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나 이거 읽었어-독서

마음속으로 사표를 수십번쓰는 당신에게 꼭 필요한 책, 1년만 버텨라

꼬양 2011. 1. 25. 07:30

[책 리뷰] 마음 속의 하얀 연습장. 별의별 낙서, 온갖 욕이 마음의 연습장에 하루에도 수십번씩 쓰여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가장 많이 쓰고 찢었을 페이지는 아마 사직서가 아닐까?

힘들게 입사한 회사, 이 회사에서 난 내 꿈을 이루고, 내가 원하는 그런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합격통지를 받으면서 할 것이다. 하지만, 회사생활을 시작함과 동시에 그런 꿈들은 와르르 무너지고 만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 그걸 받아들이고 적응하는데만해도 몇 달에서 1년이란 시간이 걸린다.

 

"내가 이러려고 입사를 한 게 아닌데..."

"내가 상사에게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까지 이곳을 다녀야할까?"

 

실제로 직장인 대다수가 상사에게 사표를 내던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회사를 관두려고 고민하는 후배 또는 동료가 하소연할 때, 가장 많이 해주는 말은 “1년만 버텨봐”라는 거다. 1년을 버틴다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책을 읽다보니 떠오른 선배들의 조언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처음 방송국에서 구성작가로 일할 때, 일이 힘들고 고되서 나 역시 그만둘까란 생각도 했었다. 이게 적성이 아닌가, 내가 정말 글을 좋아하긴 하는건가라는 의구심까지 들 정도로 하루하루가 힘들었다. 하루만에 관두는 막내작가를 비롯해서, 컴퓨터에 포스트잇 한 장을 달랑 붙여놓고 더이상 나오지 못하겠다고 도망가는 작가까지 1년은 커녕 한달을 못 버티고 나간 작가들을 수두룩하게 봤다.

하지만 이들 틈에서 난 무조건 1년은 버티자고 결심했다. 1년을 버티자고 결심하게 된 별다른 이유는 없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긴 이유였다. 있다보면 내 능력을 인정받을 것이고, 조용히 물 흐르듯 내 일에 충실하다보면 분명 눈에 띄일 것이라는 믿음이 내 마음에는 강하게 깔려 있었다. 그 믿음은 적중했고, 능력도 인정받았고. 인맥도 넓어져서 나중에는  보도국, 기술국 선배들까지 두루 친해지게 되었다. 후에 선배들에게 입사해서 흔들린 적이 없었냐고 물어보자 그들은 말했다.

 

"왜 없어! 그땐 정말 사표 휙 던지고 나오고 싶었는데"

"그럼 어떻게 견뎠어요?"

"그냥 버티면 된다. 하루가 지나면 일주일 되고, 한달이, 1년이 그렇게 지나서 지금 이렇게 몇 년이다. 1년만 견디면 어딜 가든 다 잘하게 돼 있어."

 

그렇다면 이책의 저자는 직장을 오래 다녔을까? 아니다. 그는 직장을 8개월만에 그만뒀고, 이후 수차례의 이직 경험을 이 책에 담아냈다. 다른 자기계발서들이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것과는 달리 저자의 뼈아픈 과거 직장생활 경험이 책에 담겨있기에 오히려 더 진솔하게 다가오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직장생활 선배로서 독자들에게 충고를 해주고 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좌충우돌 한계에 부딪치고 고민할 때 저자에게 합리적이고도 진심 어린 도움의 손길을 건네준 선배들의 조언을 다시금 전해주고 있다.

 

 

사회초년생 직장인들이 평생 경력관리를 위해 꼭 알아야할 전략들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해내기 위해 정말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높은 외국어점수? 프레젠테이션 능력? 정치력? 친화력? 모두 아니라고 말한다. 1년동안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해보이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탐구해나갈 수 있는 힘이 평생동안의 직장생활을 좌우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즉, 1년 간의 직장생활 성적표로 30년 직장생활의 성공 여부를 짐작해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떻게 1년으로 30년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란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1년의 시간 동안 실무에 관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조직의 생리를 깨우치고 나서 스스로의 커리어를 장기적으로 설계하는 안목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회 초년생인 1~3년차 직장인들이 평생 경력 관리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처음 1년의 열두 가지 기본기 전략을 담고 있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 1인자가 되기 위해 2인자도 되어보기, 귀가 너덜너덜해질 때 까지 듣기 등등.

다른 자기계발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직장인의 생존전략, 변화, 혁신, 창조, 상상력 등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는 없다. 그런 것들이 없는 이유는 직장생활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생존전략, 상상력 등이 아니라는 저자의 믿음이 깊게 깔려있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1년을 버티는 걸 해냈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1년을 버티는 걸 해냈다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라고. 이 말에 나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회사에서 1년을 버티지 못한다면 다른 어떤 곳에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절대로 오래 할 수 없을 뿐더러 자신이 기대하는 만큼의 성공도 거두기 어렵다. 1년이라는 시간은 어찌보면 정말 짧은 시간이고 의미가 없어보이겠지만, 직장인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기초적인 요건들을 갖추고 있는가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간으로써 많은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는 것보다도 취업이 힘든 현재, 어렵게 취직을 할 수록 자신에 대한 자부심, 자존심과 회사에 대한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특별한 줄 알았던 자신이 사내에서 그다지 특별할 것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하거나, 나만한 인재를 알아봐주지 않는 직장에 분노하는 사회초년생들이 지금도 출근을 망설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혹시 자존심 상하는 현재의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줄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날 궁리만 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지만 어렵게 들어온만큼 하루하루 견디는 게 어렵더라도 그 자리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려고 한다. 정말 힘들어도 딱 1년만 견뎌보길 권하고 싶다. 깨질 땐 쿨하게 깨지고, 깨진 이유를 받아들여라. 상사가 아무리 밉고, 욕이 목구멍까지 올라와도 참으라는 말도 하고 싶다. 깨지면 깨진 이유를 생각하고 그 점을 고치면 된다. 깨지면 깨질수록 나는 더 단단해지는거니까.

 

직장을 옮긴지 아직 한 달이 넘지 않았다. 아직 새로운 곳에 적응 중인 나지만, 깨지는 일을 즐겁게 생각하고 있다. 수없이 많이 깨지고 셀 수 없이 다시 노력하고 나온 결과가 고려청자의 은은한 색인 것처럼, 나 역시 그리 될 것이라 믿으니까. 그리고 1년을 어떻게 즐겁게 견뎌볼 것인가도 생각중이다. 내 가치는 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며, 내 경력 역시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지금 직장생활 1년이 앞으로 30년 생활을 좌우한다고 생각하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사회초년생이라면, 직장을 옮길 계획이 있다면, 직장을 옮긴 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물론, 다 아는 이야기라고, 누구나 아는 식상한 소재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 말하기 전에 직접 실천한 적이 있는지, 실천하려고 마음 먹기라도 해봤는지 묻고 싶다. 

회사에서 조금이라도 잘 나가기 위해, 좀 더 잘 적응하기 위해 좌충우돌 헤매고 있을 직장인들이 읽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고 의지를 굳건히 하는 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직장은 그렇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오늘도 살아남는 날이 되길 바라며. 화이팅!

 

 

 


1년만 버텨라

저자
허병민 지음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 2010-12-27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평생 직장생활의 축소판, 1년의 성적표가 나의 커리어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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