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2010 경상남도

1박 2일에 나왔었지. 바로 이곳. 최참판댁~!

꼬양 2010. 5. 19. 08:30

느림의 고장 하동. 

요즘 들어 디지털보다 아날로그를, 빠름보다는 느림을 선호하게 되는데, 그렇기때문에 찾은 곳이기도 하다.

최근 1박 2일 프로그램 덕분에 유명세를 타고 있는 최참판댁. 

방송을 타서 유명해지기도 했지만 경치도 자랑할만한 곳이다.

드넓은 평사리 들판이 보이기도 하고, 굽이굽이 섬진강 물길이 한눈에 들어오는 이곳은 소설 속 가상의 공간이다.

 

 

하동군에서 박경리 토지의 작품성을 높이 사 조선 반가의 전형적인 모습을 살려 최참판댁을 지었다.

박경리의 소설 토지는 25년에 걸쳐서 완성된 대하소설로 조선 근대 역사를 장대한 스케일로 화폭에 담은 민족의 대서사시이며, 아름답고 풍요로우며 장엄하고 위대한 작품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문학교과서뿐만 아니라 드라마, 영화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토지.

그 감동을 떠올리게 했던 최참판댁. 

 

 

최참판댁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물론, 무슨 촬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이곳을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로 가득가득하다.

문 앞에서 "이리 오너라" 말을 하면 누군가가 문을 열어줄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고.

윤씨 부인과 서희가 기거했던 안채에선 앙증맞은 서희가 당장이라도 달음박질 해서 나올 것만 같았다.

물론 길상이 거주하던 행랑채, 김환과 야반도주한 별당 아씨가 머물던 연못 딸린 별당 등이 잘 정돈 되어 있었다.  사랑채에서는 최치수의 기침소리가 들리는 듯 했고.

 

 

 

 

평사리의 드넓은 들판을 내려다보는 한 관광객.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문을 열어 바깥을 바라보니, 이러한 장관도 없었다. 이곳은 명당 중에 명당이었다.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평사리 들판과 저 멀리 펼쳐져있는 부드러운 능선의 산까지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

"우와~"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곳.

대한민국 곳곳을 누벼보지만, 이런 명당을 만나보긴 처음인 것 같다.

 

 

 마루바닥 밑에는 장작들이 있었다. 이 장작은 누가 쓸까?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손님들을 위해 준비해 놓은 것일까? 1박 2일 멤버들이 찾아오는 것처럼 말이지.

 

 

고추가 수확될 철은 아니지만 소쿠리에는 빠알간 고추가 담겨있었다. 

"고추가 비쌀텐데.."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고, "진짤까?"라는 생각에 만져보기도 하고.

 

 

뒤뜰에는 가지런히 장독대들이 놓여있었다. 여느 양반댁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장독안에는 고추장, 된장, 간장이 세월을 안고 그렇게 기다리고 있겠지.

 

 

 그리고 정겨운 메주까지.

 

 

 뒤뜰로 나가면 대나무 밭이 반긴다. 초록빛 대나무들은 싱그러움을 더한다.

 

 

그리고 소설 "토지"를 비롯, 하동과 관련된 문학 작품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박경리 문학관이 최 참판 댁 뒤쪽에 자리하고 있다. 시간이 나면 들려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최참판댁을 둘러보기전에, 제일 먼저 만날 수 있는 드라마 세트장.

토지 드라마 속 장면들을 떠올리며 이곳을 둘러보는 것도 은근하게 괜찮다. 물론, 드라마가 오래전에 방영됐기에 기억도 어렴풋하지만. 드라마 속 능청스런 연기를 떠올리며, 세트장을 둘러보는 재미는 남다르다.

 

 

 

 

 

볏짚으로 가득찬 집. 이건 살짝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마루에 살짝 걸터앉아 사진을 찍을 수도 있을텐데, 이젠 이 짚들을 치웠겠지라는 생각을 해보고. 

 

 

 

강봉기, 두리네.

박윤배가 연기했던 강봉기. 속물적이며 응큼하고 약삭빨라서 자기 이익을 위해 무슨 일이든 했던, 하지만 가족에 대한 애정만큼은 깊었던 인물이었다.

 

 

 

허리 정도 되는 높이의 야트막한 돌담 길 사이를 걸으며 이집 저집 기웃거려본다.

각각 개성있는 인물로 가득했던 평사리.

평사리의 농민이었고 이용과 가장 절친한 친구였던 영팔네 집이 보였다. 서희를 따라 간도로 이주했었지 아마? 사리분별이 바르고 남의 어려움에 발벗고 나서는 성격의 캐릭터였는데. 

 

 

관광객들로 붐비는 평사리 토지 세트장에는 파릇파릇 녹색빛이 가득하다. 물론, 날씨가 좋았으면 더 예뻤겠지만, 햇님이 도와주지 않아서 사진은 그냥 이정도로. 다음에 또 오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라는 생각도 해본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버스를 타고 갈 생각에 아찔하기도 하지만. 5시간 버스를 타서 올 생각하면 까마득하기도 하고. 그래도 이곳에서 얻은 싱그러운 공기와 탁 트인 평사리의 들판의 감동은 5시간의 멀미를 날려버릴만큼 값지기도 하다.

 

 

 

 

 

 

 

 

이집저집 기웃거리며, 돌담길을 따라 흙길을 걷다보면 어느덧 세트장을 한바퀴 다 돌고 평사리의 전경만이 남게 된다. 넓은 들판과 높은 산을 바라보다보면 많은 생각들이 내 옆에 살포시 자리를 잡는데...

 

 

 

그나저나...

토지는 이미 유네스코 세계문학대표선집으로 지정되었다. 사실 "토지"는 5세대에 걸쳐 확대되는 7백 여명에 달하는 인물들과 1897년부터 1945년까지 50년에 이르는 시간 배경 등 때문에 완독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지금 다시 읽으라고 하면 아마 나도 땀을 뻘뻘 흘리지 않을까.... 

어쨌든, 이 토지는 우리나라에서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기도 하지만,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다루기에도 약간은 힘에 부치는 장대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평사리를 바라보면서 든 또 하나의 생각.

우리는 우리나라 문학작품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나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내가 태어나고 자란 이 땅. 대한민국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고 있는데....

아직도 대한민국 가볼 곳은 많고, 내가 모르는 곳도 많으며, 좋은 곳도 많다는 것을. 그리고 더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또한, 텔레비전에 나왔다고, 연예인들이 이곳을 방문했다고 이곳이 유명해지기보다도 토지 작품의 의의를 두고 이곳이 유명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곳을 텔레비전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에게도 단순히 1박 2일의 출연 연예인들의 이름으로 남겨지는게 아니라 "평사리", "토지의 최참판 댁"이렇게 말이다.

 

그래도... 1박 2일 프로그램은 이곳에 웃음을 심어놓고 갔다. 아마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얼굴에 피식피식 웃음꽃이 피지 않을까 싶다. 

 

 

 


 

앗! 메인에 떴네요?ㅎㅎㅎ 얏호! ^ㅡ^* 너무 기쁘네욧.ㅋ

 

제 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__)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