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탐구생활/전라도

겨울에도 푸르른 그곳, 보성의 율포해수욕장과 녹차밭

꼬양 2011. 1. 17. 07:30

[전남 여행] 어느덧 신묘년 새해가 시작한 지 보름이 지났습니다. 이때 가장 무서운 네 글자의 단어는 작심삼일. 보름이 훌쩍 지났으니, 계획은 사라지고 흔적도 없을 때이기도 합니다. 한 해를 시작했던 마음가짐은 그대로 지금 있는지 한번 살펴봐야 할 때라는 거죠.

 

언제나 푸른 소나무처럼, 녹차나무처럼. 사람의 마음도, 태도도 항상 변치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항상 그대로, 변치 않는 모습. 그 모습을 떠오르게 하는 것은 아무래도 산과 들의 초록색, 바다와 하늘의 푸른색이 아닌가 싶은데요.

보성에서 변치 않는 푸르름을 갖고 있는 두 곳을 알려드릴까 합니다.

 

보성의 녹차밭

 

 

해가 어스름 떠오른 율포해수욕장

 

1930년대 남해안에서 가장 먼저 개발된 율포해수욕장. 맑은 물, 푸른 숲, 은빛 모래사장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해는 어느덧 떠올라 붉게 바다를 비춥니다. 바다는 고요하고, 태양은 한없이 빨갛기만 하네요.

 

 

율포해수욕장에서는 푸른 소나무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율포해수욕장이 있는 동율리는 고려 말 여러 성씨가 이주하여 마을이 형성되었습니다. 현재 해송림이 있지만, 당시에는 황무지였던 이곳을 해주 오씨 표은이 소나무를 심어 울창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시 장흥읍에 살던 일본인 송정봉차가 매수하여 해수욕장으로 개발했습니다. 그 이후 전라도내에 유일한 백사청송으로 유명하게 되었고, 여름철에는 관광객들의 휴식공간으로, 지역주민들의 보안림, 방풍림 역할까지 하는 중요한 숲이 되었습니다.

 

 

율포해수욕장의 아침은 고요합니다. 더구나 겨울이라서 사람 하나 없습니다. 적막하다는 표현이 옳겠죠?

 

 

 

아직 방파제의 가로등은 켜 있고, 바다 위에는 배들만 떠 있구요.

 

 

 

어느 바다를 가듯, 갈매기도 만날 수 있죠. 여름이면 이 해수욕장은 사람들로 바글바글 합니다. 한 여름에 사람 없는 해수욕장은 없겠지만, 이 율포해수욕장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죠.

바다가 무서워서, 좀 겁이 난다면 해수욕장을 바라보면서 풀장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파도가 약간만 높아도, 어지럽다거나 공포를 느끼는 이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이죠.

현재는 겨울이라서 이 풀장도 굳게 문이 닫혀있지만, 여름이 되면 아이들의 웃는 소리로 가득할 것입니다. 어린이풀과 성인풀, 드래곤 슬라이드 등 놀이시설도 갖춰있기에 내년 여름에 남해쪽으로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이 율포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좋습니다.

 

 

 

이곳 동율리의 특이한 점은… 가로수도 소나무라는 점이죠. 곳곳에 초록이라 너무나도 인상깊습니다. 바닷물도 푸르고, 나무도 푸르고.

 

녹차밭 입구

 

또다른 초록을 찾아 간 곳은 보성의 녹차 밭, 대한다원입니다. 많은 분들이 찾는 곳이며,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연간 강수량이 1,500mm 이상이고 통기성과 투수성이 좋은 토양, 일교차가 크고 서늘한 조건, 습도가 높은 곳에서 양질의 차가 생산된다고 하죠.

1939년, 마찬가지로 일제시대때죠. 차에 대한 학술조사와 실지조사를 통해 보성이 차 생산지의 적격지로 판단되어 전남 보성군 봉산리 산기슭에 시험 식재되었지만 1945년 광복과 1950년 한국전쟁의 과정에서 차나무는 모두 소실되었습니다.


 

 

지리적으로 볼 때 보성은 한반도 끝자락에 위치해 있어 바다와 가깝고, 기온이 온화하면서 습도와 온도가 차 재배에 아주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대한다업이 이곳에 차재배를 시작한 것은 1957년부터였는데요. 폐허로 남아있던 시험재배 차 밭과 일대 임야 등에 대단위 차 밭을 일구고 삼나무, 편백나무 등의 관상수와 방풍림을 식재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보성다원은 현재 170만평의 녹차 밭이 되었고, 580여만 그루의 차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내륙에서 가장 큰 규모이고, 차의 품격도 제일을 자랑하고자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차나무 위로 솟은 나무들

 
이 대한다원에서는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기도 했습니다. 영화 “선물”, “목포는 항구다”, 사랑따윈 필요없어”, 드라마 “여름향기”, “하노이 신부”를 비롯해서 통신사 CF도 이곳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대한다원의 산책로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대한다원의 산책로를 걸어봅니다. 이 길을 걷다보면 어느덧 전망대에 다다르게 됩니다.

그리고 대한다원을 비롯해서 녹차밭을 관람할 때 지켜야 할 에티켓은 아시겠죠? 음식물은 반입금지, 쓰레기 무단투기도 금지, 야생초도 함부로 뽑지 말구요, 음주 가무도 물론 하지 말아야겠죠. 그리고 애완견은 데리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또한 절대금연이란 거.

 

 

전망대에서 바라본 녹차밭 전경

 

초록의 융단을 산 위에 펼쳐놓은 듯한 녹차밭입니다. 산 모양 그대로, 나무들이 펼쳐있고, 눈부시게 푸르다는 표현, 이때 쓰면 참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햇빛이 따스하게 비추는 날 이곳을 찾으면 녹차밭은 따뜻한 느낌으로, 하얀 눈이 소복히 내리는 날 찾으면 순수한 분위기를 띨 것입니다.

전망대는 가파른 길을 올라온 관람객의 지친 걸음을 쉴 수 있는 쉼터이자 차 밭의 가장 아름다운 곳을 조망할 수 있는 장소라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온통 초록입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소금기 가득한 바람을 막아 주는 삼나무 군락도 초록이고, 둥글둥글한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어진 차나무도 온전한 초록으로 지금 계절이 겨울이라는 사실도 잊게 되죠.

 

 

 

추운 겨울날 솔향 가득한 초록의 바다로 걸어보는 것도, 싱그러운 녹차밭 길을 걷는 것은 참으로 상쾌한 느낌입니다.
계절이 어떠하든, 시대가 어떠하든 녹차밭이나 해송림이나, 바다는 푸르기에 이들을 보며 깨달음도 얻습니다.

계절은 겨울이지만, 마음만큼은 봄날의 따스함과 초록이길 바랍니다.

 

 

 


<율포해수욕장>
전남 보성군 회천면 동율리
+교통편
- 버스 : 보성터미널 하차 후 율포행 군내버스 승차
- 기차 : 서울-무궁화호 1호, 광주-무궁화호 8회, 순천-무궁화호 7회
- 승용차 : 보성읍에서 회천방면 18번 국도를 따라 녹차밭을 지나 13㎞를 진행하면 율포해수욕장, 해수풀장, 해수•녹차 휴게센터가 위치.

 

<대한다업 보성다원>
보성군 보성읍 봉산리 1291
전화번호 : (061) 853-2595, (야간) 853-5558
+교통편
- 보성읍에서 회천방면으로 8km (10분 소요)
- 보성공용터미널에서 직행 및 완행버스 운행 중
성인,일반 : 2,000원
국가유공자 및 장애인 : 1,000원
초,중고 학생 : 1,000원/단체도 동일
미취학어린이나 보성군민 : 무료