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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마무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얻은 깨달음

꼬양 2010. 12. 31. 01:46

어느덧 2010년도 마지막입니다. 한 해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고, 웃기도 울기도 많이 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10년이 막상 끝이라고 생각하니 섭섭하기도 합니다. 항상 모든 걸 잘해야 한다고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제 스스로를 많이 다그쳤고, 제 안의 자신은 늘 그런 모습에 상처를 받기도 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이렇게 밤이 깊었네요. 2009년에도 이랬겠죠. 내년에는 올해처럼 이러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

올해는 좀 다릅니다. 생각을 전환해서... "내년에는 이래야지"... 이런 생각을 가져봅니다.

 

2010년은 블로그가 좀 의기소침해서 저도 약간 가라앉은 면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이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며 순전히 제 탓이기도 합니다. 처음에 취미로 시작한 블로그가 어느 순간에는 집착으로 변해있었죠. 블로그 카운터에 연연하고 추천수에 집착하는 제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 숫자에 상처를 받는 제 모습도 찾을 수 있었죠. 제가 던진 돌에 제가 맞는다는 느낌, 어떤 건지 아실 분이 있을까요?

 

블로그 때문에 울기도 하고 웃기도 많이 했습니다.

어떤 때는 정말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공들여 쓴 글을 읽는 분이 많지 않으니 속상할 수 밖에요. 그리고 시각적인 것도 상당히 중요하기에.. 잦은 렌즈 고장과 카메라 고장 역시 블로그 운영에 치명적이었습니다. 같은 주제의 글이라면 아무래도 좋은 사진의 글을 선택하게 되고, 제 글은 뒤쳐지니까요. 그리고 같은 전시회, 공연의 글 역시... 같은 테마의 글이 제가 늦게 발행하면, 제 글은 뒤로 묻히기에 이에 대한 절망감, 상실감 역시 상당했습니다. 뭐든지 열정을 갖고 임했던 저에게는 그 열정만큼이나 실망감도 컸기 때문이죠.

 

특종을 찾아다니는 신문기자도 아니었고, 저는 그냥 여행칼럼니스트, 작가였을 뿐인데... 기억의 창고인 이 블로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블로그가 많은 사람들로 북적되면 정말 사람 향기가 나는 블로그가 되어 오는 분들도, 관리하는 저도 기쁩니다. 2009년 당시만 해도 그렇게 북적이고, 활기가 돌았던 것 같은데 올해는 왜 이리 침체된 느낌을 받았을까요?

 

우수블로그, 맛집 블로그라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올해의 블로그 성적은 상당히 저조합니다. 베스트 글이라든가 방문자수라든가 작년에 비해서 현저히 떨어집니다. 상당히 많은 포스팅을 해왔던 올해였는데, 투입에 비해 산출은 떨어지는, 맥이 탁 풀리는 한해였습니다. 솔직히 올 해 200만명을 카운터를 찍자는 게 제 목표였기도 했는데, 이것은 내년으로 미뤄야 할 듯 합니다.

어쨌든, 제 블로그 운영 방식에도, 포스팅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전업블로거도 아니었고, 블로그가 저를 구속하는 듯한 느낌은 정말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음...

깊은 밤, 이렇게 생각을 해보니. 저를 이렇게 만든 것은, 제 블로그를 이렇게 만든 것도 블로그에 대한 집착때문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다른 블로그와의 비교, 다른 글들과의 비교가 제 스스로를 옭아매는 족쇄로 변했다는 거죠. 잘 나가는 블로그와 비교한다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베스트 글이과 블로그 카운터 방문자 그 수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꼬양이며, 언제나 열정으로 넘친다는 것을. 열정빼면 시체인 꼬양이라는 걸. 저때문에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제 블로그는 타인의 블로그가 아닌 꼬양의 블로그라는 것을 이제야 느낍니다.

또한 언제든지 누구든 이 블로그에 방문해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면... 제 마음과 생각을 같이 공유하는 거야 말로, 숫자로 매길 수 없는 크나큰 것이란 것을 깨닫습니다. 전 소통하고 싶어서, 여러분과 대화하고 싶어서 이렇게 블로그를 하는 건데 말입니다.

 

단순한 사실을 이제야 깨닫다니, 이럴 땐 제가 참 아둔하다는 걸 느낍니다.

그리고 신묘년은 저에게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가끔 블로그에 글이 뜸하게 올라올 수도 있겠지만, 그 와중에도 블로그가 다시 2006년 처음 시작할때처럼 설레임으로, 활력으로 다시 저에게 찾아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이것도 욕심인걸까요? ^^; 욕심을 버리고, 제 스스로의 모습을 찾아가는 신묘년 한 해를 보내려고 합니다. 그 모습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고요...

 

제 블로그를 찾아주셨던 모든 분들께, 앞으로 방문하실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