궐

창이란 성대함이며 덕이란 도를 나타냅니다. 즉 창덕은 곧 덕을 밝혀 창성해진다는 뜻입니다고궁박물관에서는 지금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고궁박물관에서 전직 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계셨던, 지금은 문화재청장으로 계시는 최광식청장님과 정종수 고궁박물관장님으로부터 흥미로운 동궐도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러면서 국사는, 고궁은 점점 더 친근해지고 살가워지는거겠죠? 그나저나, 대체 동궐이 뭘까요?

경복궁을 기준으로 동쪽에 자리하고 있다하여 창덕궁과 창경궁을 동궐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이 동궐을 그린 그림을 동궐도라 하는 것이지요.

 

 

동궐도를 설명해주시는 최광식 문화재청장님 

 

조선전기에 왕과 가족들은 법궁인 경복궁에서 국가의 중요한 국가행사를 치르면서도 자주 창덕궁으로 거처를 옮겨 지냈는데, 임진왜란이후 모든 궁궐이 소실되자 창덕궁을 가장 먼저 재건하여 고종대에 경복궁이 다시 재건되기전까지 창덕궁이 실질적인 법궁 역할을 했습니다. 자연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 공간구조로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은 조선 600여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가장 조선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궁전입니다.

 

동궐도, 국보 제249호 (현재 2점이 남아있음. 동아대학교, 고려대학교 소장)

 

동궐도는 크기는 가로 576㎝, 세로 273㎝로 16첩 병풍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오른쪽 위에서 비껴 내려 보는 시각으로 산과 언덕에 둘러싸인 두 궁의 전각과 다리, 담장은 물론 연꽃과 괴석 등 조경까지 실제와 같은 모습으로 선명하고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죠.

 

고궁박물관 로비에서 동궐도를 설명해주시는 정종수 고궁박물관장님 

 

정종수 고궁박물관장 : 최초의 법궁인 경북궁이 평지에 좌우대칭 구조인 반면 창덕궁은 산자락을 따라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자연스럽게 배치돼 있는 점이 궁궐로는 이례적입니다. 창덕궁의 11만평 중 1/3이 정원으로 이뤄질 정도로 자연 그대로의 모습과 평지에 건물을 지었습니다. 동궐도는 당시 궁궐 내 다양한 설치물과 조경물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부감 기법을 이용해 세밀하게 그려냈고, 오늘날 궁궐 복원 때 기준으로 활용돼 더 큰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고궁박물관장님과 함께 창덕궁 특별전이 열리는 고궁박물관 2층 전시실로 향합니다. 큐레이터가 아닌 관장님이 직접 설명을 해주시는 우리 궁궐 이야기는 더 쉽고, 더 재미있게 가슴에 와닿습니다. 세세히, 재미있는 설명까지 곁들여 해주는 해설에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떠오릅니다.

 

 

 

고궁박물관장님이 말하는 창덕궁 창건이야기 

법궁인 경복궁을 중심으로 덕수궁을 서궁이라하고 창덕궁과 창경궁을 동궁이라 했는데요. 창덕궁은 1405년 창건했는데 태종은 신하들이 농번기로 바쁘니까 그만 짓자 했을 때 내 아들이 짓는 것 보다는 내가 욕을 먹더라도 짓겠다고 강행했다고 합니다.

창덕궁 창건이야기를 아주 간단히 줄이면 이렇답니다~ 이해하기도 참 쉬운 궁궐이야기랍니다!

 


지금 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창덕궁 특별전은 고궁을 주제로 한 최초의 특별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의 역사와 의미, 궁궐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마련됐습니다. 지금까지 창덕궁은 건물 중심의 관람이었으나 이번 전시를 통해 창덕궁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답니다. 창덕궁에 가지 않아도 창덕궁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뜻깊은 전시회랄까요~

 

 

 

동궐도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청기와 

 

이, 청기와 눈여겨 보세요! 지금 우리의 청기와가 올려진 곳은? 바로 청와대!!!

 

 

고궁박물관장님과 창덕궁 특별전을 관람한 후, 전 국립중앙박물관장님이셨던, 현재는 문화재청장직으로 계신 최광식 청장님께 동궐도우리 고궁 이야기를 듣습니다. 인터뷰 내내 함박 웃음을 지으셨던 청장님, 국립중앙박물관 기자로 활동하면서 자주 뵈었는데, 이렇게 청장실에서 뵙게 되니 기분이 묘합니다. 장소 하나 달라졌을 뿐인데 말입니다.

 

최광식 문화재청장 

 

현재는 청와대. 조선시대에는 청기와의 선정전. 그런데 왜 청와대일까?

동궐도에서 유달리 눈에 띄는 것은 궁궐 한복판에 있는 파란색 기와를 한 곳입니다. 대체 왜 이곳이 파란 기와를 썼을 까요? 그리고 지금의 청와대를 왜 청와대라고 하는지, 이유에 대해 궁금한 적이 없으셨나요? 임금이 일반적인 나랏일을 보던 곳이 선정전이죠. 이곳이 파란색 유약을 입힌 기와를 썼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청와대도 파란 기와를 쓰죠. 지붕이 파래서 청와대라 부르고 있는거구요. 청장님께서 더 놀라운 말씀을 해주시네요.

"고려시대에는 청자기와를 올렸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청자기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파란색을 칠한 기와를 쓰고 있는 것이죠. 상상만 해도 어마어마하죠? 청자기와가 올라간 궁이라고 하면 말입니다."  

 

상상만해도 정말 어메이징, 놀라울 뿐이죠. 청자로 된 궁? 그래서 조선시대에도 파란기와를 올렸군요. 그리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왔구요.

 

 

자금성보다도 매력적인 게 우리 궁궐!

우리 궁궐이 갖고 있는 매력이 무엇일까요? 중국의 규모에 비해 우리 궁궐은 터무니없게도 작다고 하죠. 중국의 자금성은 저리도 큰데 왜 우리는 고작 이 크기일까라고 한탄하기에는 이릅니다. 중국은 건물은 크되 볼 게 없다는 겁니다.

"자금성, 한번 가고 그 다음에는 안 갑니다. 그러면 우리 궁궐은? 창덕궁을 생각해보세요. 매력이 있습니다 산과 언덕이 있고, 그리고 그 사이에 집을 지은 게 창덕궁입니다. 자연과의 조화, 나무조차 원래의 식생을 살려서 지은 것이 창덕궁입니다."

 

궁궐의 규모만 따져볼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이 어떠한 지, 그리고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지 궁궐을 본다면 우리 궁궐은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건물에서 자연을 바라보는 경치가 아름다운 게 우리 고궁이잖아요. 저도 한번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서울와서 궁궐을 몇 번이나 갔는지, 계절따라 언제든지 찾아가도 정말 다른 모습으로 우리 고궁은 색다르게 다가왔거든요. 그 감동들도 이루말할 수 없구요. 역시...! 매력만점의 우리 궁궐!

 

 

 

왼쪽 정종수 고궁박물관장, 가운데 최광식 문화재청장. 신용원 문화재청 대변인

 

 


소백산 기슭 부석사의 한낮, 스님도 마을 사람도 인기척이 끊어진 마당에는
오색 낙엽이 그림처럼 깔려 초겨울 안개비에 촉촉히 젖고 있다.
무량수전, 안양문, 조사당, 응향각들이 마치 그리움에 지친 듯 해쓱한 얼굴로 나를 반기고,

호젓하고도 스산스러운 희한한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나는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이 아름다움의 뜻을 몇 번이고 자문자답했다.


 

- 최순우,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

 

짧은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 사진 찰칵찍고 돌아서는 길에 문화재청장님께서 하신 말씀에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의 책 문구가 문득 떠오릅니다. 최순우 선생님도 국립중앙박물관에 몸을 담으셨었죠. 책속에서 우리 문화재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따뜻하고 담백하게 평을 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어 바라보는 자연은 필경 아름답습니다. 부석사를 떠나 우리 문화재들은 자연과의 조화를 기본을 두고 지어졌기에 어디에서 어떤 곳을 바라보더라도 아름답습니다. 고궁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현직 박물관장님들께서 말씀하시는 우리 고궁 이야기. 우리 궁이 아름답고 지혜롭게 지어진 것은 이미 머리로 알고 있었지만, 오늘은 가슴으로 바라보면서 고궁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에 이어 내일은 창덕궁 특별전,

창덕궁 속살 궁궐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하겠습니다.

추천 한방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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