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전라도

걷다보면 시간여행자가 된 것 같은 기분, 철길마을

꼬양 2012. 8. 6. 06:00

[군산여행]

드라마세트장 같기도 하고...

사람이 살지 않는 것 같기도 하고...

묘하다, 묘해.

 

묘한 분위기의 이곳은 군산경암동의 철길마을입니다.

 

판자집이 줄지어 늘어서있고 그 사이로 철길이 가지런히 놓여있습니다.

지금은 다니지 않지만 기차라도 다녀간다하면

기차의 소리에, 진동에 잠을 자던 아이도 깨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기차는 다니지 않고, 철길마을에는 출사를 나온 사람들로 가득차네요.

무더운 여름날 경암동 철길마을의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아침 10시의 기온은 31도. 벌써부터 이러면 낮엔 어쩔까 싶었는데,

정말 나오자마자 땀이 비오듯...

그래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카메라는 분주히 움직이더군요.

 

 

 

경암동 철길마을.

아파트 뒤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길이 펼쳐져있습니다.

높다란 아파트와 대형마트가 있는 이곳에는 판자촌이 있죠.

원래 이곳은 바다였답니다.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바다를 매립해 공장을 지었고, 광복후에는 정부가 관리했는데

거의 버려지다시피해서 가난한 사람들이 한두명 모여들었죠.

1940년경에는 신문용지제조업체 공장과 군산역을 잇는 철길이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업체이름은 "페이퍼코리아"였는데, 그 업체 이름을 따서 철길이름도 "페이퍼코리아선"이었다네요.

물론, 지금은 이 철도가 운행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기차는 다니지 않고 사람들만 찾을 뿐이지요.

 

쉽게 접하지 못하는 풍경과 분위기에 매료되어

많은 사람들이 좋은 카메라를 들고 찾는 곳이 되었죠.

전, 좋은 카메라는 들고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철길마을 모습의 풍경을 담아봤습니다. 

 

 

 

 

 

철길마을은 여느 마을과 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검은색으로 뭔가 덮어놨는데,

지금은 고추를 말리는 중입니다.

 

 

 

 

걷다가 발견한 밤송이.

가을이 조금씩 오긴하는 걸까요.

아직 여물지도 못한 것 같은데, 밤송이도 더위를 먹었는지 이리 쉽게 떨어지네요.

 

 

 

 

빨래와 장독대.

거주하는 주민들이 있는데, 혹시라도 폐가 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더군요.

 

 

 

 

 

 

 

 

 

 

철길옆으로는 채송화도 곱게 피어났습니다.

만약 기차가 다녔다면 이 꽃들도 피지 못했겠죠.

 

 

초록색 문이 독특합니다.

깔판도 깔아놓고, 집주인의 센스가 돋보이더라구요.

 

 

곳곳에 하트와 그림도 그려져있어요.

철길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그린건지, 주민들이 그린건지 알 수는 없으나

묘한 분위기를 더욱 묘하게 만들어주는 것들이죠.

 

 

 

 

왼쪽은 정말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오른쪽은 창고로 쓰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오른쪽은 뭐랄까.. 사람이 살기에는 좀 열악한 느낌이었습니다.

 

시간여행자가 되어 마치 70~80년대로 돌아온 듯한 느낌도 들고,

이래저래 기분이 묘해지더라구요.

 

비록 열악해보일지언정 이곳은 누군가에게는 쉼터이며, 보금자리겠죠.

집앞에 정성스레 가꾼 흔적으로 피어난 예쁜 꽃들과 싱싱한 고추와 상추 등등을 보면 깨닫게 됩니다.

판자집과 철길 사이의 묘한 분위기를 아름답게 해주는 꽃과

일광욕하며 뽀송뽀송 말라가는 빨래까지,

철길마을의 한 여름 낮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갑니다.

 

 

 

 

 

 

 

 

 

비록 짧은 거리지만, 걷다보면 시간여행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이 길.

기차는 다니지 않아도, 철길은 이 길 가운데 놓여있습니다.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방문했을때 세월의 두께가 쌓인다면, 이 곳도 변할까요?

이 주변은 변해도 이곳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갑자기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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