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탐구생활/'17 책 100권이상 읽기

당신의 빨간구두는 무엇인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듣고'

꼬양 2017. 2. 27. 20:28


2. 당신의 빨간구두는 무엇인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듣고'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책 이름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발칙하고 이기적일 수가 없었다 ^^


대체 이 책에는 무엇이 담겨있을까가 궁금했다.


책장을 넘겨보니 책 속에는 일러스트레이터 김옥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준,

평범한 나날을 깨워준 문화가 들어있었다.


그녀에게 이것은 힘이 되었고 영감이 원천이 되었으리라.






커피 한 잔과 함께 책 읽기...


커피를 참 많이 줄이긴 했다 ^^

하루 한 잔 커피를 마시는 나를 보며 놀란다 ㅎㅎ

예전에는 10잔도 마셨던 것 같은데,

많이 마시면 내 속만 상할 뿐 얻는 것 없다는 깨달음하에

커피는 정말 많이 줄였다.




저자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일러스트레이터다.

한국감정원에서 비서로 일했지만 조직과 어울리지 못해 사표를 냈고

그 후 마음속에 담고 있던 일을 하겠다는 결심으로

홀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나이 서른에 완전히 전업해 계속 그림을 그리며 살아가고 있는 그녀.

취미는 개와 장난치기, 낙서하기, 책 읽고 토론하기, 여행하며 그 동네 과자먹기,

세상의 보석같은 존재들에 감동하는 것...


나와 비슷한 취미를 갖고 있는 저자...


공통점이 많기에 어쩌면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어릴 때도 그렇지만 커서도 도로시의 빨간구두가 참 갖고 싶었다.

기술이 발전해서 신발을 신으면 어디론가 떠날 수 있는 날이 오긴하겠지?

지금은 상상뿐이지만 언젠간 이루어질 것 같단 생각도 든다.


어렸을 때부터 난 호기심이 많아서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했다.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통에 엄마는 늘 나를 찾아 다녔고,

매일 나를 찾으러 다니던 엄마를 측은하게 여긴

네 할머니가 날 바닷가 한 켠에 있는 높은 의자 위에 올려놓은 후

엄마에게 딸이 바닷가에 있다며 알려주기도 했었다.


어려서나 커서나 나는 가만히 있지 못한 것 같다.

주의력결핍장애 그런 것은 아니었고

생각도 많았고, 말도 많았고,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다녔다.

그래서 섬을 떠나 뭍으로 오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뭍에 오니 이보다 더 큰 세상을 보고 싶었고, 또다른 세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여기와는 다른 어딘가로 날 데려다줄 무언가가 필요했고,

난 여행을 통해 다른 어딘가로 향해 있었다.


저자는 영화, 그림, 사진 등을 통해 영감을 얻었고,

자신의 감상을 일러스트, 짤막한 글 등으로 풀어놓았다.


책은 마치 작가의 일기장 같았다.

작가의 생각, 감상을 쌓아놓은 비밀스러운 창고랄까?


나의 또다른 일기장은 블로그... ^^





자신에게 영감을 준 64가지 이야기는

도로시의 빨간구두이며 64송이의 꽃들이었다.


나에게 도로시의 빨간구두는 우리나라, 세계 각지이며,

수 십 송이의 꽃이다.


나도 이렇게 몇 가지라 추려놓고 싶지만

아직까지 나에게 영감을 주는 나라는 많았고

앞으로 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좀 더 다녀보고 정리를 해봐야겠다라 다짐했다.


64가지 이야기들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작가에게 강렬하거나

슬프거나 아름답게 혹은 가슴을 시리게

인상을 남긴 것들이다.


대부분이 영화였으며

저자의 언어인 그림으로 그 장면 속 하나를 풀어넣기도 했다.






64가지 이야기에는 내가 본 영화들도 꽤 나왔다.

그 영화를 보면서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에

웃음도 나왔고...


영화 몇 편은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표시해놓기도 했다.




작가의 일러스트와 글의 만남.

한 편의 수필이라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영화 하트비트를 보고나서 작가의 느낌, 이야기를 풀어넣었다.


한 남자를 사이에 둔 남자와 여자의 사랑경쟁!

이 영화를 보고나서의 느낌은 한마디로 그랬다.


나쁜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를 비로소 알 것 같다는 것... ^^


그래도 착한 남자가 좋다.

나쁜 남자는 별로...


나도 나빠질 것 같은 그런 느낌적인 느낌때문에 ^^





저자의 64가지 이야속의 하나는 '사랑의 어리석음 - 영화 애꾸라 불린 여자'였다.

특히 글에 공감하며 읽었다.


1974년도의 영화지만

참으로 요즘과 일맥상통한다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애꾸라 불린 여자'


줄거리는 단순하다.

착한 여자가 악당들에게 유린당한 뒤 피의 복수를 감행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 매들린의 죄라 함은 착한 본성밖에는 없었다.


폭력에 인내하고 기다리면 언젠간 나아지겠지하는 막연한 어리석은 믿음에 있었다.

하지만 폭력에 인내란 없다.

맞서고 일어나야하는 것이었다.


주인공 매들린은 친구와 부모님까지 다 잃은 후에야

비로소 받은 만큼 갚아주겠다는 결의가 선다.


처음부터 폭력에는 폭력으로 맞섰다면 어땠을까 안타까울 정도로

그녀의 복수는 시기를 놓쳤다.


늦어버린 복수, 정의는 이뤄졌지만 악인들도 소중한 사람들도 모두 없었다.

그녀의 눈도, 소중한 사람도 돌아오지 않았다.


자신의 힘을 믿지 않은 것도 죄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영화.


요즘 시대도 그렇지.

가만히 있으면 더 덤비는, 맞서서 화를 내어야 무서운 줄 알고 그렇다.

참으로 씁쓸한 시대.


착한 것도 죄가 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같은 방식 혹은 더 독한 방식으로 맞서야만

나를 혹은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있는 시대.


1970년대 영화지만 참으로 씁쓸했다.

자신의 힘을 믿지않은 것도 죄...


고로, 나는 나의 힘을 믿어야겠지?

그리고 복수는 뭐든 시기가 필요하다는 것.


예전같았으면 복수를 하면 무엇하겠나라며 묻어뒀겠지만

요즘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누군가 나에게 못되게 하면 나도 똑같이 못되게 굴 것이라는

아주 1차원적인 생각으로 바뀌었다.


성현들의 말이 그렇거나 말거나

그것도 시의적절해야지...

요즘같은 때에 그러면 호갱, 호구, 바보라 무시당할 뿐.


착한 사람들에게는 착하게,

나쁜 사람들에게는 나쁘게,

약자에는 약하게,

강자에게는 강하게.


그게 세상사는 논리며 이치가 된 것 같아 씁쓸하다. 




가슴 찡하게 봤던 외계인 영화, 디스트릭트 9도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었다.

나 역시 이 장면을 보면서 뭉클했는데...

작가 역시 그러했다니 웬지 친구가 된 듯한 느낌이었다.


마치 카프카의 변신의 외계인버전이랄까.

디스트릭트 9 영화는 그렇다.


사람이 외계인이 되어버렸지만서도

아내에 대한 사랑, 그리움은 여전하다.


감독은 외계인과 지구인과의 대립을 통해

인종차별 문제를 논하고 싶었을 것 같다.

감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이었고,

물론 나는 이 영화를 시사회를 통해 관람했기에

무엇보다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싶은 것만 듣고...


책을 통해 나의 추억을 더듬어 보았고

내가 보았던 책들, 영화, 여행지까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빨간구두는  여행, 책, 영화, 사진, 그림...

이렇게 정리될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구두보다 운동화를 많이 신는 편이기에

 빨간운동화라 말하고 싶어진다 ㅎㅎ


운동화를 신고 여행을 떠나고, 영화를 보러가고,

전시회를 가고, 사진을 찍기에...


도로시에게는 빨간구두가 있다면

나에겐 운동화가 있다!


여튼.. 서평이 끝자락에서 이상하게 마무리되었지만 ^^

두번째 책은 이러했다.


책은 읽고 서평을 늦게 쓰니 이것도 참;;ㅎㅎ


다른 책도 얼른 기록해야겠다.

좀 더 부지런해져야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