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전라도

무더운 여름, 기운돋우는데는 최고! -연포탕

꼬양 2010. 6. 28. 11:00

어느덧 6월도 끝나가고, 이제 곧 7월.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때.

기력이 서서히 떨어질 법도 하다. 기운을 돋우는 음식에는 뭐가 있을까?

영양이 가득하다는 영양탕도 있고, 튀겨나가느라 끓여먹을 닭도 없다지만 복날에 인기 좋은 삼계탕도 있고. 그렇다면, 바다에서 기운 돋우는 것을 찾는다면? 바로 낙지라 할 수 있겠다.

낙지는 예로부터 기운 없을 때 조상들이 즐겨먹었었다. 산낙지채로도 먹고, 젓가락에 꽂아서 구워도 먹고, 탕으로도 끓여서 먹었다.

여튼, 낙지는 더위에 지친 몸을, 피로에 지친 몸에 기운을 주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무얼 먹었을까? 바로 연포탕!

 

 

 

 

 

어느 CF에서처럼 "피로야 가라!"라고 외치고 싶지만, 피로는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피로를 물리칠 수 있을까?

음식을 통해서 피로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타우린을 섭취하면 된다. 

자양강장제 라벨을 보면 꼭 등장하는 이 타우린, 타우린은 담즙 배설을 증가시켜 간을 해독시킨다.

특히나, 자연 타우린 섭취를 하면 얼굴에 생기가 돌아 피부미용에도 좋다. 타우린은 혈액 중 콜레스테롤의 장내배설을 증가시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도 좋다는데. 타우린은 낙지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고 하니...

즉, 이런저런 정황을 본다면, 낙지는 몸에 좋다는 것?

  

 

 

소박한 반찬. 맛있는 탕이 있다면 반찬이야 소박해도 밥이 술술 넘어가는 법.

 

 

꼬물락꼬물락 움직이는 낙지. 소금장에 찍어 꼭꼭 씹어먹어본다.  꿈틀거리는 낙지와 이빨과의 싸움. 승자는 누구?

 

 

 

 

 

소박한 찬들을 하나둘씩 집어먹어본다. 연포탕은 언제면 나오나 기다려보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낙지연포탕. 구수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인 연포탕.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낙지도 고소하다.

 

연포탕은 맑은 국물에 낙지를 살짝 데쳐 삶은 것을 말하는데, 원래는 ‘맑은 두부국’을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연포탕(軟泡湯)의 포(泡)가 거품과 두부란 뜻을 갖고 있는 한자이다.

옛날 한자에서는 부풀어올라 부드러운 물건을 ‘포’라고 했는데 주로 두부를 말한다. 홍만선의 ‘산림경제’에서는 연포탕을 끓이는 법에는 ‘두부나 무·고기 등을 넣고 끓이는 맑은 장국’이라고 돼 있다.

그러나 해안지방에서는 두부 대신 낙지를 넣어 연포탕을 끓이게 되면서 지금은 연포탕이 곧 낙지탕을 뜻하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또한, 연포탕은 싱싱한 낙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낙지의 먹물이 터져나와서 온통 국물이 시커멓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한다. 물론, 먹을때도 살짝 조심해야 한다. 시커먼 연포탕을 먹지 않으려면 말이다.

 

 

 

충무공이 백의종군 당시, 이 연포탕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물론, 이순신 장군이 평소 즐겨 먹던 음식은 장국, 쇠고기 내장ㆍ생선 모듬전, 장김치, 멸치젓 등이라고 한다. 특히 백의종군 때는 연포탕, 재첩국, 고사리나물, 취나물, 동치미 등을 주로 들었다고 하는데.

충무공이 즐겨 먹었다던 연포탕에 이 낙지가 들어갔는지는 확인할 길은 없으나, 어쨌든 이순신 장군도 연포탕을 즐겨 먹었다.

 

 

 

수족관 속에서는 꿈틀거리는 낙지를 만나볼 수도 있는데...

부끄러운지 자꾸 구석으로만 숨는다.

 

 

문득 이런 글귀가 생각났다. 

“마른 소에게 낙지 서너 마리 먹이면 금세 힘을 되찾는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 나온 말이다. 사람은.. 몇 마리를 먹어야할까? 답은 안 나오지만... 피로가 많이 쌓인 사람일수록 많이 먹어야하는걸까? 그럼 난 대체 몇 그릇? -_-; 뜬금없는 생각을 해본다...

 

혀가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은 가끔 몸에 해로울 때가 있다. 몸이 좋다고 하는 음식은 혀가 싫다고 할 때도 있고. 혀와 몸이 만족하는 음식, 연포탕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