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탐구생활/'14~16 서울시 기자단

일자리=꽃자리, 일자리에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이효열작가를 만나다. 2016 서울시 일자리대장정

꼬양 2016. 5. 18. 22:05




일자리=꽃자리, 일자리에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이효열 작가를 만나다.

2016 서울시 일자리대장정




버스 안, 지하철에서 내 자리를 잡는 것만큼

내 일자리를 잡는 것도 어렵다.


일자리는 먹고 사는 문제의 출발점,

그것이 복지의 시작이다.


하지만 내 자리 찾는 게 쉽지만은 않고,

많은 이들은 좌절한다.


내 자리인줄 알고 봤더니 나는 꿈도 못 꿀 자리였고,

꿈이라도 꿀 정도로 실컷 자봤으면 좋겠다는 것이

지금 청년들의 소망.


봄이 오니 꽃은 폈지만,

일자리 시장은 아직도 겨울이다.


신록이 꽃처럼 피어나는데,

일자리에 꽃은 언제면 피려나...


서울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일자리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특별한 분이 올해 2016년 일자리대장정에 함께 했다.





바로 '뜨거울 때 꽃이 핀다' 작품의 작가

이효열씨가 일자리대장정에 함께 참여했다.


연탄은 스스로를 뜨겁게 태워 나를 따뜻하게 해주는데,

나는 그 연탄의 열기를 받을 뿐 아무것도 한 게 없었지.


하얗게 타버린 연탄속에서 피어난 꽃,

이 작품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주는 중이다.

작가님은 '일자리=꽃자리' 캠페인으로

서울시내 곳곳에 작품을 설치하고 있었는데

아주 운이 좋게도

5월 17일에 혜화역 크러스티 카페 앞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취재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작업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누가 내 글 쓰는 것을 지켜본다면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거절할텐데...

이건 무슨 심보인지 모르겠다 ^^;




포스팅에 앞서, 완성된 작품을 먼저 올려본다.

'당신의 일자리에 꽃이 피는 그 날까지'라는 글에 울컥하게 된다.


일자리에 활짝 꽃이 피는 날,

그 날이 언젠간 오겠지.




곰인형도 낮잠을 잘 법한

나른한 햇살이 쏟아지던 오후에

이효열 작가의 작업은 시작되었다.


예술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는 것은 흥미로웠다.


아무 생각없이 작품을 보면

정말 대충만들었겠구나 싶겠지만,

사실 작품 하나가 나오기까지

작가는 많은 고민을 하고 많은 생각에 잠긴다.


글이든, 사진이든...

예술작품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격한 공감을 하며

모든 시선은 이효열 작가님에게로만 향한다.




아이스커피로 목을 축인 후

본격적으로 작업이 시작되었다.


먼저 중고로 사온 의자에 화분 역할을 할 천을 단단히 고정시켰다.


새 의자는 너무 인위적이고,

사람이 쓰던 의자가 오히려 작품과 맞아떨어질 것 같다라는 생각에

중고의자를 사게 되었다고 한다.


내 생각도 그렇다.

새 의자가 예쁘긴 하겠지만 딱 의자 느낌만 나니까...


사람 냄새 나는 의자가 좋기에~


의자는 의자로써의 임무를 완수하고,

새로이 화분으로 태어나고 있었다.






흙을 받칠 수 있는 천을 고정하고,

흙을 넣어 단단히 다져준다.





그리고 화분의 꽃을 조심스레 옮겨심는

작업을 시작한다.


꽃 이름은 '카랑코에'


붉은계열 갈색과 어울리는

 잔잔하게 곱디 고운

하얀 색의 카랑코에 꽃.


나중에 찾아보니

이 꽃의 꽃말은 인기, 인망, 평판이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꽃 하나가,

의자를 차지하고...





의자에는 점점 많은 꽃들이 자리하기 시작하며

의자는 꽃밭이 되어간다.





의자에 꽃이 피어났다.

의자 화분은 참으로 멋졌다.






꽃들을 어루만지는 작가님의 손길은 조심스러웠다. 




의자화분으로 자리를 옮긴 꽃들은

1주일 이상은 화사하게 피어있을 것 같다.


물도 주고 영양제도 주니

오래오래 이 자리에서 예쁘게 피어있길 바랄 뿐.

물론 작가님이 수시로 이곳을 들려서

꽃을 관리하시겠지만

그래도 이 의자에 꽃이 계속 피어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허름한 박스를 접고, 자르고...

작가님은 바빴다.


가만히 그의 손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글을 적기 시작한다.


짧지만 강렬한 글.




완성된 작품.

꽃밭이 된 의자 옆에

종이 박스 푯말이 앉아있다.


모두의 소망을 담은 글,

그 소망대로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의 자리였는지는 모른다.


누군가에게 쓸모가 없어져서

이곳에 온 의자는 꽃의 자리가 되었다.


꽃밭으로 새로이 태어난 의자를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이란 없다.

우리네 사람도 각자 일이 있을 것이다.


저 자리에 피어난 꽃처럼,

일자리도 꽃처럼 활짝 피어나길 바란다.


일자리를 찾는

모든 이들의 얼굴에도 꽃이 피길 바란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