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쌀국수, 이탈리아의 파스타, 일본의 우동이 있죠.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칼국수가 있습니다. 칼국수라고 하면 말 그대로 칼로 썰어서 만든 면으로 만든 국수죠.
전주한옥마을, 왠지 이곳에 가면 한정식을 먹어야할 것 같았습니다. 소리축제 행사 취재차 방문했던 전주였죠. 하지만 전주 현지인들이 추천해준 곳은 다름아닌 분식집이었습니다. 응? 분식집? 분식집에서의 칼국수라, 솔직히 납득이 안갔던 것도 사실입니다. 칼국수를 못 드시는 분도 이곳 칼국수만큼은 정말 맛있게 먹는다고 할 정도로 칭찬이 자자한 집.
점심 시간이면 줄을 서서 먹어야 한다는 곳, 바로 베테랑 분식입니다.
칼국수는 여름에 먹는 음식이라고 하죠. 언제 먹든 맛 없을리 있겠습니까만.. 겨울에는 언 몸을 녹여주는 따뜻한 국물이며, 여름에는 찬 음식으로 허해진 속을 달래주기도 하죠.
김가루와 고춧가루, 계란을 풀어넣어 스텐리스 그릇 가득 담겨 나온 칼국수. 정말 자체로도 너무 먹음직 스러웠습니다.
찬은 상당히 소박합니다. 단무지와 깍두기가 전부입니다!
김가루, 고춧가루, 들깨가루가 송송 뿌려져나옵니다. 국수를 들고오는 직원이 참 아슬아슬할 정도로 가득 담아서 줍니다.
김가루와 고춧가루, 깻가루를 휘이 젓고 면을 살짝 들어봅니다. 밑에 자작한 국물이 보이죠?
국물의 맛은 깔끔하고, 뭐랄까 구수하기도 합니다. 고춧가루가 많이 들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렇게 맵지도 않습니다. 간이 잘 맞다고 해야하나요.
면을 어느 정도 먹으면 이젠 국물을 먹을 차례. 오른손엔 카메라를 왼손에는 숟가락을 들고 찍어봅니다.
저 왼손잡이 아닙니다!ㅋ
보통의 칼국수라면 닭국물과 애호박이 잘 어울린다고 하죠. 닭을 고아서 살을 대강 떼어 놓고 나머지를 보에 싼 다음 꼭 짜서 닭국물을 장만하고. 팔팔 끓을 때 국수를 넣고 애호박과 파를 채로 썰어 넣어 뚜껑을 닫고 끓인 후 삶은 닭고기를 곱게 찢어서 국수와 함께 넣고 끓이거나 얹어서 나오는 게 원래 가장 기본적인 칼국수인데요.
이곳의 칼국수는 캐주얼하면서 맛은 깊다고 하는 표현이 어울릴까요.
뜨거운 칼국수를 먹었더니 땀이 주르륵. 디저트로 이젠 빙수도 시켜봅니다.
이곳이 분식집이잖아요~ 팥빙수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팥과 얼음으로 이뤄진 가장 기본적인 빙수입니다. 위에 살포시 얹어진 체리가 참 먹음직스럽죠?
빙수를 먹다보면.. 빙수안에서 떡과 이것을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땅콩!
땅콩이 들어간 빙수는 아마 첨 봤을걸요? 저도 처음 먹어봤거든요. 빙수에 진짜 찰떡이 들어가고, 옥수수도 들어가고, 토마토, 커피, 녹차가 들어간 것들은 봤지만... 땅콩 넣은 빙수는 처음 먹어봤네요.
시원한 빙수를 고소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땅콩 찾아서 쏙쏙 골라 먹게 되죠...ㅋㅋㅋ
싸우진 마세요~
메뉴도 참 단촐합니다. 칼국수, 콩국수, 쫄면, 소바, 만두, 팥빙수가 이곳의 전부입니다.
늦은 점심시간이었지만서도 사람들로 이 분식집은 바글바글 거렸습니다.
외형은 좀 소박해보여도, 분식이라는 타이틀이 전주한옥마을과 좀 안어울린다고 생각될지는 모르지만 맛에 있어서는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추운날이면 추운날에 맞게, 더운 날에는 더운 날에 맞게 먹는 것이 칼국수라고 하죠.
무더운 여름날 전주 한옥마을에서 맛 본 칼국수와 빙수는 더위에 찌든 속을 달래주더군요.
물론 허기진 배를 달래주기도 했지만서도요.
전주한옥마을에서 한정식이 부담스럽다면,
좀 가볍게 식사를 하고 싶다면 이 분식집을 찾는 것도 괜찮아요~
맛은 이 곳을 찾는 많은 분들이 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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