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내 마음의 텍스트...
카롤라 슈테튼의 책을 읽다.
자유분방하고 거칠것 없는 무용수 이사도라 던컨과 러시아의 농촌 시인 세르게이 예세닌의 사랑.
그들의 사랑은 나이, 국경 모든 걸 초월했다.
빛나던 세르게이 예세닌은 알코올로 인해 타락하기 시작했다.
그런 그를 이사도라 던컨은 포용하러 했지만...
그들의 사랑은 파국으로 치닫고 만다.
세르게이 예세닌이 죽기 전 에를리히에게 피로 쓴 시.
잘 있게나 내 친구여.
소중한 자네를 내 가슴속에 간직하려네.
이별은 이미 정해진 것.
저승에서 만남을 약속하는 것.
나로 인해 슬퍼하지 말고, 잘 있게나.
악수나 조사따위는 아껴두게.
이승에서 죽음이란 새로운 것이 아니건만
삶 또한 새로운 것이 아니라네.
이승에서 죽음이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삶 또한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의 말을 가슴에 와 닿는다.
그의 17세 연상의 부인이었던 이사도라 던컨.
예세닌은 그녀를 1년간만 사랑했다고 말한다.
사람을 사랑하면서 어떻게 기간을 정할 수 있을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지만 그가 진실로 사랑했던 사람은 따로 있었기에...
이사도라는 그를 소유하려고만 했었다. 젊은 남편이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릴까봐 늘 노심초사했었고 어디든 같이 가려고만 했다.
어쩌면 그를 그렇게 구속했던 것이 예세닌에게는 고통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공주의 남편으로 사는 게 너무나 힘들었겠지.
이사도라에게는 삶을 살아가는 데 두가지 동기가 있었다. 하나는 사랑이었고 하나는 예술이었다.
하지만 사랑은 때때로 예술을 파괴했고 예술은 사랑에 비극적 종말을 가져다 주었다.
이 두가지는 어울리지 못하고 끊임없이 싸우고 있을 뿐이었다.
사랑은 자신을 위해 전부 요구하고 예술은 자신을 위해 전부를 요구하기 때문에.
문득 스탈린의 말이 떠오른다.
작가는 인간 정신의 엔지니어다.
후회도 눈물도 한탄도 없다.
만사가 사과꽃 안개처럼 사라진다.
이제 내 인생은 황금빛으로 시들어가고
내 청춘은 다 써버렸구나.
예세닌은 이런 시를 남겼지만 그의 인생은 황금빛으로 시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